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진심 상(盡心·上) 11-20
11.
孟子曰, "附之以韓魏之家, 如其自視欿然, 則過人遠矣."
맹자왈, "부지이한위지가, 여기자시감연, 즉과인원의."
맹자의 말이다. "한씨나 위씨 가문의 재산을 다 준다고 해도 하찮게 여긴다면,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 한(韓), 위(魏): 전국시대 한(韓)나라와 위(魏)나라를 다스리던 제후의 가문을 말한다.
12.
孟子曰, "以佚道使民, 雖勞不怨. 以生道殺民, 雖死不怨殺者."
맹자왈, "이일도사민, 수로불원. 이생도살민, 수사불원살자."
맹자의 말이다. "백성들을 편안하게 하기 위해 그들을 부리면 비록 고달파도 원망하지 않고, 다수의 백성들을 살리기 위해 소수의 백성을 죽이면 비록 죽어도 죽인 사람을 원망하지 않는다."
13.
孟子曰, "覇者之民驩虞如也, 王者之民皥皥如也. 殺之而不怨, 利之而不庸, 民日遷善而不知爲之者. 夫君子所過者化, 所存者神, 上下與天地同流, 豈曰小補之哉?"
맹자왈, "패자지민환우여야, 왕자지민호호여야. 살지이불원, 이지이불용, 민일천선이부지위지자. 부군자소과자화, 소존자신, 상하여천지동류, 기왈소보지재?"
맹자의 말이다. "패자가 다스리는 나라의 백성들은 기뻐하며 즐기고, 왕도정치를 행하는 나라의 백성들은 스스로 만족해한다. 그러므로 죽여도 원망하지 않고, 이로운 일을 해도 왕도정치를 행하는 군주의 공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백성들이 날로 선하게 변해도 누가 그렇게 했는지 알지 못한다. 무릇 성인군자가 지나는 곳마다 백성들이 교화되고, 머무는 곳에서는 더욱 크게 교화되니 신묘하기 짝이 없다. 이는 위 아래의 모든 백성들이 천지와 함께 변화하는 것으로 어찌 도움이 조금밖에 안 되었다고 하겠는가?"
14.
孟子曰, "仁言不如仁聲之入人深也, 善政不如善敎之得民也. 善政, 民畏之, 善敎, 民愛之. 善政得民財, 善敎得民心."
맹자왈, "인언불여인성지입인심야, 선정불여선교지득민야. 선정, 민외지, 선교, 민애지. 선정득민재, 선교득민심."
맹자의 말이다. "백성들에게 인하게 말하는 것은 백성들 사이에 인하다는소문이 나서 그들 마음 속 깊이 울리는 것만 못하고, 백성들에게 선한 정치를 베푸는 것은 선한 가르침으로 백성들의 마음을 얻는 것만 못하다. 선한 정치는 백성들이 두려워하고, 선한 가르침은 백성들이 좋아한다. 선정을 베풀면 백성들이 풍족하여 제물을 많이 받으므로 왕이 부족함이 없고, 선한 가르침을 베풀면 백성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15.
孟子曰, "人之所不學而能者, 其良能也, 所不慮而知者, 其良知也. 孩提之童無不知愛其親者, 及其長也, 無不知敬其兄也. 親親, 仁也. 敬長, 義也. 無他, 達之天下也."
맹자왈, "인지소불학이능자, 기량능야, 소불려이지자, 기량지야. 해제지동무부지애기친자, 급기장야, 무부지경기형야. 친친, 인야. 경장, 의야. 무타, 달지천하야."
맹자의 말이다. "사람이 배우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것이 양능, 즉 타고난 능력이고, 생각하지 않아도 알고 있는 것이 양지, 즉 타고난 지식이다. 어린 아이라도 그 어버이를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이 없고, 커서는 형을 공경할 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어버이를 사랑하는 것은 인이고, 어른을 공경하는 것은 의이니, 이는 다른 이유가 없다. 온 세상 사람들에게 공통되기 때문이다."
16.
孟子曰, "舜之居深山之中, 與木石居, 與鹿豕遊, 其所以異於深山之野人者幾希, 及其聞一善言, 見一善行, 若決江河, 沛然莫之能禦也."
맹자왈, "수지거심산지중, 여목석거, 여록시유, 기소이이어심산지야인자기희, 급기문일선언, 견일선행, 약결강하, 패연막지능어야."
맹자의 말이다. "순임금이 깊은 산 속에 살 때에 나무와 돌과 더불어 살고, 사슴과 멧돼지와 더불어 놀아서, 깊은 산속에 사는 자연인과 다름이 없었다. 그러나 한 마디 선한 말을 듣고, 한 가지 선한 행실을 보는 것은 양자강이나 황하가 터지듯 기세가 대단해서 아무도 막을 수가 없었다."
17.
孟子曰, "無爲其所不爲, 無欲其所不欲, 如此而已矣."
맹자왈, "무위기소불위, 무욕기소불욕, 여차이이의."
맹자의 말이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말고, 욕심내지 말아야 할 것을 욕심내지 말아야 한다. 다만 이렇게 하면 된다."
18.
孟子曰, "人之有德慧術知者, 恒存乎疢疾. 獨孤臣孽子, 其操心也危, 其慮患也深, 故達."
맹자왈, "인지유덕혜술지자, 항존호진질. 독고신얼자, 기조심야위, 기려환야심, 고달."
맹자의 말이다. "덕이 뛰어나고 기술적 재능이 있는 사람은 항상 어렵게 산다. 임금과 관계가 소원한 신하와 어버이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서자같은 사람들은 마음이 불편하여 위태롭고, 우환을 깊이 염려하기 때문에 조심하므로 마침내 이치에 통달하게 된다."
19.
孟子曰, "有事君人者, 事是君則爲容悅者也, 有安社稷臣者, 以安社稷爲悅者也, 有天民者, 達可行於天下而後行之者也, 有大人者, 正己而物正者也."
맹자왈, "유사군인자, 사시군즉위용열자야, 유안사직신자, 이안사직위열자야, 유천민자, 달가행어천하이후행지자야, 유대인자, 정기이물정자야."
맹자의 말이다. "임금을 섬기는 사람은 그 섬김을 임금이 받아주고 기뻐한다. 사직을 편안히 하는 신하는 사직을 편안하게 함으로써 스스로 기뻐한다. 하늘의 이치를 알고 있는 백성은 출세해서 세상에서 그러한 이치를 행할 수 있게 된 후에 행한다. 대인은 스스로 바르게 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감화되어 바르게 되도록 한다."
20.
孟子曰, "君子有三樂, 而王天下不與存焉. 父母俱存, 兄弟無故, 一樂也. 仰不愧於天, 俯不怍於人, 二樂也. 得天下英才而敎育之, 三樂也. 君子有三樂, 而王天下不與存焉."
맹자왈, "군자유삼락, 이왕천하불여존언. 부모구존, 형제무고, 일락야. 앙불괴어천, 부불작어인, 이락야. 득천하영재이교육지, 삼락야. 군자유삼락, 이왕천하불여존언."
맹자의 말이다. "군자에게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는데, 왕이 되는 것은 여기에 들어가지 않는다. 부모가 다 생존해 있고 형제가 아무 탈이 없는 것이 첫 번째 즐거움이고,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지 않고 아래로 굽어보아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것이 두 번째 즐거움이고, 천하의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것이 세 번째 즐거움이다. 군자에게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는데, 왕이 되는 것은 여기에 들어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