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향기/맹자

13. 진심 상(盡心·上) 21-30

어산(於山) 2018. 12. 6. 11:28


21.

孟子曰, "廣土衆民, 君子欲之, 所樂不存焉, 中天下而立, 定四海之民, 君子樂之, 所性不存焉. 君子所性, 雖大行不加焉, 雖窮居不損焉, 分定故也. 君子所性, 仁義禮智根於心, 其生色也睟然, 見於面, 盎於背, 施於四體, 四體不言而喩."

맹자왈, "광토중민, 궁자욕지, 소락부존언, 중천하이립, 정사해지민, 군자락지, 소성부존언. 군자소성, 수대행불가언, 수궁거불손언, 분정고야. 군자소성, 인의예지근어심, 기생색야수연, 현어면, 앙어배, 시어사체, 사체불언이유." 

맹자의 말이다. "넓은 영토와 많은 백성은 군자가 바라는 바이지만 군자가 즐거워하는 것은 여기에 있지 않고, 세상의 한 가운데 서서 세상의 백성들의 삶을 안정시키는 것도 군자가 즐거워하는 바이지만 군자가 본성이라고 여기는 것은 여기에 있지 않다. 군자가 믿는 본성은 비록 큰 일을 해도 커지지 않고, 비록 곤궁해도 줄어들지 않으니 원래 분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군자가 믿는 본성은 사람이 타고나는 인의예지가 마음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므로 생색이 얼굴에 환하게 보이고, 등 뒤로 가득 넘치고, 온 몸에 퍼져서 가만히 있어도 다른 사람들이 저절로 알아본다.     


22.

孟子曰, "伯夷避紂, 居北海之濱, 聞文王作, 興曰, '盍歸乎來, 吾聞西伯善養老者.' 太公避紂, 居東海之濱, 聞文王作, 興曰, '盍歸乎來, 吾聞西伯善養老者也.' 天下有善養老, 則仁人以爲己歸矣. 五畝之宅, 樹牆下以桑, 匹婦蠶之, 則老者足以衣帛矣. 五母雞, 二母彘, 無失其時, 老者足以無失肉矣. 百畝之田, 匹夫耕之, 八口之家可以無飢矣. 所謂西伯善養老者, 制其田里, 敎之樹畜, 導其妻子使養其老. 五十非帛不煖, 七十非肉不飽, 不煖不飽, 謂之凍餒. 文王之民無凍餒之老者, 此之謂也."

맹자왈, "백이피주, 거북해지빈, 문문왕작, 흥왈, '개귀호래, 오문서백선양로자.' 태공피주, 거동해지빈, 문문왕작, 흥왈, 합귀호래. 오문서백선양로자야.' 천하유선양로, 즉인인이위기귀의. 모묘지택, 수장하이상, 사귀잠지, 즉존자족이의백의. 오모계, 이모체, 무실기시, 노자족이무실육의. 백묘지전, 필부경지, 팔구지가가이무기의. 소위서백선양로자, 제기전리, 교지수휵, 도기처자사양기로. 오십비백불난, 칠십비육불포, 불란불포, 위지동뇌. 문왕지민무동뇌지로자, 차지위야." 

맹자의 말이다. "백이가 폭군 주왕을 피해서 북쪽 바닷가에서 숨어 살다가 문왕이 군대를 일으켰다는 소식을 듣고 '어찌 돌아가지 않으랴. 내가 듣기로 문왕은 노인을 잘 봉양한다고 하더라.' 천하에 노인을 잘 봉양하는 사람이 있으면 인한 사람들이 그 곳으로 돌아갈 것이다. 5묘 넓이의 집 담장 아래에 뽕나무를 심고 아낙이 누에를 치면 노인이 비단옷을 넉넉하게 지어입고, 5마리의 암탉과 2마리의 암퇘지를 때 맞춰 키우면 노인들이 고기를 넉넉하게 먹을 수 있다. 한 집에서 100묘의 밭을 경작하면 8명의 식구가 굶주리지 않을 수 있다. 소위 서백이 노인을 잘 봉양한다는 것은 밭과 택지에 관한 제도를 정비하고, 뽕나무 기르기와 닭과 돼지 치는 법을 가르치고, 아내와 자식을 잘 이끌어서 노인을 봉양하게 하는 것이다. 쉰살이 되어도 비단옷을 입지 못하면 따뜻하지 않고, 일흔살이 되어도 고기를 먹지 못하면 배부르지 않으니, 따뜻한 옷을 입지 못하고 배부르게 고기를 먹지 못하는 것을 헐벗고 굶주리는 것, 즉 동뇌라고 한다."     

* 서백(西伯): 문왕(文王)을 말한다. 은(殷)나라의 서백이었다.


23.

孟子曰, "易其田疇, 薄其稅斂, 民可使富也. 食之以時, 用之以禮, 財不可勝也. 民非水火不生活, 昏暮叩人之門戶求水火, 無弗與者, 至足矣. 聖人治天下, 使有菽粟如水火. 菽粟如水火, 而民焉有不仁者乎?"

맹자왈, "이기전주, 박기세렴, 민가사부야. 식지이시, 용지이례, 재불가승야. 민비수화불생활, 혼모고인지문호구수화, 무불여자, 지족의. 성인치천하, 사유숙속여수화. 숙속여수화, 이민언유불인자호?"

맹자의 말이다. "농사를 잘 짓게 하는 한편 세금을 가볍게 해주면, 백성들을 부유하게 할 수 있다. 세끼 밥먹고 예절에 맞게 소비한다면 있는 재물도 다 쓰지 못하고 남는다. 누구나 사는데 있는데 물이나 불처럼 중요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저녁 무렵에 남의 집 문을 두드려  물이나 불을 청할 때 주지 않을 사람이 없다면, 이는 물이나 불이 지극히 충분하기 때문이다. 성인이 천하를 다스릴 때는 콩이나 곡식이 물이나 불처럼 흔하다. 콩이나 곡식이 물이나 불처럼 흔한데 백성들이 어찌 불인하겠는가?"      


24.

孟子曰, "孔子登東山而小魯, 登太山而小天下, 故觀於海者難爲水, 遊於聖人之門者, 難爲言. 觀水有術, 必觀其瀾. 日月有明, 容光必照焉. 流水之爲物也, 不盈科不行, 君子之志於道也, 不成章不達."

맹자왈, "공자등동산이소로, 등태산이소천하, 고관어해자난위수, 유어성인지문자, 난위언. 관수유술, 필관기란. 일월유명, 용광필조언. 유수지위물야, 불영과불행, 군자지지어도야, 불성장부달."

맹자의 말이다. "공자가 동산에 올라보고 노나라를 작다고 생각하고, 태산에 올라보고 천하를 작다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바다를 본 사람에게는 웬만한 강은 물로 보이지 않고, 성인의 문하에서 배운 사람에게는 웬만큼 말을 잘해도 인정받기 어렵다. 물을 보는 데는 방법이 있는데, 반드시 그 물결을 보아야 한다. 해와 달은 발게 빛나니 그 빛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하면 반드시 비춘다. 흐르는 물은 웅덩이를 채우지 못하면 흘러가지 않는다. 군자가 도에 뜻을 두어도 그 성과가 밖으로 드러나지 않으면 도달했다고 할 수 없다."   


25.

孟子曰, "雞鳴而起, 孶孶爲善者, 舜之徒也, 雞鳴而起, 孶孶爲利者, 蹠之徒也. 欲知舜與蹠之分, 無他, 利與善之閒也."

맹자왈, "계명이기, 자자위선자, 순지도야, 계명이기, 자자위리자, 척지도야. 욕지순여척지분, 무타, 이여선지간야."

맹자의 말이다. "닭이 울면 일어나 부지런히 선을 행하는 사람은 순임금을 따르는 이들이다. 닭이 울면 일어나서 부지런히 자신의 이익을 꾀하는 사람들은 도척을 따르는 무리이다. 순임금과 도척이 어떻게 다른지 알기 위해서는 다름이 아니라 이익과 선의 간격이 얼마나 벌어져 있는지를 보면 된다."  


26.

孟子曰, "楊子取爲我, 拔一毛利而天下, 不爲也. 墨子兼愛, 摩頂放踵, 利天下, 爲之. 子莫執中. 執中爲近之. 執中無權, 猶執一也. 所惡執一者, 爲其賊道也, 擧一而廢百也."

맹자왈, "양자취위아, 발일모이이천하, 불위야. 묵자겸애, 마정방종, 이천하, 위지. 자막집중. 집중위근지. 집중무권, 유집일야. 소악집일자, 위기적도야, 거일이폐백야."

맹자의 말이다. "양자는 자기만을 위할 뿐이니, 털 한 올을 뽑아서 세상을 이롭게 할지라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묵자는 차별없이 모두를 사랑하니, 이마를 갈아서 발꿈치에 이르더라도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한다. 자막은 그 중간을 지켜야 한다고 하면서 그 중간을 지키면 도에 가까워진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그 중간을 지키고 있으면 유연성이 없어져 이 또한 한 가지에만 집착하게 된다. 한 가지에만 집착하면 도에서 멀어지니, 이는 하나를 가지기 위해 100 가지를 버리는 것이다."    

* 자막(子莫): 노(魯)나라의 현인이다.        


27.

孟子曰, "饑者甘食, 渴者甘飮, 是未得飮食之正也, 飢渴害之也. 豈惟口腹有飢渴之害? 人心亦皆有害. 人能無以飢渴之害爲心害, 則不及人不爲憂矣."

맹자왈, "기자감식, 갈자감음, 시미득음식지정야, 기갈해지야. 기유구복유기갈지해? 인심역개유해. 인능무이기갈지해위심해, 즉불급인불위우의."

맹자의 말이다. "굶주린 사람은 달게 먹고 목마른 사람은 달게 마신다. 이는 먹고 마시는 것의 바른 맛을 모르기 때문인데, 굶주림과 목마름이 그 바른 맛을 알 수 없도록 방해하기 때문이다. 어찌 입과 배만 굶주림과 목마름의 방해가 있겠는가? 사람들의 마음도 방해가 있어 바른 길을 찾지 못한다. 굶주림과 목마름으로 인한 방해로 인해 마음이 바른 길을 찾는데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에 미치지 못한다고 해서 근심하지 않는다."


28.

孟子曰, "柳下惠不以三公易其介."

맹자왈, "유하혜불이삼공역기개."

맹자의 말이다. "유하혜는 삼공과 같은 높은 벼슬도 절개와 바꾸지 않았다." 


29.

孟子曰, "有爲者辟若掘井, 掘井九軔而不及泉, 猶爲棄井也."

맹자왈, "유위자비약굴정, 굴정구인이불급천, 유위기정야."

맹자의 말이다. "인과 의를 행하고자 하는 것은 우물을 파는 파는 것과 같다. 아홉 길이나 파도 결국 샘을 발견하지 못하면 스스로 그 우물을 버리게 될 것이다." 


30.

孟子曰, "堯舜, 性之也, 湯武, 身之也, 五覇, 假之也. 久假而不歸, 惡知其非有也."

맹자왈, "요순, 성지야. 탕무, 신지야, 오패, 가지야. 구가이불귀, 오지기비유야."

맹자의 말이다. "요임금이나 순임금은 타고난 성품에 따라 덕으로 나라를 다스리고, 은나라를 세운 탕왕과 주나라를 세운 무왕은 몸으로 덕치를 행했지만, 전국시대의 오패는 거짓으로 덕치를 했다. 오랫동안 덕치를 가장하고 행하지 않았으니 스스로 덕치할 마음이 없다는 것을 어찌 알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