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有爲神農之言者許行, 自楚之滕, 踵門而告文公曰, "遠方之人聞君行仁政, 願受一廛而爲氓." 文公與之處. 其徒數十人, 皆衣褐, 捆屨, 織席以爲食. 陳良之徒陳相與其弟辛, 負耒耜而自宋之滕. 曰, "聞君行聖人之政, 是亦聖人也, 願爲聖人氓." 陳相見許行而大悅, 盡棄其學而學焉. 陳相見孟子, 道許行之言曰, "滕君則誠賢君也, 雖然, 未聞道也. 賢者與民並耕而食, 饔飧而治. 今也滕有倉廩府庫, 則是厲民而以自養也, 惡得賢?"
유위신농지언자허행, 자초지등, 종문이고문공왈, "원방지인문군행인정, 원수일전이위맹." 문공여지처. 기도수십인, 개의갈, 곤구, 직석이위식. 진량지도진상여기제신, 부뢰사이자송지등. 왈, "문군행성인지정, 시역성인야, 원위성인맹." 진상견허행이대열, 진기기학이학언. 진상견맹자, 도허행지언왈, "등군즉성현군야, 수연, 미문도야. 현자여민병경이식, 옹손이치. 금야증유창름부고, 즉시려민이이자양야, 오득현?"
신농씨를 숭배하는 허행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초나라에서 등나라로 와서 궁궐 문앞에서 문공에게 말했다. "왕께서 어진 정치를 한다는 말을 듣고 멀리서 왔습니다. 성 안에 땅을 주시면 왕의 백성이 되겠습니다." 이에 문공이 거처를 마련해 주었다. 따르는 사람이 수십명이나 되었는데, 모두 굵은 베옷을 입고, 신발도 만들고, 돗자리를 짜서 생계를 이었다. 진량의 무리인 진상과 그 동생 신도 쟁기와 같은 농기구를 지고 송나라에서 등나라로 가서 말했다. "성인의 정치를 베푼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왕도 성인이십니다. 성인의 백성이 되고 싶습니다." 진상이 허행을 만나보고 크게 기뻐하며, 그 동안 배운 유학을 버리고 허행을 따라 배웠다. 진상이 또 맹자를 만나서 허행의 말을 전파하려고 했다. "등나라의 왕은 정말이지 어진 임금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는 도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습니다. 어진 사람이라면 백성과 함께 농사를 짓고, 아침 저녁으로 밥을 같이 먹으며 나라를 다스려야 합니다. 그런데 오늘날의 등나라에는 양곡창고와 재물창고가 있습니다. 이는 백성들을 괴롭혀서 먹고 사는 것이니 어찌 어질다고 하겠습니까?"
孟子曰, "許子必種粟而後食乎?" 曰, "然." "許子必織布而後衣乎?" 曰, "否, 許子衣褐." "許子冠乎?" 曰, "冠." 曰, "奚冠?” 曰, "冠素." 曰, "自織之與?" 曰, "否, 以粟易之." 曰, "許子奚爲不自織?" 曰, "害於耕." 曰, "許子以釜甑爨, 以鐵耕乎?" 曰, "然." "自爲之與?" 曰, "否, 以粟易之.” “以粟易械器者, 不爲厲陶冶, 陶冶亦以其械器易粟者, 豈爲厲農夫哉? 且許子何不爲陶冶, 舍皆取諸其宮中而用之, 何爲紛紛然與百工交易? 何許子之不憚煩?" 曰, "百工之事固不可耕且爲也."
맹자왈, "허자필종속이후식호?" 왈, "연." "허자필직포이후의호?" 왈, "부, 허자의갈." "허자관호?" 왈, "관." 왈, "해관?" 왈, "관소." 왈, "자직지여?" 왈, "부, 이속역지." 왈, "허자해위불자직?" 왈, "해어경." 왈, "허자이부증찬, 이철경호?" 왈, "연." "자위지여?" 왈, "부, 이속역지." "이속역계기자, 불위려도야, 도야역이기계기역속자, 기위려농부재? 차허자하불위도야, 사개취저기궁중이용지, 하위분분연여백공교역? 하허자지불탄번?" 왈, "백공지사고불가경차위야."
맹자가 말했다. "허행은 반드시 곡식을 심고 거두어서 먹는가?" "그렇습니다." "허행은 반드시 베를 짜서 옷을 지어 입는가?" "아닙니다. 허행은 갈옷을 입습니다." "허행은 모지를 쓰는가?" "그렇습니다." "어떤 모자를 쓰는가?" "그저 소탈한 모자를 씁니다." "자기가 모자를 만드는가?" "아닙니다. 곡식을 주고 바꿉니다." 맹자가 물었다. "허행은 왜 자기가 모자를 만들지 않는가?" 진상이 대답했다. "농사에 방해가 됩니다." "허행은 솥과 시루에 밥을 짓는가? 쇠로 만든 농기구를 써서 밭을 가는가?" "그렇습니다." "솥과 시루와 농기구를 자기가 만드는가?" "아닙니다. 곡식을 주고 바꿉니다." "곡식을 주고 그릇이나 농기구를 바꾸는 것이 도공이나 대장장이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다. 도공이나 대장장이도 자신이 만든 그릇과 농기구를 주고 곡식을 바꾸는 것인데 어찌 농부를 괴롭히는 것인가? 허행은 왜 도공이나 대장장이의 일을 하지 않고 집안에서 만들어 쓰는 대신에 어찌 바쁘게 여러 장인들과 물건을 바꾸어 쓰는가? 허행은 어찌 번거로움을 꺼리지 않는가?" 진상이 말했다. "여러 장인들이 하는 일은 본래 농사를 지으면서 함께 할 수는 없습니다."
"然則治天下獨可耕且爲與? 有大人之事, 有小人之事. 且一人之身, 而百工之所爲備, 如必自爲而後用之, 是率天下而路也. 故曰, 或勞心, 或勞力, 勞心者治人, 勞力者治於人, 治於人者食人, 治人者食於人, 天下之通義也. 當堯之時, 天下猶未平, 洪水橫流, 氾濫於天下, 草木暢茂, 禽獸繁殖, 五穀不登, 禽獸偪人, 獸蹄鳥跡之道交於中國. 堯獨憂之, 擧舜而敷治焉. 舜使益掌火, 益烈山澤而焚之, 禽獸逃匿. 禹疏九河, 瀹濟漯而注諸海, 決汝漢, 排淮泗而注之江, 然後中國可得而食也. 當是時也, 禹八年於外, 三過其門而不入, 雖欲耕, 得乎?
"연즉치천하 독가경차위여? 유대인지사, 유소인지사. 차일인지신, 이백공지소위비, 여필자위이후용지, 시솔천하이로야. 고왈, 혹노심, 혹노력, 노심자치인, 노력자치어인, 치어인자식인, 치인자식어인, 천하지통의야. 당요지시, 천하유미평, 홍수횡류, 범람어천하, 초목창무, 금수번식, 오곡부등, 금수핍인, 수제조작지도교어중국. 요독우지, 거순이부언. 순사익장화, 익렬산택이분지, 금수도닉. 우소구하, 약제탑이주제해, 결여한, 배회사이주지강, 연후중국가득이식야. 당시시야, 우팔년어외, 삼과기문이불입, 수욕경, 득호?
이에 맹자가 말했다. "그렇다면 세상을 다스리는 일만큼은 농사를 지으면서 함께 할 수 있겠는가? 세상에는 대인이 할 일과 소인이 할 일이 따로 있는 법이다. 또 어떤 사람은 여러 분야의 장인들이 하는 일을 혼자서 할 수도 있다. 그런데 만일 모든 물건을 반드시 자기가 직접 만들어 써야 한다면 이는 세상의 모든 백성들을 길에 내모는 것과 같다. 그래서 말하기를, 어떤 사람은 정신적으로 일하고 어떤 사람은 육체적으로 일하는데, 정신적으로 일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을 다스리고 육체적으로 일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다스림을 받는다고 했다. 다른 사람에게 다스림을 받으면 그 사람들을 먹여 살리고, 다른 사람을 다스리는 사람은 그 사람들에게 얻어 먹는 것이 세상에서 통하는 의로움이다. 요임금이 나라를 다스리던 때에는 세상이 아직 제대로 정리되지 않아서, 큰 물난리가 나면 천하에 범람하여 풀과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고 짐승들이 번성했다. 그 결과 다섯 가지 곡식이 모두 자라지 못하고, 짐승들이 사람들을 괴롭히니 나라 안에 짐승의 발자국과 새의 발자국이 무수했다. 요임금이 혼자서 이를 걱정하다가 순을 등용하여 치수를 맡겼다. 순임금이 익에게 불을 관리하도록 시키자, 익이 산과 늪에 불을 질렀다. 그러자 짐승들이 도망쳐 달아났다. 우임금이 황하의 아홉 개 지류를 통하게 하고, 제수와 탑수가 바다로 흐르게 하고, 여수와 한수의 둑을 트고, 회수와 사수는 양자강으로 흐르게 만들었다. 그제서야 백성들이 양식을 구해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우임금은 그 동안 8년이나 밖에 나와 있으며 자기 집 앞을 세 번이나 지나면서도 들어가지 못했는데, 아무리 농사를 짓고자 해도 할 수 있었겠는가?
后稷敎民稼穡, 樹藝五穀, 五穀熟而民人育. 人之有道也, 飽食煖衣逸居而無敎, 則近於禽獸. 聖人有憂之, 使契爲司徒, 敎以人倫, 父子有親, 君臣有義, 夫婦有別, 長幼有序, 朋友有信. 放勳曰, '勞之來之, 匡之直之, 輔之翼之, 使自得之, 又從而振德之.' 聖人之憂民如此而暇耕乎? 堯以不得舜爲己憂, 舜以不得禹皐陶爲己憂. 夫以百畝之不易爲己憂者, 農夫也. 分人以財謂之惠, 敎人以善謂之忠, 爲天下得人者謂之仁. 是故以天下與人易, 爲天下得人難.
후직교민가색. 수예오곡, 오곡숙이민인육. 인지유도야, 포식난의일거이무교, 즉근어금수. 성인유우지, 사설위사도, 교이인륜, 부자유친, 군신유의, 부부유별, 장유유서, 붕우유신. 방훈왈, '노지래지, 광지직지, 보지익지, 사자득지, 우종이진덕지.' 성인지우민여차이가경호? 요이부득순위기우, 순이부득우고요위기우. 부이백무지불이위기우자, 농부야. 분인이재위지혜, 교인이선위지충, 위천하득인자위지인. 시고이천하여인이, 위천하득인난.
후직이 백성들에게 곡식을 심고 수확하는 일을 가르쳤다. 다섯 가지 곡식을 심고 기르니 무르익어 백성들이 먹고 살았다. 사람에게는 도가 있는데, 배부르게 먹고 따뜻하게 입고 집에서 편안하게 사면서 배우지 못하면 짐승에 가깝다. 성인이 이를 우려해서 설을 사도로 임명하고 인륜에 대해 가르쳤다. 부자는 친하고, 군신은 의리가 있고, 부부는 구별이 있고, 어른과 아이는 차례가 있고, 친구 사이에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요임금의 말이다. '힘든 백성들을 위로하고 찾아오게 하며, 바로잡고 정직하게 하며, 도와주고 감싸주며, 스스로 인간성을 가지도록 해라. 이와 같이 백성을 구제하고 덕을 베풀어라.' 성인이 백성들을 걱정하는 바가 이와 같은데도 농사 지을 겨를이 있겠는가? 요임금은 순을 얻지 못해 걱정하고, 순임금은 우와 고요를 얻지 못해 걱정했다. 자기가 관리하는 100묘의 밭에 농사를 잘 짓지 못할까 걱정하는 사람은 농부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재물을 나누어주는 것을 은혜라고 하고, 선함으로 사람들을 가르치는 것을 충이라고 하고, 천하를 위해 사람을 얻는 것을 인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천하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기는 쉬워도 천하를 위해 사람을 얻기는 어렵다.
* 후직(后稷): 요임금 때 농사를 담당하던 벼슬의 명칭이다.
** 사도(司徒): 교육을 담당하던 벼슬의 명칭이다.
*** 방훈(放勳): 요임금의 이름으로 성은 이기(伊祁)이다.
**** 고요(皐陶): 순임금의 신하로 형법과 교육을 담당했다.
孔子曰, '大哉堯之爲君! 惟天爲大, 惟堯則之, 蕩蕩乎民無能名焉! 君哉舜也! 巍巍乎有天下而不與焉!' 堯舜之治天下, 豈無所用心哉? 亦不用於耕耳. 吾聞用夏變夷者, 未聞變於夷者也. 陳良, 楚産也, 悅周公仲尼之道, 北學於中國. 北方之學者, 未能或之先也. 彼所謂豪傑之士也. 子之兄弟事之數十年, 師死而遂倍之! 昔者孔子沒, 三年之外, 門人治任將歸, 入揖於子貢, 相嚮而哭, 皆失聲, 然後歸. 子貢反, 築室於場, 獨居三年, 然後歸. 他日, 子夏子張子游以有若似聖人, 欲以所事孔子事之, 强曾子.
공자왈, '대재요지위군! 유천위대, 유요칙지, 탕탕호민무능명언! 군재순야! 외외호유천하이불여언!' 요순지치천하, 기무소용심재? 역불용어경이. 오문용하변이자, 미문변어이자야. 진량, 초산야, 열주공중니지도, 북학어중국. 북방지학자, 미능혹지선야. 피소위호걸지사야. 자지형제사지수십년, 사사이수배지! 석자공자몰, 삼년지외, 문인치임장귀, 입읍어자공, 상향이곡, 개실성, 연후귀. 자공반, 축실어장, 독거삼년, 연후귀. 타일, 자하자장자유이유약사성인, 욕이소사공자사지, 강증자.
공자의 말이다. '요임금의 정치는 위대했다! 위대한 것은 오직 하늘뿐으로 요임금이 하늘을 본받았으니 넓고도 넓어서 뭐라고 부를 수가 없구나! 순임금의 정치는 아름다웠다! 높고 높아서 천하를 소유해도 관여하지 않다니!' 요임금과 순임금이 천하를 다스리면서 어찌 마음이 쓰이지 않았겠는가? 다만 직접 농사짓는 것에는 마음을 쓰지 않았다는 말이다. 나는 하나라가 오랑캐를 변화시켰다는 말은 들었어도 반대로 오랑캐가 하나라를 변화시켰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진량은 초나라 출신으로 주공과 공자의 도를 좋아해서 북쪽으로 와 나라 안에서 공부했는데, 북방의 어떤 학자도 그를 능가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그를 호걸의 선비라고 불렀다. 당신의 진상 형제가 스승 진량을 섬기면서 수십년이 흘러 스승이 죽자 그를 배반한 것이다. 옛날에 공자가 돌아가신 때에는 3년상을 치른 후에 문인들이 보따리를 꾸려 돌아가려고 했다. 자공에게 절하고 서로 마주보고 목이 쉬도록 곡을 하고 난 뒤에서야 비로소 돌아갔다. 자공은 마당에 집을 짓고 혼자서 3년을 더 머문 뒤에 돌아갔다. 후에 자하, 자장과 자유가 유약이 공자와 비슷하다고 하며, 공자를 섬기던 것처럼 유약을 섬기자고 증자에게 강권했다.
* 유약(有若): 유자라고 부르는 공자의 제자이다. 모습이 공자와 매우 닮았다고 한다.
曾子曰, '不可, 江漢以濯之, 秋陽以暴之, 皜皜乎不可尙已.' 今也南蠻鴃舌之人, 非先王之道, 子倍子之師而學之, 亦異於曾子矣. 吾聞出於幽谷遷於喬木者, 未聞下喬木而入於幽谷者. 魯頌曰, '戎狄是膺, 荊舒是懲.' 周公方且膺之, 子是之學, 亦爲不善變矣." "從許子之道, 則市價不貳, 國中無僞, 雖使五尺之童適市, 莫之或欺. 布帛長短同, 則賈相若, 麻縷絲絮輕重同, 則賈相若, 五穀多寡同, 則賈相若, 屨大小同, 則賈相若." 曰, "夫物之不齊, 物之情也, 或相倍蓰, 或相什百, 或相千萬. 子比而同之, 是亂天下也. 巨屨小屨同賈, 人豈爲之哉? 從許子之道, 相率而爲僞者也, 惡能治國家?"
증자왈, '불가, 강한이탁지, 추양이폭지, 호호호불가상이.' 금야남만격설지인, 비선왕지도, 자배자지사이학지, 역이어증자의. 오문출어유곡천우교목자, 미문하교목이입어유곡자. 노송왈, '융적시응, 형서시징.' 주공방차응지, 자시지학, 역위불선변의." "종허자지도, 즉시가불이, 국중무위, 수사오척지동적시, 막지혹사. 포백장단동, 즉가상약, 마루사거경중동, 즉가상약, 오곡다과동, 즉가상약, 구대소동, 즉가상약." 왈, "부물지불제, 물지정야, 혹상배사, 혹상십백, 혹상천만. 자비이동지, 시란천허야. 거구소구동가, 인개위지재? 종허자지도, 상솔이위위자야, 오능치국가?"
증자가 말하기를, '안 된다. 공자의 덕은 양자강의 물과 한수의 물로 씻어 가을 볕에 말린 것처럼 매우 희고 밝아서 더할 나위가 없다.'고 했다. 오늘날 남만의 왜가리같은 소리를 하는 허행은 선왕의 도를 따르지 않는다. 그런데도 당신은 스승 진량을 배반하고 허행에게서 배우고 있으니, 이 또한 증자에게서 배운 것과 달리 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깊은 산골짜기에서 나와 키 큰 나무로 옮긴다는 말은 들었어도, 키 큰 나무에서 내려와 깊은 산 골짜기로 들어간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시경> 노송편에 '융과 적을 응징하고 형과 서를 평정한다.'는 구절이 있다. 주공도 이와 같이 적을 응징했는데, 당신은 오히려 배우고 있으니 좋지 않은 쪽으로 변한 것이다." 맹자가 계속해서 말했다. "허행의 도를 따르면, 물건의 가격이 서로 다르지 않고 나라 안에서 거짓말을 할 수 없으므로 아무리 어린 아이가 시장에 가더라도 누구도 속일 수가 없다. 베와 비단이 길이가 같다고 해서 값이 같고, 삼실과 명주실과 솜이 무게가 같다고 해서 값이 같고, 오곡의 양이 같다고 해서 값이 같고, 신발의 크기가 같다고 해서 값이 같을 것이다. 무릇 물건의 값이 다른 것은 물건의 본성에 따른 것이다. 2배나 5배가 되기도 하고, 10배, 100배, 1,000배, 10,000배가 되기도 한다. 그대가 이들 모두를 놓고 같은 값을 메기면 천하가 어지럽게 될 것이다. 큰 신과 작은 신의 값이 같다면 누가 큰 신을 만들겠는가? 허행의 도를 따른다면 서로 서로 거짓말을 하게 될 것인데, 이래서야 어떻게 나라를 다스리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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