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향기/맹자

14. 진심 하(盡心·下) 1-13

어산(於山) 2018. 12. 11. 10:45

 

1.

孟子曰, "不仁哉梁惠王也! 仁者以其所愛及其所不愛, 不仁者以其所不愛及其所愛." 公孫丑問曰, "何謂也?" "梁惠王以土地之故, 糜爛其民而戰之, 大敗, 將復之, 恐不能勝, 故驅其所愛子弟以殉之, 是之謂以其所不愛及其所愛也."

맹자왈, "불인재량혜왕야! 인자이기소애급기소불애, 불인자이기소불애급기소애." 공손추문왈, "하위야?" "양혜왕이토지지고, 미란기민이전지, 대패, 장부지, 공불능승, 고구이소애자제이순지, 시지위이기소불애급기소애야."

맹자가 말했다. "양나라 혜왕은 인하지 않구나! 인한 사람은 자신이 사랑하는 것으로 자신이 사랑하지 않은 것에 영향이 미치게 하고, 인하지 못한 사람은 자신이 사랑하지 않는 것으로 자신이 사랑하는 것에 영향이 미치게 한다." 공손추가 말했다. "무슨 말입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혜왕은 영토 때문에 백성들을 전쟁에 내몰아 죽이고 크게 패했다. 장차 다시 전쟁을 일으키려 하면서 이기지 못할까 두려워 사랑하는 아들과 동생까지 내보내 전사했다. 이와 같은 일을 가리켜 자신이 사랑하지 않는 것으로 자신이 사랑하는 것에 영향이 미치게 한다고 한다."  


2.

孟子曰, "春秋無義戰. 彼善於此, 則有之矣. 征者, 上伐下也, 敵國不相征也."

맹자왈, "춘추무의전. 피선어차, 즉유지의. 정자. 상벌하야. 적국불상정야."

맹자의 말이다. "<춘추>를 읽어 보면 의로운 전쟁은 없더라. 이 전쟁보다 저 전쟁이 낫다는 정도는 있다. 정복이란 위가 아래를 치는 것이니, 대등한 나라끼리 서로 쳐서는 않된다."


3.

孟子曰, "盡信書, 則不如無書. 吾於武成, 取二三策而已矣. 仁人無敵於天下, 以至仁伐至不仁, 而何其血之流杵也?"

맹자왈, "진신서, 븍불여무서. 오어무성, 취이삼책이이의. 인인무적어천하, 이지인벌지불인, 이하기혈지류저야?"

맹자의 말이다. "<서경>을 모두 믿는다면 <서경>이 없는 것만 못하다. 나는 <서경>의 '무성'에서도 두세 귀절만 취할 뿐이다. 인한 사람은 세상에 적이 없는 법이건만, 지극히 인한 사람이 지극히 인하지 않은 사람을 쳤는데 어찌 죽은 주왕의 피가 절구공이를 띄을 정도로 넘쳐흘렀겠는가?"

* 무성(武成): 주서(周書)의 편명으로 주(周)나라를 세운 무왕(武王)이 운(殷)나라의 폭군 주왕(紂王)을 치고 돌아온 사건을 기록한 내용이다. 무왕이 주왕을 정벌할 때 피가 흘러 절구공이를 띄었다는 구절이 나온다.  


4.

孟子曰, "有人曰, '我善爲陳, 我善爲戰.' 大罪也. 國君好仁, 天下無敵焉. 南面而征, 北狄怨, 東面而征, 西夷怨, 曰, '奚爲後我?' 武王之伐殷也, 革車三百兩, 虎賁三千人. 王曰, '無畏! 寧爾也, 非敵百姓也.' 若崩厥角稽首. 征之爲言正也, 各欲正己也, 焉用戰?"

맹자왈, "유인왈, '아선위진, 아선위전.' 대죄야. 국군호인, 천하무적언. 남면이정, 북적원, 동면이정, 서이원, 왈, '해위후아?' 무왕지벌은야, 혁차삼백량, 호분삼천인. 왕왈, '무외! 령이야, 비적백성야.' 약붕궐각계수. 정지위언정야, 각욕정기야, 언용전?"

맹자의 말이다. "어떤 사람이 '나는 진을 잘 치고 전쟁을 잘 한다.'라고 말하면 그것은 큰 죄다. 임금이 인을 좋아하면 천하에 적이 있을 수 없다. 은나라를 세운 탕왕이 남쪽에 내려가 정벌하면 북쪽에 있는 오랑캐가 원망하고, 동쪽으로 나아가 정벌하면 서쪽에 있는 오랑캐가 원망하며 말하기를, '우리 나라에는 왜 나중에 오는가?'라고 했다. 또 주나라를 세운 무왕이 은나라를  칠 때 전차가 3백대, 용감한 군사가 3천명이었는데, 왕이  말했다. '두려워 말라! 너희 백성들을 편안하게 하기 위해 내가 왔다. 백성들을 적으로 보지 않는다.' 그러자 은나라 백성들이 마치 짐승들이 뿔을 땅에 박고 하듯이 머리를 조아렸다. 정벌이란 바로잡는다는 말이다. 모든 나라가 자기 나라를 바로잡아 주기를 바라는데 전쟁을 무엇에 쓰겠는가?"  


5.

孟子曰, "梓匠輪輿能與人規矩, 不能使人巧."

맹자왈, "재장륜여능여인규구, 불능사인교."

맹자의 말이다. "목수나 수레를 만드는 장인이 다른 사람들에게 컴퍼스나 직각자를 줄 수는 있어도 기술을 통달하게 할 수는 없다." 


6.

孟子曰, "舜之飯糗茹草也, 若將終身焉, 及其爲天子也, 被袗衣, 鼓琴, 二女果, 若固有之."

맹자왈, "순지반구여초야, 약장종신언, 급기위천자야, 피진의, 고금, 이녀과, 약고유지."

맹자의 말이다. "순이 역산에서 마른 밥과 푸성귀를 먹고 살 때에는 그대로 평생을 살 것 같았지만, 천자가 되고 나서는 수놓은 옷을 입고, 거문고를 타고, 두 여인이 시중드는 것을 마치 처음부터 그랬던 것 같았다." 


7.

孟子曰, "吾今而後知殺人親之重也, 殺人之父, 人亦殺其父, 殺人之兄, 人亦殺其兄. 然則非自殺之也, 一間耳."

맹자왈, "오금이후지살인친지중야, 살인지부, 인역살기부, 살인지형, 인역살기형. 연즉비자살지야, 일문이."

맹자의 말이다. "내가 이제야 새삼 다른 사람의 아버지를 죽임이 중한 줄을 알았다. 누구든지 다른 사람의 아버지를 죽이면 그도 또한 제 아버지를 죽이고, 누구든지 다른 사람의 형을 죽이면 그도 또한 제 형을 죽인다. 이는 스스로 자신의 어버지와 형을 죽인 것은 아니지만, 그와 별로 다르지 않다."   


8.

孟子曰, "古之爲關也, 將以禦暴, 今之爲關也, 將以爲暴."

맹자왈, "고지위관야, 장이어폭, 금지위관야, 장이위폭."

맹자의 말이다. "옛날에 관문을 설치한 것은 포악한 일을 막기 위함이였는데, 지금 관문을 설치하는 것은 포악한 짓을 하기 위함이다."  


9.

孟子曰, "身不行道, 不行於妻子, 使人不以道, 不能行於妻子."

맹자왈, "신불행도, 불행어처자, 사인불이도, 불능행어처자."

맹자의 말이다. "스스로 도를 행하지 않으면 집안에서 도가 행해지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일을 시키면서 도를 행하지 않으면 집안 사람들에게도 도를 행하게 할 수 없다."


10.

孟子曰, "周于利者凶年不能殺, 周于德者邪世不能亂."

맹자왈, "주우리자흉년불능살, 주우덕자사세불능란."

맹자의 말이다. "이익에 주도면밀한 사람은 흉년이 들어도 죽지 않고, 덕에 주도면밀한 사람은 세상이 사악해도 혼란스러워 하지 않는다."  


11.

孟子曰, "好名之人能讓千乘之國, 苟非其人, 簞食豆羹見於色."

맹자왈, "호명지인능양천승지국, 구비기인, 단사두갱견어색."

맹자의 말이다. "명예를 좋아하는 사람은 천승의 제후국을 준다고 해도 사양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사람이 아니라면 한 그릇의 밥이나 한 대접의 국에도 낯빛이 달라진다." 


12.

孟子曰, "不信仁賢, 則國空虛, 無禮義, 則上下亂, 無政事, 則財用不足."

맹자왈, "불신인현, 즉국공허, 무례의, 즉상하란, 무정사, 즉재용부족."

맹자의 말이다. "어질고 현명한 사람을 신임하지 않으면 그 나라는 텅 비게 된다. 예절과 의로움이 없으면 상하간의 질서가 어지러워진다. 또 바른 정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나라의 재정이 부족해진다."


13.

孟子曰, "不仁而得國者, 有之矣, 不仁而得天下, 未之有也."

맹자왈, "불인이득국자, 유지의, 불인이득천하, 미지유야."

맹자의 말이다. "어질지 않으면서 나라를 얻은 사람은 있어도, 어질지 않으면서 천하를 얻는 사람은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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