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향기/맹자

7. 이루 상(離婁·上) 17-21

어산(於山) 2018. 11. 17. 19:33

  

17.

淳于髡曰, "男女授受不親, 禮與?" 孟子曰, "禮也." 曰, "嫂溺, 則援之以手乎?" 曰, "嫂溺不援, 是豺狼也. 男女授受不親, 禮也, 嫂溺, 援之以手者, 權也." 曰, "今天下溺矣, 夫子之不援, 何也?" 曰, "天下溺, 援之以道, 嫂溺, 援之以手, 子欲手援天下乎?"

순우곤왈, "남녀수수불친, 예여?" 맹자왈, "예야." 왈, "수닉, 즉원지이수호?" 왈, "수닉불원, 시시랑야. 남녀수수불친, 예야, 수닉, 수지이수자, 권야." 왈, "금천하닉의, 부자지불원, 하야?" 왈, "천하닉, 원지이도, 수닉, 원지이수, 자욕수원천하호?"

순우곤이 물었다. "남자와 여자가 직접 물건을 주고 받지 않는 것이 예입니까?" 맹자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순우곤이 다시 물었다. "그러면 형수가 물에 빠지면 손을 잡아 구해주어야 합니까? 맹자가 다시 대답했다. "형수가 물에 빠졌는데 구해주지 않으면 그건 승냥이입니다. 남자와 여자가 직접 물건을 주고 받지 않는 것이 예라고 하지만, 형수가 물에 빠져 손을 잡아 구해주는 것은 특수한 상황에서 예외적으로 정당성을 가지는 행위규범입니다." 순우곤이 또 물었다. "천하가 어려움에 빠져 있는데, 선생께서는 왜 구하지 않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천하가 어려움에 빠져 있으면 도로써 구하고 형수가 물에 빠져 있으면 손을 뻗어서 구해야 하는데, 당신은 손을 뻗어서 구하려고 합니까?"

* 순우곤(淳于髡): 순우가 성이고 곤이 이름인데, 제(齊)나라의 변론가이다. 

* 권도(權道): 특수하고 예외적인 상황에서 임시적인 정당성을 가지는 행위규범을 말한다.


18.

公孫丑曰, "君子之不敎子, 何也?" 孟子曰, “勢不行也. 敎者必以正, 以正不行, 繼之以怒. 繼之以怒, 則反夷矣. '夫子敎我以正, 夫子未出於正也.' 則是父子相夷也. 父子相夷, 則惡矣. 古者易子而敎之, 父子之間不責善. 責善則離, 離則不祥莫大焉."

공손추왈, "군자비불교자, 하야?" 맹자왈, "세불행야. 교자필이정, 이정불행, 계지이로. 계지이로, 즉반이의. '부자교아이정, 부자미출어정야.' 즉시부자상이야. 부자상이, 즉악의. 고자역자이교지, 부자지문불책선. 책선즉이, 이즉불상막대언."

공손추가 물었다. "군자가 자식을 스스로 가르치지 않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형편상 그렇게 하지 않는다. 아버지가 가르칠 때에는 반드시 바르게 하도록 가르치는데, 배우는 자식이 바르게 행하지 않으면 화를 내게 된다. 화를 내면 자식의 마음이 상한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나를 바르게 가르치지만 자기도 반드시 바르게만 행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결국 아버지와 자식이 모두 마음을 상하게 된다. 아버지와 자식이 모두 마음을 상한다면 이것이야말로 나쁜 것이다. 그래서 옛날부터 자식을 서로 바꾸어 가르쳤다. 이렇게 되면 아버지와 자식 사이에 선하라고 나무라지 않는다. 선하라고 나무라면 사이가 벌어진다. 사이가 벌어지면 이보다 더 나쁜 일이 없다."

* 공손추(公孫丑): 맹자의 제자이다.     


19.

孟子曰, "事孰爲大? 事親爲大, 守孰爲大? 守身爲大. 不失其身而能事其親者, 吾聞之矣, 失其身而能事其親者, 吾未之聞也. 孰不爲事? 事親, 事之本也, 孰不爲守? 守身, 守之本也. 曾子養曾晳, 必有酒肉, 將徹, 必請所與, 問有餘, 必曰, '有.' 曾晳死, 曾元養曾子, 必有酒肉, 將徹, 不請所與, 問有餘, 曰, ‘亡矣.’ 將以復進也. 此所謂養口體者也. 若曾子, 則可謂養志也. 事親若曾子者, 可也."

맹자왈, "사숙위대? 사친위대, 수집위대? 수신위대. 불실기신이능사기친자, 오문지의, 실기신이능사기친자, 오미지문야. 숙불위사? 사친, 사지본야, 숙불위수? 수신, 수지본야. 증자양증석, 필유주육, 장철, 필청소여, 문유여, 필왈, '유.' 증석사, 증원양증자, 필유주육, 장철, 불청소여, 문유여, 왈, '망의.' 장이부진야. 차소위양구체자야. 약증자, 즉가위양지야. 사친약증자자, 가야." 

맹자의 말이다. "섬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가? 어버이를 섬기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다면 지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가? 자신의 몸을 지키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자신의 몸을 잃지 않고 어버이를 잘 섬겼다는 사람은 들어 보았지만, 자신의 몸을 잃고 어버이를 잘 섬겼다는 사람은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누구라도 섬겨야 하지만, 어버이를 섬기는 일이 섬김의 근본이다. 무엇이라도 지켜야 하지만, 자신의 몸을 지키는 일이 지킴의 근본이다. 증자가 그의 아버지 증석을 봉양하면서 반드시 술과 고기를 상에 올리고, 상을 치울 때에는 남은 음식을 누구에게 줄지 물었다. 아버지가 남은 음식이 있는지 물으면, 반드시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아들 증원이 증자를 봉양하면서 반드시 술과 고기를 상에 올리고, 상을 치울 때에는 남은 음식을 누구에게 줄지 물었다. 아버지가 남은 음식이 있는지 물으면, 반드시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유는 나중에 그 음식을 다시 올리려고 한 것이었다. 이는 소위 어버이의 입과 몸을 봉양한다는 것이다. 증자는 어버이의 뜻을 봉양했으니 어버이를 섬기는 일은 증자와 같이 해야 옳다."


20.

孟子曰, "人不足與適也, 政不足間也, 唯大人爲能格君心之非. 君仁, 莫不仁, 君義, 莫不義, 君正, 莫不正. 一正君而國正矣."

맹자왈, "인부족여적야, 정부족여간야, 유대인위능격군심지비. 군인, 막불인, 군의, 막불의, 군정, 막부정. 일정군이국정의."

맹자의 말이다. "인물의 등용을 잘못해도 허물할 수 없고 정치를 잘못해도 비판할 수 없는데, 왕의 바르지 못한 마음을 바로잡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대인뿐이다. 왕이 어질면 어질지 않은 사람이 없고, 왕이 의로우면 의롭지 않은 사람이 없고, 왕이 바르면 바르지 않은 사람이 없는 법이다. 왕이 바르기만 하면 나라가 바르게 된다."   


21.

孟子曰, "有不虞之譽, 有求全之毁."

맹자왈, "유불우지예, 유구전지훼."

맹자의 말이다. "생각하지도 않던 명예를 얻기도 하고, 완벽을 추구하다가 망가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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