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향기/맹자

13. 진심 상(盡心·上) 31-40

어산(於山) 2018. 12. 7. 15:06


31.

公孫丑曰, "伊尹曰, '予不狎于不順, 放太甲于桐, 民大悅. 太甲賢, 又反之, 民大悅.' 賢者之爲臣也, 其君不賢則固可放與?" 孟子曰, "有伊尹之志則可, 無伊尹之志則簒也."

공손추왈, "이윤왈, '여불압우불순, 방태감우동, 민대열. 태갑왈, 우반지, 민대열.' 현자지위신야, 기신불현즉고가방여?" 맹자왈, "유이윤지지즉가, 무이윤지지즉찬야."

공손추가 물었다. "이윤이 '나는 도리에 거슬리는 것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태갑을 동 땅으로 추방하자 백성들이 크게 기뻐하고, 태갑이 현량하게 되자 다시 불러들였더니 백성들이 크게 기뻐했다.'고 말했습니다. 현인이 신하로 있으면서 그 임금이 현량하지 않다고 해서 정말로 추방해도 됩니까?" 맹자의 말이다. "이윤과 같이 사리사욕이 아닌 좋은 뜻을 가진 경우라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다면 찬탈이다."


32.

公孫丑曰, "詩曰, '不素餐兮'. 君子之不耕而食, 何也?" 孟子曰, "君子居是國也, 其君用之, 則安富尊榮, 其子弟從之, 則孝弟忠信. '不素簒兮', 孰大於是?"

공손추왈, "시왈, '불소찬혜'. 군자지불경이식, 하야?" 맹자왈, "군자거시국야, 기군용지, 즉안부존영, 기자제종지, 즉효제충신. '불소찬혜', 숙대어시?"

공손추가 물었다. "<시경>에 이르기를, '공을 새우지 않으면 녹을 받지 않는다.'고 했는데, 군자가 농사를 짓지 않고 먹으니 어찌된 일입니까?" 맹자의 말이다. "임금이 한 나라에 살고 있는 군자를 등용하면 편안하고 부유해지며 존귀하고 명예롭게 되고, 자식과 동생들이 따라서 효도하고 공경하며 충성스럽고 신의가 있게된다. '공을 새우지 않으면 녹을 받지 않는다.'면 무엇이 이보다 더 큰 공이겠느냐?"    

* <시경> 위국풍(魏國風) 벌단편(伐檀篇)에 나온다.


33.

王子墊問曰, "士何事?" 孟子曰, "尙志." 曰, "何謂尙志?" 曰, "仁義而已矣. 殺一無罪非仁也, 非其有而取之非義也. 居惡在? 仁是也, 路惡在? 義是也. 居仁由義, 大人之事備矣."

왕자점문왈, "사하사?" 맹자왈, "상지." 왈, "하우상지?" 왈, "인의이이의. 살일무죄비인야, 비기유이취지비의야. 거오재? 인시야, 로오재? 의시야. 거인유의, 대인지사비의."

왕자 점이 물었다. "선비라면 무슨 일을 해야 합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뜻을 높게 가져야 합니다." 왕자가 다시 물었다. "뜻을 높게 가져야 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맹자가 말했다. "인과 의를 지향하는 것입니다. 한 사람이라도 죄없는 사람을 죽이는 것은 인이 아니고, 자기 것이 아닌데 취하는 것은 의가 아닙니다. 선비라면 어디에 거처해야 하겠습니까? 인이 그곳입니다. 선비라면 어느 길을 가야 하겠습니까? 의가 그것입니다. 인에 살고 의를 따르면 대인으로서 준비가 끝난 것입니다."    

* 점(墊)" 제(齊)나라 왕자이다.


34.

孟子曰, "仲子, 不義與之齊國而弗受, 人皆信之, 是舍簞食豆羹之義也. 人莫大焉亡親戚君臣上下. 以其小者信其大者. 奚可哉?"

맹자왈, "중자, 불의여지제국이불수, 인개신지, 시사단사두갱지의야. 인막대언망친척군신상하. 이기소자신기대자. 해가재?"

맹자의 말이다. "중자는 의리에 어긋나는 일이라면 제나라를 주어도 받지 않을 것으로 사람들은 믿고 있지만, 이는 배고픈 사람에게 변변치 않은 음식을 주는 일과 같은 작은 의리에 불과하다. 사람에게는 친척, 임금과 신하, 윗사람과 아랫사람 사이의 의리를 잃어버리는 것보다 더 큰 불의가 없는데, 그런 작은 일로 미루어 큰 일도 그러리라고 믿는 것이 어찌 옳겠는가?"   

* 중자(仲子): 제(齊)나라 출신의 사상가인 진정(陳定)을 말하며, 청렴하기로 유명했다. 


35.

桃應問曰, "舜爲天子, 皐陶爲士, 瞽瞍殺人, 則如之何?" 孟子曰, "執之而已矣." "然則舜不禁與?" 曰, "夫舜惡得而禁之? 夫有所受之也." "然則舜如之何?" 曰, "舜視棄天下猶棄敝蹝也. 竊負而逃, 遵海濱而處, 終身訢然, 樂而忘天下."

도응문왈, "순위천자, 교요위사, 고수살인, 즉여지하?" 맹자왈, "집지이이의." "연즉순불금여?" 왈, "부순오득이금지? 부유소수지야." "연즉순여지하?" 왈, "순시기천하유기폐사야. 절부이도, 준해빈이처, 종신소연, 낙이망천하."

도응이 물었다. "순임금이 천자, 고요가 사사일 때 고수가 사람을 죽였다면 어찌 되었을까요?" 맹자가 대답했다. "법대로 집행했을 것이다." 도응이 다시 "그러면 순임금은 못하게 하지 않았겠습니까?"라고 묻자, 맹자가 대답했다. "순이 어떻게 못하게 할 수 있었겠는가? 무릇 전임자로부터 물려 받은 법이 있다."  "그러면 순임금은 어떻게 했겠습니까? 맹자가 말했다. "순임금은 제위를 버리기를 헌 짚신 버리듯이 생각해서 어버지를 몰래 업고 달아나 바닷가를 따라 살면서 죽을 때까지 흔연히 즐거워하며 세상을 잊었을 것이다." 

* 도응(桃應): 맹자의 제자이다.

** 고요(皐陶): 순임금의 신하이다.

*** 사사(士師): 당시의 재판관을 말하는 관직명이다.

**** 고수(瞽瞍): 순임금의 아버지로 간악해서 아들인 순을 죽이려고 했다.


36.

孟子自范之齊, 望見齊王之子, 喟然嘆曰, "居移氣, 養移體, 大哉居乎! 夫非盡人之子與?" 孟子曰, "王子宮室, 車馬, 衣服多與人同, 而王子若彼者, 其居使之然也, 況居天下之廣居者乎? 魯君之宋, 呼於垤澤之門. 守者曰, '此非吾君也, 何其聲之似我君也?' 此無他, 居相似也."

맹자자범지제, 망견제왕지자, 위연탄왈, "거이기, 양이체, 대재거호! 부비진인지자여?" 맹자왈, "왕자궁실, 거마, 의복다여인동, 이왕자약피자, 기거사지연야, 황거천하지광거자호? 노군지송, 호어질택지문, 수자왈, '차비오군야, 하기성지사아군야?' 차무타, 거상사야."

맹자가 범읍에서 제나라의 수도로 갈 때 제나라 왕자를 멀리서 보고 감탄해서 말했다. "사람의 환경이 달라지면 기품이 변하고, 먹는 것이 달라지면 몸이 변한다. 그러니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가! 누구나 다같은 사람의 자식이 아니겠는가?" 맹자의 말이다. "왕자의 집, 수레와 말, 옷은 대부분 다른 사람들과 같은데도 왕자가 저와 같은 것은 그 환경이 그렇게 만든 것이니, 하물며 하늘 아래 제일 넓은 곳에 있다면 어떠하겠는가? 노나라 임금이 송나라에 가서 질택의 성문을 열라고 소리치니, 문지기가 말하기를, '이 분은 우리나라 임금이 아닌데도 어찌 우리나라 임금과 목소리가 닮았을까?'라고 했다. 이는 다름이 아니고 환경이 서로 비슷하기 때문이다."  

* 범(范): 제(齊)나라의 지명이다.

** 질택(垤澤): 송(宋)나라의 지명이다.


37.

孟子曰, "食而弗愛, 豕交之也, 愛而不敬, 獸畜之也. 恭敬者, 幣之未將者也. 恭敬而無實, 君子不可虛拘."

맹자왈, "사이불애, 시교지야, 애이불경, 수축지야. 공경자, 폐지미장자야. 공경이무실, 군자불가허구."

맹자의 말이다. "먹이고 사랑하지 않으면 돼지의 사귐이고, 사랑하되 존경하지 않으면 짐승으로 키우는 것이다. 공경하는 마음은 아직 예물을 전하지 않았을 때부터 있었으니, 공경하되 진실성이 없으면 군자는 허례에 구애되지 말아야 한다."   


38.

孟子曰, "形色, 天性也, 惟聖人然後可以踐形."

맹자왈, "형색, 천성야, 유성인연후가이천형."

맹자의 말이다. "생김새와 낯빛은 타고난 본성이니, 오직 성인이 된 후에야 자기 스스로의 모습을 실천할 수 있다."


39.

齊宣王欲短喪. 公孫丑曰, "爲朞之喪, 猶愈於己乎?" 孟子曰, "是猶或紾其兄之臂, 子謂之姑徐徐云爾, 亦敎之孝弟而已矣." 王子有其母死者, 其傅爲之請數月之喪. 公孫丑曰, "若此者何如也?" 曰, "是欲終之而不可得也. 雖加一日愈於已, 謂夫莫之禁而弗爲者也."

제선왕욕단상. 공손추왈, "위기지상, 유유어이호?" 맹자왈, "시유역진기형지비, 자위지고서서운이, 역교지효제이이의." 왕자유기모사자, 기부위지청수월지상. 공손추왈, "약차자하여야?" 왈, "시욕종지이불가득야. 수가일일유어이, 위부막지금이불위자야."

제나라 선왕이 3년상의 기간을 단축하려고 했다. 공손추가 물었다. "1년상이라도 지내는 것이 그만 두는 것보다는 낫지 않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그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자기 형의 팔을 비트는데, 네가 좀 천천히 하라고 하는 것과 같다. 또한 그에게 효도와 공경의 도리를 가르칠 따름이다." 왕자 중에 그 어머니가 죽은 이가 있어, 그 스승이 다만 몇 달이라도 상복을 입도록 청하자, 공손추가 물었다. "이와 같은 경우는 어떻습니까?" 이에 맹자가 대답했다. "그 경우는 3년상을 하려고 해도 어쩔 수 없을 때라면, 비록 겨우 하루 더 지내는 것이라도 안하는 것보다는 좋다. 그것은 금하지 않는데도 행하지 않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40.

孟子曰, "君子之所以敎者五, 有如時雨化之者, 有成德者, 有達財者, 有答問者, 有私淑艾者. 此五者, 君子之所以敎也."

맹자왈, "군자지소이교자오, 유여시우화지자, 유성덕자, 유달재자, 유답문자, 유사숙애자. 차오자, 군자지소이교야."

맹자의 말이다. "군자의 가르침에는 다섯 가지가 있다. 제 때 내리는 비가 초목을 자라게 하는 것처럼 사람들을 교화시키는 것, 덕을 기르는 것, 재능을 발달시키는 것, 질문에 답하는 것, 혼자 마음속으로 선한 본성을 다스리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가 군자가 가르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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