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반가팔수(八反歌八首)
幼兒或詈我, 我心覺歡喜, 父母嗔怒我, 我心反不甘, 一歡喜一不甘, 待兒待父心何懸, 勸君今日逢親怒, 也應將親作兒看.
유아혹리아, 아심각환희, 부모진노아, 아심반불감, 일환희일불감, 대아대부심하현, 권군금일봉친노, 야응장친작아간.
어린 자식이 혹 나를 꾸짖으면 기뻐하고, 부모가 내게 화을 내면 오히려 달갑지 않게 여긴다. 하나는 기뻐하고 하나는 달갑지 않으니, 아이와 어버이를 대하는 마음이 어찌 이리도 다른가? 그대에게 권한다. 오늘 어버이가 화를 내시거든 어린 자식에게 꾸지람을 들을 때와 같이 해라.
兒曹出千言, 君聽常不厭, 父母一開口, 便道多閑管, 非閑管親掛牽, 皓首白頭多諳練, 勸君敬奉老人言, 莫敎乳口爭長短.
아조출천어, 군청상불엄, 부모일개구, 변도다한관, 비한관친괘견, 호수백두다암련, 권군경봉노인언, 막교유구쟁장단.
어린 자식들은 천 마디의 말을 하지만 언제나 듣기 싫지 않고, 어버이는 한번만 말을 해도 잔소리를 많이 한다고 한다. 잔소리가 아니라 걱정이 돼서 그런 것이다. 흰 머리가 되도록 오래 살았으니 아는 것이 많기 마련이다. 그대에게 권한다. 노인의 말을 공경하여 받들고, 젖내 나는 입으로 옳고 그름을 다투지 말라.
幼兒尿糞穢, 君心無厭忌, 老親涕唾零, 反有憎嫌意, 六尺軀來何處, 父精母血成汝體, 勸君敬待老來人, 壯時爲爾筋骨敝.
유아뇨분예, 군심무염기, 노친체타영, 반유증혐의, 육척구래하처, 부정모혈성여체, 권군경대노래인, 장시위이근골폐.
어린 자식의 오줌과 똥은 더러워도 싫어하거나 꺼리는 마음이 없는데, 늙은 어버이의 눈물과 침은 도리어 미워하고 싫어하는 생각이 든다. 그대의 몸이 어디서 왔는가? 아버지의 정기와 어머니의 피가 그대의 몸을 이루었노라. 그대에게 권한다. 늙어가는 사람을 공경하며 대접해라. 젊은 시절에 그대를 위하여 살과 뼈가 닳도록 애쓰셨다.
看君晨入市, 買餠又買餻, 少聞供父母, 多說供兒曹, 親未啖兒先飽, 子心不比親心好, 勸君多出買餠錢, 供養白頭光陰少.
간군신입시, 매병우매고, 소문공부모, 다설공아조, 친미담아선포, 자심불비친심호, 권군다출매병전, 공양백두광음소.
그대가 새벽에 시장에 들어가서 떡과 경단을 사는 것을 보았는데, 부모에게 드린다는 말은 별로 못 듣고 자식들에게 준다는 말만 많이 들었다. 어버이는 아직 먹지도 않았는데 아이가 먼저 배 부르니, 자식의 마음은 부모가 좋아하는 것에 비하지 못한다. 그대에게 권한다. 자식들 떡 살 돈으로 늙은 어버이를 잘 모셔라. 세월은 짧다.
市間賣藥肆, 惟有肥兒丸, 未有壯親者, 何故兩般看, 兒亦病親亦病, 醫兒不比醫親症, 割股還是親的肉, 勸君亟保雙親命.
시간매약사, 유유비아환, 미유장친자, 하고량반간, 아역병친역병, 의아불비의친증, 할고환시친적육, 권군극보쌍친명.
시장의 약방에는 오직 아이들 키우는 약만 있고, 어버이를 건강하게 하는 약은 없으니 무슨 까닭으로 이런 차이가 있는가? 아이나 어버이나 병들기는 마찬가지인데, 아이의 병을 고치는 것이 어버이의 병을 고치는 것에 비할 수 없다. 다리를 베더라도 또한 어버이가 물려준 살이다. 그대에게 권한다. 빨리 어버이의 건강을 지키도록 해라.
富貴養親易, 親常有未安, 貧賤養兒難, 兒不受饑寒, 一條心兩條路, 爲兒終不如爲父, 勸君兩親如養兒, 凡事莫推家不富.
부귀양친이, 친상유미안, 빈천양아난, 아불수기한, 일조심량조로, 위아종불여위부, 권군양친여양아, 범사막추가불부.
부귀하면 어버이를 봉양하기 쉬운데도 불구하고 어버이는 항상 미안해하고, 가난하고 천하면 자식들을 키우기 어려운데도 자식들은 배고프고 추운 것을 받아 들이지 않는다. 마음은 한 가지이지만 길은 두 갈레이니, 자식을 위하는 것이 결국에는 어버이를 위함만 못하다. 그대에게 권한다. 어버이를 자식 키우듯이 하고, 모든 일에 집이 부유하지 못한 탓이라고 핑계를 대지 마라.
養親只二人, 常與兄弟爭, 養兒雖十人, 君皆獨自任, 兒飽暖親常問, 父母饑寒不在心, 勸君養親須竭力, 當初衣食被君侵.
양친지이인, 상여형제쟁, 양아난십인, 군개독자임, 아포난친상문, 부모기한부재심, 권군양친수갈력, 부초의식피군침.
어버이를 봉양하는 문제는 단 두 분에 불과해도 형제가 늘 서로 다투고, 자식을 키우는 것은 비록 열 명이라도 모두 혼자 다 한다. 어버이는 항상 아이가 배 부르고 따뜻한지 묻지만, 부모가 배 고프고 추운 것은 자식들 안중에 없다. 그대에게 권한다. 모름지기 어버이 봉양에 힘을 다해라. 어버이는 애당초 그대를 위해 입을 것도, 먹을 것도 희생하셨다.
親有十分慈, 君不念其恩, 兒有一分孝, 君就揚其名, 待親暗待子明, 誰識高堂養子心, 勸君漫信兒曹孝, 兒曹親子在君身.
친유십분자, 군불념기은, 아유일분효, 군취양기병, 대친암대자명, 수식고당양자심, 권군만신나조효, 아조친자재군신.
어버이는 충분히 자애로워도 자식은 그 은혜를 생각하지 않고, 자식이 조금만 효도를 해도 부모는 그 이름을 세상에 널리 알리려고 한다. 어버이를 섬기는 것은 어둡고 자식을 대하는 것은 밝으니, 누가 어버이의 자식 키우는 마음을 알아주겠는가? 그대에게 권한다. 자식들의 효도를 기대하지 말라. 그대는 자식들의 어버이인 동시에 부모에게는 자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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