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老子)는 누구인가?
<도덕경>의 저자이자 도가(道家)의 창시자인 노자에 대해서는 기록이 거의 없다. 언제 태어났는지, 부모는 누구인지, 언제 죽었는지에 대해 확실하게 전해지는 바가 없다. 다만, <사기>에 의하면 주(周)나라(BC 1111년경~BC255)가 쇠퇴하던 춘추시대에 남부 초(楚)나라의 고현(古縣) 여향(麗鄕) 곡인리(曲仁里)에서 태어났으며, 성은 이(李), 이름은 이(耳), 자는 담(聃)이며, 주나라 왕실 도서관인 수장실(守藏室)의 사서를 지냈다. 덕분에 노자는 수많은 책을 접하게 되고, 세상에 대해 깊은 이해를 할 수 있었던 것으로 믿어진다.
사마천(司馬遷)에 따르면 공자(孔子)(BC551-BC479)가 한 번은 노자를 찾아가 만났는데, 노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그대가 인용한 말과 의견은 대부분 옛사람들의 것입니다. 옛사람들은 이미 죽어서 뼈조차 흙이 되었고, 다만 몇 마디 말만 맴돌고 있을 뿐입니다. 군자는 때를 만나면 뜻을 이루지만, 그렇지 못하면 고난의 길을 가게 됩니다. 훌륭한 학식과 재능은 깊이 감추어져 있어 텅 빈 것과 같습니다. 군자의 덕망도 어리석은 것처럼 보여야 합니다. 그대의 교만과 욕심과 자부심은 헛된 것이니 모두 버리시오. 그대 스스로에게도 무익할 뿐입니다." 공자는 노자에게서 이 말을 듣고 충격을 받은 모양이다. 노나라에 돌아와 한 동안 말이 없다가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새는 날고, 고기는 헤엄치고, 짐승은 달린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달리는 짐승은 그물을 쳐서 잡고, 헤엄을 치는 고기는 낚싯대로 낚을 수 있고, 나는 새는 활을 쏴 떨어 뜨릴 수 있다. 하지만 용은 바람과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오른다고 하는데, 나는 용이 어떻게 바람과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 가는지 모른다. 노자는 바로 용과 같은 존재이다."
노자는 주나라가 쇠퇴하자 관직을 내려놓고 소왕(昭王) 23년 진(秦)나라와의 국경인 함곡관(函谷關)을 지나다가 수문장인 윤희(尹喜)의 부탁으로 사흘 동안 전체 81장, 5,400자로 이루어진 도덕경(道德經)을 써주고 그곳을 떠나 어디론지 갔다고 한다. 제1장~제37장을 상편 <도경(道經)>, 제38장~제81장을 하편 <덕경(德經)>으로 나눈다. 노자가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인물인지에 대한 논의가 분분한 것 만큼이나 도덕경 역시 노자의 저작인지에 대해 학자들 간에 이견이 많으며, 적어도 어느 1명이 쓴 책은 아닌 것이라는 것이 통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