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정요(貞觀政要)
정관정요는 서기 626년부터 649년까지 23년간 당나라의 황제로 제위한 태종 이세민(李世民)의 정치철학을 담은 책으로, 군주의 도리와 인재 등용 등에 관한 치세술(治世術)의 명저로 알려져 있다. 태종은 우리에게는 고구려를 침략한 악의 무리이지만 중국에서는 역사상 가장 뛰어난 황제라고 불리며, 연호가 정관이었으므로 태평성대를 이룩한 태종의 치세를 가리켜 '정관지치(貞觀之治)'라고 칭한다. 이러한 선정은 그의 뛰어난 용인술에 기인한다. 그는 쓸만한 인재라고 판단되면 정치적 입장이나 과거의 관계를 개의치 않고 등용해서 활용했다. 이 책의 제목 정요는 정치의 요체라는 뜻으로 10권 40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를 보좌했던 위징(魏徵), 방현령(房玄齡), 두여회(杜如晦), 왕규(王珪) 등45명의 신하와 태종이 나눈 이야기를 책문(策問), 쟁간(爭諫), 의론(議論), 주소(奏疏)로 나누어 편찬했다. 각 권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2권: 임현(任賢), 구간(求諫), 납간(納諫) (어진 관리의 임명과 간언의 중요성)
제3권: 군신감계(君臣鑒戒), 택관(擇官), 논봉건(論封建) (군주와 신하가 거울로 삼아야 할 계율, 관리 선발, 봉건제)
제4권: 보필(輔弼), 직언간쟁(直言諫諍), 흥폐(興廃), 구미(求媚) (태자와 여러 왕들이 경계할 것)(초진본)
제5권: 논인의(論仁義), 논충의(論忠義), 논효우(論孝友), 논공평(論公平), 논계신(論誠信) (인(仁), 충(忠), 효(孝), 신(信) 및 공평함)
제6권: 논검약(論檢約), 논겸양(論謙讓), 논인측(論仁惻), 신소호(愼所好), 신언어(愼言語), 두참영(杜讒佞), 논회과(論悔過), 논사종(論奢縦), 논탐비(論貪鄙) (절약과 사치, 겸양 등)
제7권: 숭유학(崇儒學), 논문사(論文史), 논예학(論禮學) (유학, 문학, 역사)
제8권: 무농(務農), 논형법(論刑法), 논사령(論赦令), 논공헌(論貢獻), 변흥망(弁興亡) (백성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농업, 형법, 부역, 세금 등)
제9권: 의정벌(議征伐), 의안변(議安辺) (국외적인 문제인 정벌과 변방 안정책)
제10권: 논행행(論行幸), 논전렵(論畋獵), 논상서(論祥瑞), 논재이(論災異), 논신종(論愼終) (군주의 순행이나 사냥 등)
이 책에 인용된 역사적 사건은 대부분 그것이 일어난 때와 함께 그러한 논의가 이루어진 해까지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대부분 문답 형식으로 평이하게 서술되었으나 상소문은 대체로 경전에 있는 어구를 많이 인용하고 미사여구를 사용하여 난해한 부분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