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노트/CEO의 경영노트

히든챔피언(Hidden Champion)

어산(於山) 2018. 8. 30. 14:57


닭의 부리가 소의 꼬리보다 낫다. 이 말은 원래 사기(史記) 소진열전(蘇秦列傳)의 계구우후(鷄口牛後)에서 온 말로, 큰 조직의 말석을 차지하기보다 작은 조직의 우두머리가 되는 편이 더 좋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비즈니스의 세계에도 소의 꼬리에 못지않은 닭의 부리는 얼마든지 있다. 이른바 ‘히든챔피언’(Hidden Champion)이 그것이다. 히든챔피언은 독일의 헤르만 지몬(Hermann Simon)이 처음 사용한 용어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중소기업을 말한다. 히든챔피언은 기술력과 혁신을 바탕으로 시장지배력을 유지한다. 독일의 히든 챔피언들이 독일 전체수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작은 기업들의 전유물이라고 할 수 있는 용어로 ‘퍼스트 펭귄’(First Penguin)이 있다. 이는 불확실하고 위험한 상황에서 용기를 내 먼저 도전하는 자를 가리키며 카네기멜론대학의 랜디 포시(Randy Pausch)가 처음 썼다. 무리 생활하는 펭귄이 먹잇감을 구하러 바다에 뛰어들 때 바다표범 같은 포식자들이 두려워 머뭇거린다. 이때 가장 먼저 바다에 뛰어들어 다른 펭귄들이 따라 뛰어들도록 이끄는 펭귄을 퍼스트 펭귄이라고 한다.


심리학자 맥시밀리언 링겔만(Maximilien Ringelmann)은 줄다리기 실험에서 집단 구성원들의 기여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조사했다. 그는 힘을 측정하는 장치가 달린 줄을 설치한 뒤, 실험 참가자 각 개인의 당기는 힘을 측정했다. 다음에는 3명, 5명, 8명 등으로 구성원 수를 점차 늘려가며 집단 전체의 줄 당기는 힘을 측정했다. 개인의 힘의 크기를 100%라고 가정했을 때 구성원이 많아질수록 수치가 작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즉 집단의 줄 당기는 힘이 집단에 소속된 개인별 힘의 합계보다 작으며, 점점 더 그 격차가 커짐을 발견했다. 집단의 크기가 커질수록 도덕적 해이의 강도가 높아져 집단의 생산성이 점점 더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를 ‘링겔만 효과’(Ringelmann Eect)라고 한다. 작은 기업이 유리한 이유이다.


[참고문헌] 이한영, 너 이런 경제법칙 알아?, 21세기북스,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