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향기/맹자

8. 이루 하(離婁·下) 29-33

어산(於山) 2018. 11. 22. 18:44


29.

禹稷當平世, 三過其門而不入, 孔子賢之. 顔子當難世, 居於陋巷, 一簞食, 一瓢飮, 人不堪其憂, 顔子不改其樂, 孔子賢之. 孟子曰, "禹稷顔回同道. 禹思天下有溺者, 猶己溺之也, 稷思天下有餓者, 猶己餓之也, 是以如是其急也. 禹稷顔子易地則皆然. 今有同室之人鬪者, 救之, 雖被髮纓冠而救之, 可也, 鄕鄰有鬪者, 被髮纓冠而往救之, 則惑也, 雖閉戶可也."

우직당평세, 삼과기문이불입, 공자현지. 안자당난세, 거어누항, 일단사, 일표음, 인불감기우, 안자불개기락, 공자현지. 맹자왈, "우직안회동도. 우사천하유닉자, 유기닉지야, 직사천하유기자, 유기기지야, 시이여시기급야. 우직안자역지즉개연. 금유동실지인투자, 구지, 수피발영관이구지, 가야, 향린유투자, 피발영관이왕구지, 즉혹야, 수폐호가야." 

맹자의 말이다. "우임금과 후직은 태평한 시절을 지내면서도, 세 번이나 자기 집을 지나면서 일이 바빠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서 공자가 그들을 어질다고 생각했다. 안회는 어려운 시절을 만나 누추한 골목에 살면서도 밥 한 공기와 물 한 바가지로 끼니를 때웠다. 다른 사람들은 이러한 시름을 견디지 못할 터이지만 안회는 오히려 즐겁게 생활했다. 공자가 안회도 어질다고 생각했다. 이에 맹자가 말했다. "우임금, 후직, 안회의 도는 하나로 통한다. 우임금은 세상에 물에 빠진 사람이 있으면 자기가 빠뜨린 것으로 생각하고, 후직은 세상에 굶주린 사람이 있으면 자기가 굶주리게 한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이다지도 급하게 사람들을 구하려고 했다. 우임금, 후직, 안회는 처지가 바뀌었더라도 모두 그렇게 했을 것이다. 지금 한 집안 사람들끼리 싸우거든 말려야 하는데, 비록 머리는 묶지도 못하고 갓끈만 매고 급하게 달려가 말려도 좋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이 싸울 때에는 머리는 묶지도 않고 갓끈만 매고 가서 말리면 이는 도리에 어긋나는 일이니 비록 문을 닫고 모른 체해도 된다."


30.

公都子曰, "匡章, 通國皆稱不孝焉, 夫子與之遊, 又從而禮貌之, 敢問何也?" 孟子曰, "世俗所謂不孝者五, 惰其四支, 不顧父母之養, 一不孝也, 博奕好飮酒, 不顧父母之養, 二不孝也, 好貨財, 私妻子, 不顧父母之養, 三不孝也, 從耳目之欲, 以爲父母戮, 四不孝也, 好勇鬪很, 以危父母, 五不孝也. 章子有一於是乎? 夫章子, 子父責善而不相遇也. 責善, 朋友之道也, 父子責善, 賊恩之大者. 夫章子, 豈不欲有夫妻子母之屬哉? 爲得罪於父, 不得近, 出妻屛子, 終身不養焉. 其設心以爲不若是, 是則罪之大者, 是則章子已矣."

공도자왈, "광장, 통국개칭불효언, 부자여지유, 우종이례모지, 감문하야?" 맹자왈, "세속소위불효자오, 타기사지, 불원부모지양, 일불효야, 박혁호음주, 불원부모지양, 이불효야, 호화재, 사처자, 불원부모지양, 삼불효야, 종이목지욕, 이위부모륙, 사불효야, 호용투한, 이위부모, 오불효야. 장자유일어시호? 부장자, 자부책선이불상우야. 책선, 붕우지조야, 부자책선, 적은지대자. 부장자, 기불욕유부처자모지속재? 위득죄어부, 부득근, 출처병자, 종신불양언. 기설심이위불약시, 시즉죄지대자, 시즉장자이의."  

공도자가 물었다. "나라 안의 모든 사람들이 광장을 불효자라고 부르는데 스승님은 그 사람과 교유하고 또 따르고 예우하니 어찌 그렇습니까?" 맹자의 말이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불효에는 다섯 가지가 있다. 게으른 탓에 어버이의 봉양을 돌보지 않음이 첫 번째 불효이고, 도박과 술마시기를 좋아해서 어버이의 봉양을 돌보지 않음이 두 번째 불효이고, 재물과 처자식만 좋아해서 어버이의 봉양을 돌보지 않음이 세 번째 불효이고, 귀와 눈의 욕망을 쫒아 어버이를 욕되게 함이 네 번째 불효이고, 용맹하게 싸우거나 사나운 것을 좋아하여 어버이를 위태롭게 함이 다섯 번째 불효이다. 이 중에 하나라도 광장에게 해당되는 것이 있는가? 광장은 부자간에 서로 선하기를 권하다가 의견이 맞지 않은 것이다. 선하도록 권하는 것은 친구 사이의 도리이므로, 부자간에 선하기를 권하면 은혜를 크게 해치게 된다. 광장이라고 어찌 아내와 어머니와 같이 살고 싶지 않았겠느냐? 다만 아버지에게서 죄를 얻어서 그를 가까이 할 수 없는 처지였기 때문에 아내를 내보내고 자식을 물리쳐서 평생 동안 봉양을 받지 않았다. 마음 먹기를 '이와 같이 하지 않는다면 죄가 크다.'고 했는데, 이 사람이 바로 광장이다."     

* 공도자(公都子): 맹자의 제자이다.

** 광장(匡章): 제(齊)나라의 장군으로 장자(章子)라고도 부른다.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죄를 지고 참살당해 마굿간 바닥에 묻혔는데, 이 일이 배경이 된 이야기이다. 


31.

曾子居武城, 有越寇. 或曰, "寇至, 盍去諸?" 曰, "無寓人於我室毁傷其薪木." 寇退, 則曰, "修我牆屋, 我將反." 曾子反. 左右曰, "待先生如此其忠且敬也, 寇至, 則先去以爲民望, 寇退, 則反, 殆於不可." 沈猶行曰, "是非汝所知也. 昔沈猶有負芻之禍, 從先生者七十人, 未有與焉.” 子思居於衛, 有齊寇. 或曰, "寇至, 盍去諸?" 子思曰, "如伋去, 君誰與守?" 孟子曰, "曾子子思同道. 曾子, 師也, 父兄也, 子思, 臣也, 微也. 曾子子思易地則皆然."

증자거무성, 유월구. 혹왈, "구지, 합거저?" 왈, "무우인어아실훼상기신목." 구퇴, 즉왈, "수아장옥, 아장반." 증자반. 좌우왈, "대선생여차기충차경야, 구지, 즉선거이위민망, 구퇴, 즉반, 태어불가." 심유행왈, "시비여소지야. 석심유유부추지화, 종선생자칠십인, 미유여언." 자사거어위, 유제구. 혹왈, "구지, 합거저?" 자사왈, "여급거, 군수여수?" 맹자왈, "증자자사동도. 증자, 사야, 부형야, 자사, 신야, 미야. 증자자사역지즉개연."

맹자의 말이다. "증자가 무성에 머물 때에 월나라가 쳐들어오자 어떤 사람이 물었다. "난리가 났는데 어찌 피난을 가지 않습니까?" 그러자 맹자가 피난을 떠나면서 말했다. "집에 다른 사람들을 살게 해서 땔감과 나무를 훼손하지 못하게 해라." 월나라 군사가 물러가자 말했다. "담장과 집을 수리해라. 곧 돌아갈 것이다." 증자가 돌아오자 주위 사람들이 말했다. "선생을 이렇게 성실하고 공경하며 대했는데 난리가 나자마자 먼저 피난을 떠나 사람들이 본받게 하고, 월나라 군사들이 떠나니 돌아온 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러자 심유행이 말했습니다. "모르는 말입니다. 예전에 우리 심유 가문에 부추라는 사람이 난을 일으켰지만 스승님을 따르는 제자 70명 중에 남아서 난을 같이 겪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자사는 위나라에 머물 때에 제나라가 쳐들어 왔습니다. 어떤 사람이 자사에게 "지금 적이 쳐들어오고 있는데 어찌 피하지 않습니까?"라고 물으니, 자사는 '내가 피난을 가면 임금은 누구와 함께 나라를 지키겠습니까?"라고 대답했습니다. 맹자가 말했다. "증자와 자사의 도는 같은 것이다. 다만 증자는 제자를 거느리던 스승이자 집안의 어른이었고, 자사는 신하이자 미미한 존재일 뿐이었다. 증자와 자사의 처지가 서로 바뀌었더라도 다 그렇게 했을 것이다."   

* 증자(曾子): 공자의 제자로 본명은 증삼(曾參)이고, 호는 자여(子輿)이다.

** 무성(武城): 노(魯)나라의 지명이다.

*** 심유행(沈猶行): 노(魯)나라 사람으로 증자의 제자이다.

**** 자사(子思): 본명은 공거(孔伋)이며, 공자의 손자이자 제자로 역시 노(魯)나라 사람이다.


32.

儲子曰, "王使人瞯夫子, 果有以異於人乎?" 孟子曰, "何以異於人哉? 堯舜與人同耳."

저자왈, "왕사인간부자, 과유이이어인호?" 맹자왈, "하이이어인재? 요순여인동이."

저자가 물었다. "임금이 어떤 사람에게 선생을 엿보도록 시켰는데, 선생께서는 과연 다른 사람들과 다른 점이 있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다른 사람들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요임금, 순임금도 다른 사람들과 같습니다."  

* 저자(儲子): 제(齊)나라의 재상이다.


33.

齊人有一妻一妾而處室者, 其良人出, 則必饜酒肉而後反. 其妻問所與飮食者, 則盡富貴也. 其妻告其妾曰, "良人出, 則必饜酒肉而後反, 問其與飮食者, 盡富貴也, 而未嘗有顯者來, 吾將瞯良人之所之也." 蚤起, 施從良人之所之, 徧國中無與立談者. 卒之東郭墦閒之祭者, 乞其餘, 不足, 又顧而之他. 此其爲饜足之道也. 其妻歸, 告其妾曰, "良人者, 所仰望而終身也, 今若此." 與其妾訕其良人, 而相泣於中庭, 而良人未之知也, 施施從外來, 驕其妻妾. 由君子觀之, 則人之所以求富貴利達者, 其妻妾不羞也, 而不相泣者, 幾希矣.

제인유일처일첩이처실자, 기량인출, 즉필여부육이후반. 기처문소여음식자, 즉진부귀야. 기처고기첩왈, "양인출, 즉필염부육이후반, 문기여음식자, 진부귀야, 이미상유현자래, 오장간량인지소지야." 조기, 시종량인지소지, 편국중무여립담자. 졸지동곽번간지제자, 걸기여, 부족, 우고이지타. 차기위염족지도야. 기처귀, 고기첩왈, "양인자, 소앙망이종신야, 금약차." 여기첩산가량인, 이상읍어중정, 이량인미지미야, 시시종외래, 교기처첩. 유군자관지, 즉인지소이구부귀리달자, 기처첩불수야, 이불상읍자, 기희의.

어떤 제나라 사람이 아내와 첩을 한 명씩 두고 한 집에서 살았는데, 남편이 외출하면 반드시 술과 고기를 배부르게 먹고 돌아오곤 했다. 아내가 누구와 먹고 마시는지 물으니 모두 부귀한 사람들이라고 했다. 아내는 첩에게 말하기를, "남편이 외출하면 반드시 술과 고기를 배부르게 먹고 돌아오곤 하는데, 누구와 먹고 마시는지 물으면 모두 부귀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아직 귀한 사람들이 집에 온 것을 본 일이 없으니 내 남편이 가는 곳을 몰래 따라가 봐야겠다."고 했다. 다음 날 이른 아침 아내가 일찍 일어나 남편이 가는 곳을 뒤따라 갔더니, 성안을 두루 다녔지만 그와 서서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마침내 남편이 동쪽 상곽의 무덤 사이에서 제사를 지내는 사람에게 다가가 남은 음식을 구걸하고, 부족하면 또 찾아보고 다른 곳으로 갔다. 이렇게 해서 배를 채우는 것이었다. 아내가 돌아와서 첩에게 말했다. "남편이란 평생 우러러 보아야 할 존재인데, 사실은 이 모양이다." 아내가 첩과 함께 남편을 비난하며 안뜰에 서서 울고 있는데, 남편이 이를 미처 모르고 외출에서 돌아와 아내와 첩에게 건방지게 굴었다. 군자의 눈으로 볼 때, 사람들이 부귀와 영달을 구하는 방법치고 그 아내와 첩이 부끄러워하지 않고, 서로 울지 않을 경우가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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