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滕文公爲世子, 將之楚, 過宋而見孟子. 孟子道性善, 言必稱堯舜. 世子自楚反, 復見孟子. 孟子曰, “世子疑吾言乎? 夫道一而已矣. 成覵謂齊景公曰, '彼丈夫也, 我丈夫也, 吾何畏彼哉?’ 顔淵曰, '舜何人也? 予何人也? 有爲者亦若是.' 公明儀曰, ‘文王我師也, 周公豈欺我哉?' 今滕絶長補短, 將五十里也, 猶可以爲善國. 書曰, '若藥不暝眩, 厥疾不瘳.'"
등문공위세자, 장지초, 과송이견맹자. 맹자도성선, 언필칭요순. 세자자초반, 부견맹자. 맹자왈, "세자의오언호? 부도일이이의. 성간위제경공왈, '피장부야, 아장부야, 오하외피재?' 안연왈, '순하인야? 여하인야? 유위자역약시.' 공명의왈, '문왕아사야, 주공기기아재?' 금등절장보단, 장오십리야, 유가이위선국. 서왈, '약약불명현, 궐질불추.'"
등나라 문공이 세자가 되어 초나라로 가는 길에 송나라를 지나면서 맹자를 만났다. 맹자가 성선설을 논하면서, 말끝마다 요임금과 순임금을 얘기했다. 세자가 초나라에서 돌아오는 길에 다시 맹자를 만나자 맹자가 말했다. "세자는 제가 한 말을 의심합니까? 무릇 도는 하나입니다. 성간이 제나라 경공에 대해 '저 사람도 장부고 나도 장부인데, 내가 어찌 저 사람을 두려워하겠습니까?'라고 했습니다. 안연은 '순임금은 어떤 사람이고 나는 어떤 사람입니까? 도를 행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순임금과 같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공명의는 '문왕은 나의 스승입니다. 또 주공이 어찌 저를 속이겠습니까?'라고 했습니다. 오늘날 등나라는 긴 부분을 잘라 짧은 데 붙이면 사방이 거의 50리가 되는 나라입니다. 도를 실천한다면 오히려 선한 나라가 될 수 있습니다. <서경>에 있는 말입니다. '약을 먹어도 어지럽지 않다면, 그 병은 낫지 않는다.'"
* 성간(成覵): 제(齊)나라의 무사이다.
** 안연(顔淵): 공자의 제자 안회(顔回)이다.
*** 공명의(公明儀): 증자의 제자이자 노(魯)나라의 현인이다.
**** <서경> 상서(商書) 설명편(說明篇)에 나온다.
2.
滕定公薨, 世子謂然友曰, "昔者孟子嘗與我言於宋, 於心終不忘. 今也不幸至於大故, 吾欲使子問於孟子, 然後行事." 然友之鄒問於孟子. 孟子曰, "不亦善乎! 親喪固所自盡也. 曾子曰, ‘生事之以禮, 死葬之以禮, 祭之以禮, 可謂孝矣.' 諸侯之禮, 吾未之學也, 雖然, 吾嘗聞之矣. 三年之喪, 齊疏之服, 飦粥之食, 自天子達於庶人, 三代共之." 然友反命, 定爲三年之喪. 父兄百官皆不欲, 曰, "吾宗國魯先君莫之行, 吾先君亦莫之行也. 至於子之身而反之, 不可. 且志曰, ‘喪祭從先祖.’ 曰, '吾有所受之也.'"
등정공훙, 세자위연우왈, "석자맹자상여아언어송, 어심종불망. 금야불행지어대고, 오욕사자문어맹자, 연후행사." 연우지추문어맹자. 맹자왈, "불역선호! 친상고소자진야. 증자왈, '생사지이례, 사장지이례, 제지이례, 가위효의." 제후지례, 오미지학야, 수연, 오상문지의. 삼년지상, 자소지복, 전죽지식, 자천자달어서인, 삼대공지." 연우반명, 정위삼년지상. 부형백관개불욕, 왈, "오종국노선군막지행, 오선군역막지행야. 지어자지신이반지, 불가. 차지왈, '상제종선조.' 왈, '오유소수지야.'"
등나라 정공이 서거하자 세자가 연우에게 말했다. "예전에 맹자가 송나라에서 한 말을 마음 속에서 끝내 지워지지 않습니다. 이제 가장 큰 불행인 아버님이 돌아가셨으니 스승님께서 맹자에게 묻고 난 후에 장례를 치르고자 합니다." 연우가 추나라에 가서 물으니 맹자가 대답했다. "훌륭하지 않습니까! 어버이의 장례는 본래 극진해야 합니다. 증자는 '살아 계실 때 예법에 따라 섬기고, 돌아 가시면 예법에 따라 장례를 치르고, 제사를 지낼 때에도 예법에 따라 하면 효도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제후의 예법에 대해서는 제가 아직 배운 바가 없지만, 3년상을 치르는데 아랫 단을 꿰맨 삼베로 짠 거친 상복을 입고, 죽과 미음을 먹는 것은 천자로부터 백성에 이르기까지 하나라, 은나라, 주나라에서 모두 그렇게 한 것으로 들었습니다." 돌아온 연우의 보고를 듣고 세자가 3년상을 결정했는데, 집안의 어른들과 조정의 관료들이 모두 반대하며 말했다. "우리의 종주국인 노나라의 선대 왕들도 그렇게는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의 선대 왕들도 그렇게까지 하지 않았습니다. 왕께서 달리 함은 아니 됩니다. 또 기록에 의하면 장례와 제사는 선대 할아버지를 따른다고 했는데, 우리에게도 전통이 있습니다."
* 연우(然友): 세자의 스승이다.
謂然友曰, "吾他日未嘗學問, 好馳馬試劍. 今也父兄百官不我足也, 恐其不能盡於大事, 子爲我問孟子!" 然友復之鄒問孟子. 孟子曰, "然不可以他求者也. 孔子曰, ‘君薨, 聽於冢宰, 歠粥, 面深墨, 卽位而哭, 百官有司莫敢不哀, 先之也.' 上有好者, 下必有甚焉者矣. 君子之德風也, 小人之德草也. 草上之風必偃. 是在世子." 然友反命. 世子曰, "然, 是誠在我." 五月居廬, 未有命戒. 百官族人可, 謂曰知. 及至葬, 四方來觀之, 顔色之戚, 哭泣之哀, 弔者大悅.
위연우왈, "오타일미상학문, 호치마시검. 금야부형백관불아족야, 공기불능진어대사, 자위아문맹자!" 연우부지추문맹자. 맹자왈, "연불가이타구자야. 공자왈, "군훙, 청어총재, 철죽, 면심묵, 즉위이곡 백관유사 막감불애, 선지야.' 상유호자, 하필유심언자의. 군자지덕풍야, 소인지덕초야. 초상지풍필언. 시재세자." 연우반명. 세자왈, "연, 시성재아." 오월거려, 미유명계. 백관족인가, 위왈지. 급지장, 사방래관지, 안색지척, 곡읍지애, 조자대열.
세자가 연우에게 말했다. "내가 예전에 학문을 하지 않고 말 달리기와 칼 쓰기를 좋아했더니, 오늘날 집안의 어른들과 조정의 관료들이 나를 부족하게 여기니 큰 일에 극진하지 못할까 두렵습니다. 스승님이 저를 위해 맹자에게 물어봐 주십시오!" 연우가 추나라에 다시 가서 맹자에게 묻자 이렇게 말했다. "그럴수도 있겠습니다만, 예법이란 다른 사람으로부터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공자가 말했습니다. '왕이 서거하면 정사는 총재에게 위임해야 합니다. 세자가 죽을 먹으며, 매우 어두운 낯빛으로 상주의 자리에서 곡을 하면 모든 관료와 호상은 감히 슬퍼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슬퍼하기 때문이다.' 윗사람이 무언가를 좋아하면, 아랫 사람은 반드시 더 좋아하게 마련입니다. 군자의 덕이 바람이라면 소인의 덕은 풀과 같습니다. 풀 위에 바람이 불면 풀은 바람이 부는대로 흔들립니다. 그러므로 이는 세자에게 달려 있습니다." 연우가 돌아와 보고하니 세자가 말했다. "그렇군요. 정말이지 저에게 달려 있습니다." 그는 움막에서 다섯 달을 살면서, 그 동안 명령이나 훈계를 내리지 않았다. 모든 관료와 집안 어른들이 맞다고 하며, 세자가 예법을 안다고 말했다. 장례일에 이르러 사람들이 사방에서 조문 와 보더니 세자의 슬픈 안색과 애통한 곡소리에 크게 흡족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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