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음성군에서 서얼로 태어난 반석평(潘碩枰)은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한양 어느 이참판댁의 노비로 들어갔다. 노비였지만 어린 반석평은 몰래 공부를 했고, 그가 영특한 것을 안 이참판은 자기의 아들 이오성과 함께 학문을 가르쳤다.
그러나 노비로는 그의 재주를 살릴 수 없다고 생각한 이참판은 면천시켜 아들이 없던 부자인 반서린(潘瑞麟)에게 양자로 보냈다. 신분이 달라진 반석평은 중종 2년, 문과에 합격했다. 이어서 승진을 거듭한 그는 전라, 경상, 충청, 함경도 관찰사, 평안감사, 한성판윤을 거쳐 공조판서, 형조판서를 역임하고 지중추부사에까지 올랐다.
이렇게 성공한 반석평과는 반대로 이참판의 가문은 몰락했다. 아들 이오성은 과거에 번번이 실패하고 이참판이 죽자 가문은 더욱 기울었다. 어느 날 반석평이 형조판서일 때의 일이다. 거리를 지나다가 이오성이 거지꼴을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자 다가가 큰 절을 하며 인사했다. “어르신 저를 몰라보시겠습니까? 제가 옛날에 댁에 노비로 있던 반석평입니다.” 지금은 출세했지만 그 옛날의 은혜를 잊지 않았던 것이다. 반석평의 인품에 감동한 다른 대신들이 간곡하게 건의를 한 덕분에 중종은 이오성에게 사옹원(司饔院)(조선시대 임금의 식사와 대궐 안의 식사 공급에 관한 일을 관장하던 관청)의 벼슬자리를 내렸다. 사회적인 위치가 바뀌었다고 해서 무시하지 않고 예의를 갖추며 결과적으로 은혜를 갚은 반석평에게 이참판은 저승에서라도 크게 고마워하지 않았을까.
자기가 대우받은 기억은 잊어도 무시당한 기억은 잊지 못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있든 없든 잘하면 존경받는 리더가 된다.
[참고문헌] 이상각, 한국사인물열전,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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