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자<微子>
1.
微子去之, 箕子爲之奴, 比干諫而死. 孔子曰, "殷有三仁焉."
미자거지, 기자위지노, 비간간이사. 공자왈, "은유삼인언."
미자는 떠나고, 기자는 종이 되고, 비간은 간하다가 죽었다. 공자의 말이다. "은나라에는 3명의 인한 사람이 있었다."
* 미자(微子): 은나라의 마지막 왕인 주왕(紂王)의 배다른 형이다.
** 기자(箕子): 주왕의 숙부이다.
*** 비간(比干): 주왕의 숙부이다.
2.
柳下惠爲士師, 三黜. 人曰, "子未可以去乎?" 曰, "直道而事人, 焉往而不三黜? 枉道而事人, 何必去父母之邦?"
유하혜위사사, 삼출. 인왈, "자미가이거호?" 왈, "직도이사인, 언왕이부삼출? 왕도이사인, 하필거부모지방?"
유하혜가 사사 벼슬을 하다가 세 번이나 쫓겨 나자 어떤 사람이 말했다. "이렇게 됐으니 당신은 다른 나라로 가는 것이 옳지 않습니까?." 유하혜가 대답했다. "곧은 도리로 사람을 섬기면 어디간들 세 번은 쫒겨나지 않겠습니까? 정도를 굽혀서 사람을 섬긴다면 굳이 고국을 떠날 일이 있겠소?"
3.
齊景公待孔子曰, "若季氏, 則吾不能, 以季孟之間待之." 曰, "吾老矣, 不能用也." 孔子行.
제경공대공자왈, "약계씨, 즉오불능, 이계맹지간대지." 왈, "오로의, 불능용야." 공자행.
제나라 경공이 공자를 우대하며 말했다. "계씨만큼은 아니라도 맹씨와 중간 정도는 대우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덧붙여 말했다. "그런데 내가 늙어서 그대를 등용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자 공자는 떠났다.
4.
齊人歸女樂, 季桓子受之, 三日不朝, 孔子行.
제인귀녀악, 계환자수지, 삼일부조, 공자행.
제나라 사람이 여자 악사를 보내 왔다. 계환자가 이들과 즐기느라 3일 동안 조회를 하지 않았다. 그러자 공자가 노나라를 떠났다.
楚狂接輿歌而過孔子曰, "鳳兮鳳兮! 何德之衰? 往者不可諫, 來者猶可追. 已而已而! 今之從政者殆而!" 孔子下, 欲與之言. 趨而避之, 不得與之言.
초광접여가이괴공자왈, "봉혜봉혜! 하덕지쇠? 왕자불가간, 내자유가추. 이이이이! 금지종정자태이!" 공자하, 욕어지언. 추이피지, 부득여지언.
초나라의 미치광이 접여가 노래를 부르며 공자의 앞을 지나가다 말했다. "봉황이여! 봉황이여! 어찌 그렇게 덕이 쇠했단 말인가? 지나간 일은 바로잡을 수 없지만, 앞으로의 일은 그래도 해 볼만하다. 아서라! 요즘의 정치가들은 위태롭다." 공자가 수레에서 내려 그 사람과 이야기를 하려고 했으나 빠른 걸음으로 피해버려 그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
6.
長沮桀溺耦而耕, 孔子過之, 使子路問津焉. 長沮曰, "夫執輿者爲誰?" 子路曰, "爲孔丘." 曰, "是魯孔丘與?" 曰, "是也." 曰, "是知津矣." 問於桀溺. 桀溺曰, "子爲誰?" 曰, "爲仲由." 曰, "是魯孔丘之徒與?" 對曰, "然." 曰, "滔滔者天下皆是也, 而誰以易之? 且而與其從避人之士也, 豈若從避世之士哉?" 耰而不輟. 子路行以告. 夫子憮然曰, "鳥獸不可與同羣, 吾非斯人之徒與而誰與? 天下有道, 丘不與易也."
장저걸익우이경, 공자과지, 사자로문진언. 장저왈, "부집여자위수?" 자로왈, "위공구." 왈, "시노공구여?" 왈, "시야." 왈, "시지진의." 문어걸닉. 걸닉왈, "자위수?" 왈, "위중유." 왈, "시노공구지도여?" 대왈, "연." 왈, "도도자천하개시야, 이수이역지? 차잉기종피인지사야, 기약조이세지사재?" 우이불철. 자로행이고. 부자무연왈, "조수불가여동군, 오비사인지도여이수여? 천하유도, 구불여역야."
장저와 걸익이 둘이서 밭을 갈고 있었는데, 공자가 지나가다가 자로를 시켜 나루터가 어딘지 물었다. 장저가 말했다. "저 수레에서 고삐를 잡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 자로가 대답했다. "공자입니다." "바로 그 노나라의 공자입니까?"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나루터를 알거요." 걸익이 말했다. "당신은 누구요?" "자로라고 합니다." "바로 그 노나라 공자의 제자란 말인가요?" 자로가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걸익이 다시 말했다. "물이 도도하게 흘러가듯이 세상은 그렇게 흘러가는 법인데, 누가 그것을 바꾸겠습니까? 또 당신도 사람을 피해 다니는 사람을 따르는 것이 어찌 세상을 피해 사는 사람을 따르는 것만 하겠습니까?" 그는 뿌린 씨를 흙으로 덮으며 일을 계속했다. 자로가 돌아와 그대로 말하자 공자가 한동안 가만히 있더니 말했다. "내가 새나 짐승과 살 수는 없으니, 이 무리와 함께 하지 않으면 누구와 함께 하겠는가? 세상에 도가 지켜진다면 내가 이들과 더불어 바꾸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7.
子路從而後, 遇丈人, 以杖荷蓧. 子路問曰, "子見夫子乎?" 丈人曰, "四體不勤, 五穀不分. 孰爲夫子?" 植其杖而芸. 子路拱而立. 止子路宿, 殺雞爲黍而食之, 見其二子焉. 明日, 子路行以告. 子曰, "隱者也." 使子路反見之. 至則行矣. 子路反 子曰, "不仕無義. 長幼之節, 不可廢也, 君臣之義, 如之何其廢之? 欲絜其身, 而亂大倫. 君子之仕也, 行其義也. 道之不行, 已知之矣."
자로종이후, 우장인, 이장하조. 자로문왈, "자견부자호?" 장인왈, "사체불근, 오곡불분. 숙위부자?" 식기장이운. 자로공이립. 지자로숙, 살계위서이식지, 견기이자언. 명일, 자로행이고. 자왈, "은자야." 사자로반견지. 지즉행의. 자로반자왈, "불사무의, 장유지절, 불가폐야, 군신지의, 여지하기폐지? 욕결기신, 이란대륜. 군자지장야, 행기의야. 도지불행, 이지지의."
자로가 공자를 따라가다가 뒤쳐졌는데, 지팡이를 짚고 어깨에 삼태기를 지고 가는 노인을 만났다. 자로가 물었다. "선생은 저희 스승님을 보셨습니까?" 노인이 말했다. "팔다리를 부지런히 움직이지도 못하고, 오곡도 분별하지 못하는데, 누가 스승이란 말이오?” 그는 그 지팡이를 꽂아 세워 놓고는 김을 맸다. 자로가 두 손을 가지런히 맞잡고 서 있자, 자로를 재워주고 닭을 잡아 기장밥을 지어 먹이더니 자신의 두 아들을 만나 보도록 했다. 다음날 자로가 가서 그 일을 전하니 공자가 "숨어 사는 분이다"라고 말하며, 자로에게 돌아가서 그를 다시 만나보도록 시켰다. 자로가 그 집에 도착하니 그 노인은 이미 떠나 버리고 없었다. 자로가 말했다. "벼슬을 하지 않는 것은 의로운 일이 아니다. 어른과 아이 사이의 예절도 없앨 수 없는데, 임금과 신하 사이의 의를 어찌 없애겠는가? 이는 자신의 몸을 깨끗이 하기 위해 큰 윤리를 어지럽히는 것이다. 군자가 벼슬을 하는 것은 그런 의를 실천하는 것이다. 도가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
8.
逸民, 伯夷, 叔齊, 虞仲, 夷逸, 朱張, 柳下惠, 少連. 子曰, "不降其志, 不辱其身, 伯夷叔齊與! 謂柳下惠少連, 降志辱身矣, 言中倫, 行中慮, 其斯而已矣. 謂虞仲夷逸, 隱居放言, 身中淸, 廢中權. 我則異於是, 無可無不可."
일민, 백이, 숙제, 우중, 이일, 주장, 유하혜, 소련, 자왈, "불항기지, 불욕기신, 백이숙제여! 위유하혜소련, 항지욕신의. 언중륜, 행중려, 기사이이의. 위우중이일, 은거방언, 신중청, 폐중권. 아즉이어시, 무가무불가."
세상을 피해 산 현인은 백이, 숙제, 우중, 이일, 주장, 유하혜와 소련이 있다. 공자의 말이다. "지조를 굽히지 않고 자신을 욕되게 하지 않은 사람은 백이와 숙제다! 유하혜와 소련은 지조를 굽히고 자신을 욕되게 했지만, 말이 윤리에 맞고 행동에 분별이 있었으니 그렇다고 하겠다. 우중과 이일은 숨어 살면서 말을 함부로 했지만 처신이 깨끗하고 세상을 버린 때가 적절했다. 그런데 나는 이들과 다르다. 꼭 해야만 하는 것도 없고, 해서 안돠는 것도 없다."
9.
太師摯適齊, 亞飯干適楚, 三飯繚適蔡, 四飯缺適秦, 鼓方叔入於河, 播鼗武入於漢, 少師陽, 擊磬襄, 入於海.
대사지적제, 아반간적초, 삼반료적채, 사반결적진, 고방숙입어하, 파도무입어한, 소사양, 격경양, 입어해.
태사 지는 제나라로, 아반 간은 초나라로, 삼반 요는 채나라로, 사반 결은 진나라로, 북을 치는 방숙은 하내로, 작은 북을 흔드는 무는 한중으로, 소사 양과 경쇠를 치는 양은 섬으로 각각 돌아갔다.
* 태사(太師): 노(魯)나라 음악대장의 직책이름이다.
** 아반(亞飯), 삼반(三飯) 등: 식사할 때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들이다.
10.
周公謂魯公曰, "君子不弛其親, 不使大臣怨乎不以. 故舊無大故, 則不棄也. 無求備於一人!"
주공위노공왈, "군자불시기친, 불사대신원호불이. 고구무대고, 즉불기야. 무구비어일인!"
주공이 노공에게 말했다. "군자는 친척을 소홀히 대하지 않고, 써 주지 않는다고 대신들이 원망하게 하지도 않는다. 큰 잘못이 없는 한 오래 같이 한 사람을 버리지 않고, 한 사람이 모든 능력을 다 갖추기를 기대하지도 않는다."
11.
周有八士, 伯達, 伯适, 仲突, 仲忽, 叔夜, 叔夏, 季隨, 季騧.
주유팔사, 백달, 백괄, 중돌, 중홀, 숙야, 숙하, 계수, 계왜.
주나라에 8명의 선비가 있었다. 백달, 백괄, 중돌, 중홀, 숙야, 숙하, 계수, 계왜가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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