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孟子爲卿於齊, 出弔於滕, 王使蓋大夫王驩爲輔行. 王驩朝暮見, 反齊滕之路, 未嘗與之言行事也. 公孫丑曰, "齊卿之位, 不爲小矣, 齊滕之路, 不爲近矣, 反之而未嘗與言行事, 何也?" 曰, "夫旣或治之, 予何言哉?"
맹자위경어제, 출조어등, 왕사합대부왕환위보행. 왕환조모견, 반제등지로, 미상여지언행사야. 공손추왈, "제경지위불위소의, 제등지로, 불위근의, 반지이미상여언행사, 하야?" 왈, "부기혹치지, 여하언재?"
맹자가 제나라에서 경의 벼슬을 할 때 등나라에 조문을 가는데, 왕이 합 지역의 대부 왕환에게 부사로 수행하도록 했다. 왕환은 조석으로 만났지만 돌아오는 길에서도 맹자는 일에 관해 한 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공손추가 말했다. "제나라의 경이라는 자리는 작지 않습니다. 또 제나라와 등나라 사이는 가깝지도 않습니다. 돌아오면서까지 아직도 그와 일에 대해 한 마디도 나누지 않는데 왜 그렇습니까?" 맹자의 대답이다. "그가 이미 알아서 다 했는데 내가 무슨 말을 하겠는가?"
7.
孟子自齊葬於魯, 反於齊, 止於嬴. 充虞請曰, "前日不知虞之不肖, 使虞敦匠事. 嚴, 虞不敢請. 今願竊有請也, 木若以美然." 曰, "古者棺槨無度, 中古棺七寸, 槨稱之. 自天子達於庶人, 非直爲觀美也, 然後盡而人心. 不得, 不可以爲悅, 無財, 不可以爲悅. 得之爲有財, 古之人皆用之, 吾何爲獨不然? 且比化者無使土親膚, 於人心獨無恔乎? 吾聞之也, 君子不以天下儉其親."
맹자자제장어노, 반어제, 지어영. 충우청왈, "전일부지우지불초, 사우돈장사. 엄, 우불감청. 금원절유청야, 목약이미연." 왈, "고자관곽무도, 중고관칠촌, 곽칭지. 자천자달어서인, 비직위관미야, 연후진이인심. 부득, 불가이위열, 무재, 불가이위열. 득지위유재, 고지인개용지, 오하위독불연? 차비화자무사토친부, 어인심독무교호? 오문지야, 군자불이천하검기친."
맹자가 노나라에 가서 모친상을 치르고 제나라로 돌아오면서 영 지역에서 묵었다. 충우가 말하기를, "전에 스승님께서 저의 어리석음을 모르고 저에게 관과 곽을 만드는 일을 시키셨습니다. 그 때는 제가 감히 말씀드리지 못해는데, 이제 삼가 여쭙니다. 너무 좋은 나무를 쓰셨습니다."라고 했다. 맹자의 대답이다. "옛날에는 관과 곽의 규격이 따로 없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관의 두께를 7촌으로 하고, 곽을 관에 맞도록 만들어서 천자부터 일반 백성에 이르기까지 같이 적용했다. 이는 단지 보기에 좋아서만 아니라 사람들이 그렇게 함으로써 마음을 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벼슬이 없어서 그리 하지 못하면 만족스럽지 않고, 재력이 없어도 만족스럽게 할 수 없다. 옛날 사람들이 벼슬도 있고 재력도 있으면 모두 그렇게 하였는데, 왜 나만 아니 하겠느냐? 또한 돌아가신 분의 몸에 흙이 바로 닿지 않게 한다면 마음속으로 만족스럽지 않겠느냐? 내가 들은 바로는, 군자는 세상 사람들의 눈을 의식해서 자신의 부모에게 아껴서는 안된다고 했다."
* 충우(充虞): 맹자의 제자이다.
8.
沈同以其私問曰, "燕可伐與?" 孟子曰, “可, 子噲不得與人燕, 子之不得受燕於子噲. 有仕於此, 而子悅之, 不告於王而私與之吾子之祿爵, 夫士也, 亦無王命而私受之於子, 則可乎? 何以異於是?" 齊人伐燕. 或問曰, "勸齊伐燕, 有諸?" 曰, "未也, 沈同問‘燕可伐與?', 吾應之曰, '可', 彼然而伐之也. 彼如曰, ‘孰可以伐之?’ 則將應之曰, ‘爲天吏, 則可以伐之.’ 今有殺人者, 或問之曰, '人可殺與?' 則將應之曰, '可.' 彼如曰, '孰可以殺之?' 則將應之曰, '爲士師, 則可以殺之.' 今以燕伐燕, 何爲勸之哉?"
심동이기사문왈, "연가벌여?" 맹자왈, "가, 자쾌부득여인연, 자지부득수연어자쾌. 유사어차, 이자열지, 불고어왕이사여지오자지록작, 부사야, 역무왕명이사수지어자, 즉가호? 하이이어시?" 제인벌연. 혹문왈, "권제벌연, 유저?" 왈, "미야, 심동문'연가벌여?', 오응지왈, '가', 피연이벌지야. 피여왈, '숙가이벌지?' 즉장응지왈, '위천리, 즉가이벌지.' 금유살인자, 혹문지왈, '인가살여?' 즉장응지왈, '가.' 피여왈, '숙가이살지?' 즉장응지왈, '위사사, 즉사이살지.' 금이연벌연, 가위근지재?"
심동이 사사로이 질문했다. "연나라를 쳐도 됩니까? " 맹자가 말했다. "됩니다. 자쾌는 다른 사람에게 연나라를 물려주면 안 됩니다. 자지도 자쾌에게서 연나라를 받으면 안 됩니다. 여기 한 선비가 있는데, 당신이 그 사람을 좋아해서 왕에게 알리지도 않고 당신의 벼슬을 주고, 그 선비도 왕의 명령을 받지 않고 당신에게 개인적으로 벼슬을 받는 것이 가능합니까? 이와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결국 제나라는 연나라를 정벌했는데, 이에 어떤 사람이 물었다. "선생께서 제나라에게 연나라를 정벌하라고 권했다고 하던데 그렇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그건 아닙니다. 심동이 '연나라를 쳐도 됩니까?'라고 묻기에, 내가 '됩니다.'라고 대답했는데, 그 사람들이 연나라를 정벌했습니다. 만일 '누가 연나라를 칠 수 있습니까?'라고 물었다면 '하늘의 관리라면 칠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하려고 했습니다. 지금 살인자가 있다고 합시다. 어떤 사람이 묻기를 '죽일 수 있습니까?'라고 한다면, '죽일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누가 죽일 수 있습니까?'라고 묻는다면 '사사 벼슬에 있는 사람이 죽일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지금 연나라(*제나라를 뜻한다.)가 연나라를 치는데, 내가 어찌 권하겠습니까?"
* 심동(沈同): 제(제)나라의 신하이다.
** 자쾌(子噲): 연(燕)나라의 왕이다.
*** 자지(子之): 자쾌의 신하이다.
9.
燕人畔. 王曰, "吾甚慙於孟子." 陳賈曰, "王無患焉. 王自以爲與周公孰仁且智?” 王曰, "惡! 是何言也!" 曰, "周公使管叔監殷, 管叔以殷畔, 知而使之, 是不仁也, 不知而使之, 是不智也. 仁智, 周公未之盡也, 而況於王乎? 賈請見而解之." 見孟子, 問曰, "周公何人也?” 曰, "古聖人也." 曰, "使管叔監殷, 管叔以殷畔也, 有諸?" 曰, "然.” 曰, "周公知其將畔而使之與?" 曰, "不知也." "然則聖人且有過與?” 曰, "周公弟也, 管叔兄也. 周公之過, 不亦宜乎? 且古之君子, 過則改之, 今之君子, 過則順之. 古之君子, 其過也, 如日月之食, 民皆見之, 及其更也, 民皆仰之. 今之君子, 豈徒順之, 又從而爲之辭."
연인반. 왕왈, "오심참어맹자. "진고알, "왕무환언. 왕자이위여주공숙인차지?" 왕왈, "오! 시하언야!" 왈, "주공사관숙감은, 관숙이은반, 지이사지, 시불인야, 부지이사지, 시부지야. 인지, 주공미지진야, 이황어왕호? 고청견이해지." 견맹자, 문왈, "주공하인야?" 왈, "고성인야." 왈, "사관숙감은, 관숙이은반야, 유저?" 왈, "연." 왈, "주공지기장반이사지여?" 왈, "부지야." "연즉성인차유과여?" 왈, "주공제야, 관숙형야. 주공지과, 불역의호? 차고지군자, 과즉개지, 금지군자, 과즉순지. 고지군자, 기과야, 여일월지식, 민개견지, 급기경야, 민개앙지. 금지군자, 기도순지, 우종위지사."
연나라 사람들이 배반하자 제나라 선왕이 말했다. "내가 맹자에게 심히 부끄럽다." 이에 진고가 말했다. "왕께서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왕과 주공 중에서 누가 더 어질고 지혜롭겠습니까?" 왕이 말했다. "아! 이게 무슨 말이오?" 진고가 다시 말했다. "주나라가 은나라를 멸망시킨 뒤에 주공이 관숙에게 은나라 사람들을 감시하도록 했는데, 관숙은 은나라 사람들과 함께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만일 반란을 일으킬지 알고도 그 일을 시켰다면 어질지 못하고, 모르고 시켰다면 지혜롭지 않은 것입니다. 어질고 지혜로운 것이라면 주공조차도 부족함이 있는데, 하물며 왕께서는 어떻겠습니까? 제가 맹자를 만나 설명하겠습니다." 진고가 맹자를 만나 물었다. "주공은 어떤 사람입니까?" 맹자의 대답이다. "옛날의 성인입니다." 그러자 진고가 말했다. "주공이 관숙에게 은나라 사람들을 감시하도록 했는데, 관숙은 은나라 사람들과 함께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그렇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진고가 다시 말했다. "반란을 일으킬지 알고도 시켰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모릅니다." 이에 진고가 말했다. "성인도 역시 잘못할 때가 있습니까?" 맹자의 대답이다. "주공은 동생이고 관숙은 형이니 설마 반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주공이 잘못 생각한 것이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또한 옛날에는 군자에게 잘못이 있으면 고쳤지만, 오늘날의 군자는 잘못이 있어도 그대로 계속합니다. 옛날의 군자에게 허물은 일식이나 월식과 같아서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었습니다. 잘못이 있으면 고치니 사람들이 군자를 존경했습니다. 오늘날의 군자는 잘못이 있어도 고치지 않고 그대로 계속할 뿐만 아니라 변명까지 합니다."
* 진고(陳賈): 제(齊)나라의 대부이다.
** 관숙(管叔): 주나라 문왕(文王)의 셋째 아들. 둘째 무왕(武王)의 동생이자 넷째 주공(周公)의 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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