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孟子曰, "可以取, 可以無取, 取傷廉, 可以與, 可以無與, 與傷惠, 可以死, 可以無死, 死傷勇."
맹자왈, "가이취, 가이무취, 취상렴, 가이여, 가이무여, 여상혜, 가이사, 가이무사, 사상용."
맹자의 말이다. "얼핏 보면 받을 만하지만 한 번 더 생각하면 받아서는 안 될 경우에 받으면 자신의 청렴을 해치게 되고, 얼핏 보면 줄 만하지만 한 번 더 생각해 보면 주어서는 안 될 경우에 주면 상대의 은혜를 무시하게 되고, 얼핏 보면 죽을만 하지만 한 번 더 생각하면 죽어서는 안 될 경우에 죽으면 진정한 용기의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24.
逄蒙學射於羿, 盡羿之道, 思天下惟羿爲愈己, 於是殺羿. 孟子曰, "是亦羿有罪焉." 公明儀曰, "宜若無罪焉." 曰, "薄乎云爾, 惡得無罪? 鄭人使子濯孺子侵衛, 衛使庾公之斯追之. 子濯孺子曰, '今日我疾作, 不可以執弓, 吾死矣夫!' 問其僕曰, '追我者誰也?' 其僕曰, '庾公之斯也.' 曰, '吾生矣.' 其僕曰, '庾公之斯, 衛之善射者也, 夫子曰吾生, 何謂也?'
방몽학사어예, 진예지도, 사천하유예위유기, 어시살예. 맹자왈, "시역예유죄언." 공명의왈, "의약무죄언." 왈, "박호운이, 오득무죄? 정인사자탁유자침위, 위사유공지사추지. 자탁유자왈, '금일아질작, 불가이집궁, 오사의부!' 문기복왈, '추아자수야?' 기복왈, '유공지사야.' 왈, '오생의.' 시복왈, '유공지사, 위지선사자야, 부자왈오생, 하위야?'
방몽이 예에게 활쏘기를 배웠는데, 다 배우고 나자 자기보다 활을 더 잘 쏘는 사람으로는 세상에서 예가 유일하다고 생각해서 예를 죽여버렸다. 맹자가 말했다. "그렇게 된 것은 예에게도 책임이 있다." 이 말을 듣고 공명의가 "예는 책임이 없습니다."라고 말하자, 맹자가 다시 말했다. "죄가 적다고 할지는 몰라도 어찌 없다고야 하겠습니까? 정나라 사람들이 자탁유자에게 위나라를 침략하도록 시키자 위나라는 유공지사를 보내 그와 대적하게 했습니다. 이 때 자탁유자가 '내가 오늘 몸이 아파서 활을 잡을 수가 없으니 죽겠구나!'라고 말하고, 부하에게 '나와 대적하는 자가 누구냐?'고 물었습니다. 부하가 대답하기를 '유공지사'라고 하자, 자탁유자가 '그렇다면 내가 살겠다.'라고 말했습니다. 부하가 의아해하며 물었습니다. '유공지사는 위나라에서 활을 잘 쏘는 자인데, 살겠다는 것은 왜 그렇습니까?'
* 예(羿): 유궁국(有窮國)의 제후이다. 하(夏)나라를 찬탈하고 스스로 즉위했는데, 후에 집안 사람인 방몽(逄蒙)에게 사살되었다.
** 공명의(公明儀): 노(魯)나라의 현인이다.
曰, '庾公之斯學射於尹公之他, 尹公之他學射於我. 夫尹公之他, 端人也, 其取友必端矣.' 庾公之斯至, 曰, '夫子何爲不執弓?' 曰, '今日我疾作, 不可以執弓.' 曰, '小人學射於尹公之他, 尹公之他學射於夫子. 我不忍以夫子之道反害夫子. 雖然, 今日之事, 君事也, 我不敢廢.’ 抽矢, 扣輪, 去其金, 發乘矢而後反."
왈, '유공지사학사어윤공지타, 윤공지타학사어아. 부윤공지타, 단인야, 기취우필단의.' 유공지사지, 왈, '부자하위불집궁?' 왈, '금일아질작, 불가이집궁.' 왈, '소인학사어윤공지타, 윤공지타학사어부자. 아불인이부자지도반해부자. 수연, 금일지사, 군사야, 아불감폐.' 추시, 구륜, 거기금, 발승시이후반."
자탁유자가 대답했습니다. '유공지사는 윤공지타에게 활쏘기를 배웠고, 윤공지타는 나에게 배웠다. 윤공지타는 바른 사람이니 그가 사귀는 친구도 반드시 바를 것이다. 마침내 유공지사가 전장에 나와 물었다. "그대는 왜 활을 잡지 않는가?' 자탁유자가 말했다. '몸이 아파서 활을 잡을 수가 없소.' 그러자 유공지사가 '나는 윤공지타에게 활쏘기를 배웠고, 윤공지타는 선생께 배웠으니 나는 선생의 활쏘기 기술로 도리어 선생을 해칠 수는 없소. 그렇지만 오늘의 일은 왕이 내린 명령이라 내가 감히 그만 둘 수 없습니다.'라고 말하고 화살을 수레바퀴에 두들겨 화살촉을 뽑아버리고 활을 쏜 뒤에 돌아갔습니다."
25.
孟子曰, "西子蒙不潔, 則人皆掩鼻而過之, 雖有惡人, 齊戒沐浴, 則可以祀上帝."
맹자왈, "서자몽불결, 즉인개엄비이과지, 수유악인, 제계목욕, 즉가이사상제."
맹자의 말이다. "아무리 서시같은 미인이라도 불결한 것을 뒤집어 쓰면 사람들이 모두 코를 막고 지나간다. 그러나 아무리 추한 사람이라도 목욕제계하면 하늘에 제사를 지낼 수 있다."
26.
孟子曰, "天下之言性也, 則故而已矣. 故者以利爲本. 所惡於智者, 爲其鑿也. 如智者若禹之行水也, 則無惡於智矣. 禹之行水也, 行其所無事也. 如智者亦行其所無事也, 則智亦大矣. 天之高也, 星辰之遠也, 苟求其故, 千歲之日至, 可坐而致也."
맹자왈, "천하지언성야, 즉고이이의. 고자이리위본. 소오어지자, 위기착야. 여지자약우지행수야, 즉무오어지의. 우지행수야, 행기소무사야. 여지자역행기서무사야, 즉지역대의. 천지고야, 성신지원야, 구구기고, 천세지일지, 가좌이치야."
맹자의 말이다. "세상에서 성에 대해 말하는 것은 이미 드러난 자취를 따름이다. 드러난 자취를 따른다는 것은 자연의 법칙에 순종함이 근본이다. 지혜로운 사람을 싫어하는 까닭은 공연히 자연의 이치에 맞지 않게 따지기 때문이다. 만약 지혜로운 사람이 우임금이 물길을 터 소통하게 한 것처럼 한다면 지혜로움을 싫어할 까닭이 없을 것이다. 우임금이 물이 통하도록 한 것은 자연의 이치에 따라 아무 문제가 없도록 행한 것이다. 만일 지혜로운 사람이 자연의 이치를 따라 아무 문제가 없도록 행한다면 그 지혜 또한 우임금처럼 클 것이다. 하늘이 높고, 별이 멀리 떨어져 있어도 이미 드러난 자취를 따져보면 가만히 앉아서도 1,000년 뒤의 동지를 예측할 수 있다."
27.
公行子有子之喪, 右師往弔. 入門, 有進而與右師言者, 有就右師之位而與右師言者. 孟子不與右師言, 右師不悅曰, "諸君子皆與驩言, 孟子獨不與驩言, 是簡驩也." 孟子聞之, 曰, "禮, 朝廷不歷位而相與言, 不踰階而相揖也. 我欲行禮, 子敖以我爲簡, 不亦異乎?"
공행자유자지상, 우사왕조. 입문, 유진이여우사언자, 유취우사지위이여우사언자. 맹자불여우사언, 우사불열왈, "제군자개여환언, 맹자독불여환언, 시간환야." 맹자문지, 왈, "예, 조정불력위이상여언, 불유계이상읍야. 아욕행례, 자오이아위간, 불역이호?"
공행자의 아들이 죽자 왕환이 조문을 갔다. 그가 집안으로 들어 가니 사람들이 그에게 다가와 말을 하거나 앉은 자리에까지 와서 말을 했다. 그런데 맹자가 말을 걸지 않자, 왕환이 불쾌해서 말했다. "모두가 내게 와서 말을 하는데, 맹자 혼자만 내게 말을 걸지 않으니 나를 무시하는 것이다." 맹자가 그 말을 듣고 말했다. "예에 따르면, 조정에서는 다른 사람의 자리를 지나가서 서로 이야기하지 않고, 자신의 품계를 뛰어 넘어 인사하지 않는다고 한다. 나는 이 예를 행하려고 했는데, 왕환이 자기를 무시했다고 하니 이상하지 않은가?"
* 공행자(公行子): 제(齊)나라의 대부이다.
**우사(右師): 제(齊)나라의 관직명으로, 여기서는 어첨꾼이며 소인배인 왕환(王驩)을 말한다. 자는 자오(子敖)이다.
28.
孟子曰, "君子所以異於人者, 以其存心也. 君子以仁存心, 以禮存心. 仁者愛人, 有禮者敬人. 愛人者, 人恒愛之, 敬人者, 人恒敬之. 有人於此, 其待我以橫逆, 則君子必自反也, '我必不仁也, 必無禮也, 此物奚宜至哉? 其自反而仁矣, 自反而有禮矣, 其橫逆猶是也, 君子必自反也, 我必不忠.
맹자왈, "군자소이리어인자, 이기존심야. 군자이인존심, 이례존심. 인자애인, 유례자경인. 애인자, 인항애지, 경인자인항경지. 유인어차, 기대아이횡역, 즉군자필자반야, 아필불인야, 필무례야, 차물혜의지재? 기자반이인의, 자반이유례의, 기횡역유시야, 군자필자반야, 아필불충.
맹자의 말이다. "군자가 다른 사람들과 다른 점은 마음을 지키기 때문이다. 군자는 인으로써 마음을 지키고, 예로써 마음을 지킨다. 인한 마음이 있는 사람은 다른 이들을 사랑하고, 마음 속에 예를 품고 있는 사람은 다른 이들을 공경한다. 다른 이를 사랑하면 다른 이들 역시 그를 항상 사랑해주고, 다른 이를 공경하는 사람은 다른 이들 역시 그를 항상 공경해준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자신을 함부로 대하면 군자는 반드시 스스로 반성하기를 내가 틀림없이 인하지 못하고, 예가 없었는지 생각해보고, 그렇지 않다면 어찌하여 이 지경에 이르렀다는 말인가? 스스로 돌이켜 인하고, 예를 지켰는데도 그가 나를 여전히 힘부로 대한다면 군자는 스스로 반성하기를 내가 틀림없이 최선을 다하지 않았는지 생각해본다.
自反而忠矣, 其橫逆猶是也, 君子曰, '此亦妄人也已矣. 如此則與禽獸奚擇哉? 於禽獸又何難焉?' 是故君子有終身之憂, 無一朝之患也. 乃若所憂則有之, '舜人也, 我亦人也. 舜爲法於天下, 可傳於後世, 我猶未免爲鄕人也.' 是則可憂也, 憂之如何? 如舜而已矣. 若夫君子所患則亡矣. 非仁無爲也, 非禮無行也. 如有一朝之患, 則君子不患矣."
자반이충의, 기횡역유시야, 군자왈, '차역망인야이의. 여차즉여금수혜택재? 어금수우하난언?' 시고군자유종신지우, 무일조지환야. 내약소우즉유지, '순인야, 아역인야. 순위법어천하, 가전어후세, 아유미면위향인야.' 시즉가우야, 우지여하? 여순이이의. 약부군자소환즉망의. 비인무위애, 비례무행야. 여유일조지환, 즉군자불환의."
스스로 반성해 보아도 최선을 다했는데 그가 여전히 나를 함부로 대한다면, 군자는 '이 사람은 터무니 없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짐승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짐승에게 무엇을 비난하겠는가?' 그러므로 군자에게는 평생토록 떨칠 수 없는 시름은 있어도 하루 아침에 끝날 근심은 없다. 시름할 것이 있다면 바로 이런 것이다. '임금도 사람이며 나 역시 사람인데, 순임금은 모범이 되어 후세에 도를 할 수 있었으나 나는 아직도 평범한 시골뜨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구나.' 이런 것이야말로 근심할만 것이다. 근심이 되면 어찌할 것인가? 순임금처럼 하면 될 뿐이다. 군자가 근심하는 것은 따로 없다. 인이 아니면 하지 않고, 예가 아니면 행하지 않는다. 만일 하루 아침에 끝날 근심이라면 군자는 아예 근심하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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