14.
孟子曰, "民爲貴, 社稷次之, 君爲輕. 是故得乎丘民而爲天子, 得乎天子爲諸侯, 得乎諸侯爲大夫. 諸侯危社稷, 則變置. 犧牲旣成, 粢盛旣絜, 祭祀以時, 然而旱乾水溢, 則變置社稷."
맹자왈, "민위귀, 사직차지, 군위경. 시고득호구민이위천자, 득호천자위제후, 득호제후위대부. 제후위사직, 즉변치. 희생기성, 자성기결, 제사이시, 연이한간수일, 즉변치사직."
맹자의 말이다. "백성이 가장 귀하고, 사직이 다음이며, 임금은 가벼운 존재이다. 그러므로 백성들의 마음을 얻으면 천자가 되고, 천자의 마음을 얻으면 제후가 되고, 제후의 마음을 얻으면 대부가 된다. 제후가 사직을 위태롭게 하면 그 제후는 바꾼다. 제사에 쓸 짐승과 정갈한 음식을 준비해서 때 맞춰 제사를 지내는데도 가뭄이나 홍수가 들면 사직을 바꾼다."
* 사직(社稷): 사(社)는 흙을 관장하는 귀신이고, 직(稷)은 곡식을 관장하는 귀신이니, 나라를 세우면 단을 높이고 제사를 지낸다. 사직에 제사를 지내도 자연재해를 막지 못하면 그 단을 헐고 다시 쌓는다.
15.
孟子曰, "聖人, 百世之師也, 伯夷柳下惠是也. 故聞伯夷之風者, 頑夫廉, 懦夫有立志, 聞柳下惠之風者, 薄夫敦, 鄙夫寬. 奮乎百世之上, 百世之下, 聞者莫不與起也. 非聖人而能若是乎? 而況於親炙之者乎?"
맹자왈, "성인, 백세지사야, 백이유하혜시야. 고문백이지풍자, 완부렴, 나부유립지, 문유하혜지풍자, 박부돈, 비부관. 분호백세지상, 백세지하, 문자막불여기야, 비성인이능약시호? 이황어친자지자호?"
맹자의 말이다. "성인은 100세의 스승이다. 백이와 유하혜가 그렇다. 그러므로 백이의 기풍에 대해 들으면 탐욕스런 사람도 청렴해지고, 나약한 사람도 뜻을 세우게 된다. 유하혜의 기풍에 대해 들으면 야박한 사란도 성품이 두터워지고, 비루한 사람도 너그럽게 된다. 100세나 전에 있었던 일을 100세 후에 들어도 감동하지 않을 수 없으니 성인 아니면 어찌 이와 같을 수 있겠는가? 하믈며 가까이에서 본 사람은 어떻겠는가?"
16.
孟子曰, "仁也者, 人也. 合而言之, 道也."
맹자왈, "인야자, 인야. 합이언지, 도야."
맹자의 말이다. "인이라는 것은 사람이 행하는 것이니 합하여 말하면 도이다."
17.
孟子曰, "孔子之去魯, 曰, '遲遲吾行也', 去父母國之道也. 去齊, 接淅而行去他國之道也."
맹자왈, "공자지거노, 왈, '지지오행야, 거부모국지도야.' 거제, 접석이행거아국지도야."
맹자의 말이다. "공자가 노나라를 떠날 때에는 '내 발걸음이 무겁구나.'라고 했으니, 이것이 곧 자기 나라를 떠나는 도리라고 할 것이다. 공자가 제나라를 떠나면서는 밥을 지으려고 일어 놓은 쌀을 다시 거두어 챙겨갈 정도로 서둘렀으니, 이것이 다른 나라를 떠나는 도리이다."
18.
孟子曰, "孔子之戹於陳蔡之間, 無上下之交也."
맹자왈, "공자지액어진채지간, 무상하지교야."
맹자의 말이다. "공자가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서 어려움을 당한 것은 그 나라의 임금이나 신하들과 교제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19.
貉稽曰, "稽大不理於口." 孟子曰, "無傷也. 士增玆多口. 詩云, '憂心悄悄, 慍于羣小.' 孔子也. '肆不殄厥慍, 亦不隕厥問.' 文王也."
맥계왈, "계대불리어구." 맹자왈, "무상야. 사증자다구. 시운, '우심초초, 우심군소.' 공자야. 사불진궐온, 역불운궐문.' 문왕야."
맥계가 말했다. "제가 다른 사람들의 비방을 받고 있습니다." 맹자가 말했다. "상심할 것 없습니다. 선비는 원래 구설이 많습니다. <시경>에 이르기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속이 좋지 않다. 소인들의 노여움을 받고 있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바로 공자의 이야기 입니다. 또 '그들의 노여움을 없애지는 못했어도 그 명성을 떨어뜨리지는 않았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바로 문왕의 이야기입니다."
* 맥계(貉稽): 훌륭한 관리였으나 여러 사람의 비방을 받았다.
20.
孟子曰, "賢者以其昭昭使人昭昭, 今以其昏昏使人昭昭."
맹자왈, "현자이기소소사인소소, 금이기혼혼사인소소."
맹자의 말이다. "현명한 사람은 자신의 밝음으로 다른 사람들을 밝게 하는데, 지금은 자신의 어두움으로 다른 사람을 밝힌다고 한다."
21.
孟子謂高子曰, "山徑之蹊, 間介然用之而成路, 爲間不用, 則茅塞之矣. 今茅塞子之心矣."
맹자위고자왈, "산경지혜, 간개연용지이성로, 위간불용, 즉모색지의. 금모색자지심의."
맹자의 말이다. "산에 있는 오솔길은 사람들이 조금만 다녀도 큰 길이 되지만, 사람들이 다니지 않으면 잡풀이 자라 길이 없어진다. 지금 그대의 마음도 잡풀이 자라 막고 있다."
22.
高子曰, "禹之聲尙文王之聲." 孟子曰, "何以言之?" 曰, "以追蠡." 曰, "是奚足哉? 城門之軌, 兩馬之力與."
고자왈, "우지성상문왕지성." 맹자왈, "하이언지?" 왈, "이퇴려." 왈, "시해족재? 성문지궤, 양마지력여."
고자가 말했다. "우임금 시절의 음악이 문왕 시절의 음악보다 수준이 더 높았습니다." 맹자가 물었다. "무엇을 가지고 그렇게 말하느냐?" 고자가 대답했다. "종의 꼭지가 더 많이 닳은 것을 보면 그렇습니다." 맹자가 말했다. "그것이 어찌 맞느냐? 성문 아래로 난 바퀴자국이 겨우 말 2마리의 힘으로 그렇게 된 것이냐?"
23.
齊饑. 陳臻曰, "國人皆以夫子將復爲發棠, 殆不可復." 孟子曰, "是爲馮婦也. 晉人有馮婦者, 善搏虎, 卒爲善士. 則之野, 有衆逐虎. 虎負嵎, 莫之敢攖. 望見馮婦, 趨而迎之. 馮婦攘臂下車. 衆皆悅之, 其爲士者笑之."
제기. 진진왈, "국인개이부자장부위발당, 태불가부." 맹자왈, "시위풍부야. 진인유풍부자, 선박호, 졸위선사. 즉지야, 유중축호. 호부우, 막지감영. 망견풍부, 추이영지. 풍부양비하거. 중개열지, 기위사자소지."
제나라에 기근이 들자, 진진이 말했다. "모든 나라 사람들이 선생께서 왕에게 전에 당의 창고를 열게 한 것처럼 다시 그렇게 해 주기를 원하지만, 가능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맹자가 말했다. "그건 풍부가 한 일을 하는 것이다. 진나라에 풍부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호랑이를 잘 잡던 그가 그 일을 그만두고 선비가 되었다. 어느날 들판에 나갔는데, 사람들이 호랑이를 쫒고 있었다. 그런데 호랑이가 산모퉁이를 등지고 있어서 사람들이 감히 달려들지 못하다가 멀리서 오고 있는 풍부를 보고 달려가 그를 환영했다. 풍부가 팔을 걷어 붙이고 수레에서 내리자 사람들이 모두 기뻐했지만 정작 풍부는 사람들을 비웃었다."
* 진진(陳臻): 맹자의 제자이다.
** 당(棠): 제(齊)나라의 지명이다.
24.
孟子曰, "口之於味也, 目之於色也, 耳之於聲也, 鼻之於臭也, 四肢於安佚也, 性也, 有命焉, 君子不謂性也. 仁之於父子也, 義之於君臣也, 禮之於賓主也, 智之於賢者也, 聖人之於天道也, 命也, 有性焉, 君子不謂命也."
맹자왈, "구지어미야, 목지어색야, 이지어성야, 비지어취야, 사지어안일야, 성야, 유명언, 군자불위성야. 인지어부자야, 의지어군신야, 예지어빈주야, 지지어현자야, 성인지어천도야, 명야, 유성언, 군자불위명야."
맹자의 말이다. "눈은 좋은 맛을, 눈은 아름다운 색을, 귀는 좋은 소리를, 코는 향기로운 냄새를, 몸은 안락함을 바라는 것이 본성이다. 그런데 이는 명에 달려 있으므로, 군자는 이를 가리켜 본성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부자간에 인이 존재하고, 군신간에 의가 지켜지고, 주인과 손님간에 예가 유지되고, 현명한 사람에게 의가 있고, 성인이 하늘의 도를 실천하는 것이 명이다. 그런데 이는 본성에 달려 있으므로 군자는 이를 가리켜 명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25.
浩生不害問曰, "樂正子何人也?" 孟子曰, "善人也, 信人也." "何謂善? 何謂信?" 曰, "可欲之謂善, 有諸己之謂信, 充實之謂美, 充實而有光輝之謂大, 大而化之之謂聖, 聖而不可知之之謂神. 樂正子, 二之中, 四之下也."
호생불해문왈, "악정자하인야?" 맹자왈, "선인야, 신인야." "하위선? 하위신?" 왈, "가용지위선, 유저기지위신, 충실지위미, 충실이유광휘지위대, 대이화지지위성, 성이불가지지지위신. 악정자, 이지중, 사지하야."
호생불해가 물었다. "악정자는 어떤 사람입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선하고 신한 사람입니다." 이에 호생불해가 다시 물었다. "무엇을 선하다고 하며, 무엇을 믿을 수 있다고 합니까?" 맹자가 다시 대답했다. "사람들이 하려고 할 만한 것을 행하면 '선인'이라고 하고, 그러한 선을 실제로 자기가 가지고 있으면 '신인'이라고 하고, 선을 힘써 실천해서 몸에 가득 채워지면 '미인'이라고 하고, 선이 몸에 가득 채워져서 밖으로 광채가 나면 '대인'이라고 하고, 대인이 변화해서 더 나아가면 '성인'이라고 하고, 성인이 지극한 경지에 올라 도저히 알 수 없을 정도가 되면 '신인'이라고 합니다. 악정자는 앞의 선인과 신인에 해당되고 아래 네 가지 단계에는 이르지 못합니다."
* 호생불해(浩生不害): 제(齊)나라 사람이다.
26.
孟子曰, "逃墨必歸於楊, 逃楊必歸於儒. 歸, 斯受之而已矣. 今之與楊, 墨辯者, 如追放豚, 旣入其苙, 又從而招之."
맹자왈, "도묵필귀어양, 도양필귀어유. 귀, 사수지이이의. 금지여양, 묵변자, 여추방동, 기입기립, 우종이초지."
맹자의 말이다. "묵적을 떠나면 반드시 양주에게 돌아가고, 양주를 떠나면 반드시 유가로 돌아온다. 돌아오면 받아준다. 그런데 지금 양주와 묵적을 추종하고 변호하는 사람들은 마치 우리를 나간 돼지를 쫓듯하며, 이미 우리에 다시 들어갔는데도 또 따라가서 발을 묶는다."
* 묵적(墨翟): 전국시대의 사상가로 겸애(兼愛)와 비공(非攻)을 주장했다.
** 양주(楊朱): 전국시대의 도가(道家) 철학자로, 철저한 개이주의와 쾌락주의를 내세웠다.
27.
孟子曰, "有布縷之征, 粟米之征, 力役之征. 君子用其一, 緩其二. 用其二而民有殍, 用其三而父子離."
맹자왈, "유포루지정, 속미지정, 역력지정. 군자용기일, 완기이. 용기이이민유표, 용기삼이부자리."
맹자의 말이다. "직물과 실로 받는 세금, 곡식으로 받는 세금, 노역으로 받는 세금이 있다. 군자는 그 중 한 가지만 받고 나머지 두 가지는 완화한다. 두 가지를 모두 적용하면 백성들이 굶주려 죽고, 세 가지를 모두 적용하면 부모와 자식이 함께 살지 못하고 흩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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