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만장 하(萬章·下) 7-9
7.
萬章曰, "敢問不見諸侯, 何義也?" 孟子曰, "在國曰市井之臣, 在野曰草莽之臣, 皆謂庶人. 庶人不傳贄爲臣, 不敢見於諸侯, 禮也." 萬章曰, "庶人, 召之役, 則往役, 君欲見之, 召之, 則不往見之, 何也?" 曰, "往役, 義也, 往見, 不義也. 且君之欲見之也, 何爲也哉?" 曰, "爲其多聞也, 爲其賢也." 曰, "爲其多聞也, 則天子不召師, 而況諸侯乎? 爲其賢也, 則吾未聞欲見賢而召之也.
만장왈, "감문불견제후, 하의야?" 맹자왈, "재국왈시정지신, 재야왈초망지신, 개위서인. 서인불전지위신, 불감견어제후, 예야." 만장왈, "서인, 소지역, 즉왕역, 군욕견지, 소지, 즉불왕견지, 하야?" 왈, "왕역, 의야, 왕견, 불의야. 차군지욕견지야, 하위야재?" 왈, "위기다문야, 위기현야," 왈, "위기다문야, 즉천자불소사, 이황제후호? 위기현야, 즉오미문욕견현이소지야.
만장이 물었다. "선비가 제후를 만나지 않는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성 안에 사는 사람을 '시정지신'이라고 하고 성 밖에 사는 사람을 '초망지신'이라고 하는데, 이들 모두를 서인이라고 부른다. 서인은 예물을 보내 신하의 예를 표하지 않고는 감히 제후를 만나지 않는 것이 도리이다." 만장이 다시 물었다. "서인은 임금이 부역을 소집하면 가서 노역을 하면서, 임금이 보려고 불러도 가지 않는 것은 왜 그렇습니까?" 맹자가 다시 대답했다. "부역은 마땅한 도리이지만 임금을 만나러 가는 것은 그렇지 않다. 또 임금이 만나려고 하는 것은 무슨 까닭이냐?" 만장이 대답했다. "선비가 견문이 많고 현명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자 맹자가 말했다. "견문이 많기 때문이라면 천자도 스승을 부르지 않는데, 하물며 제후국 임금이 그럴 수 있겠느냐? 현명하기 때문이라면 나는 현인을 만나려고 그를 불러 들였다는 말은 아직까지 들어보지 못했다.
繆公亟見於子思, 曰, '古千乘之國以友士, 何如?’ 子思不悅, 曰, '古之人有言曰, 事之云乎? 豈曰友之云乎?' 子思之不悅也, 豈不曰, ‘以位則子君也, 我臣也, 何敢與君友也? 以德, 則子事我者也, 奚可以與我友?' 千乘之君求與之友而不可得也, 而況可召與? 齊景公田, 招虞人以旌, 不至, 將殺之. 志士不忘在溝壑, 勇士不忘喪其元. 孔子奚取焉? 取非其招不往也."
목공기견어자사, 왈, '고천승지국이우사, 하여?' 자사불열, 왈, '고지인유언왈, 사지운호? 기왈우지운호?' 자사지불열야, 기불왈, '이위즉자군야, 아신야, 하감여군우야? 이덕, 즉자사아자야, 해가이여아우?' 천승지군구여지우이불가득야, 이황가소여? 제경공전, 초우인이정, 불지, 장살지. 지사불망재구학, 용사불망상기원. 공자해취언? 취비기초불왕야."
노나라 목공이 자주 자사를 만나 말하기를 '옛날에는 천승지국의 임금이 선비와 벗했다고 하는데 어떻습니까?'라고 물으니, 자사가 불쾌해하며 대답했다. '옛 사람들이 섬겼다는 말은 했지만 어찌 벗했다는 말을 했겠습니까?' 자사가 불쾌해 한 것은 '지위로 보면 당신은 임금이고 나는 신하인데 어찌 감히 임금과 벗하겠는가? 또 덕으로 보면 당신은 나를 섬기는 것인데 어찌 나와 벗할 수 있겠는가?'라고 생각했기 때문 아니겠느냐? 천승지국의 임금이 벗하려고 해도 될 수 없는데, 하물며 부를 수 있갰느냐? 또 제나라 경공이 사냥터에 나가 정기로 관리인을 불렀는데도 오지 않자 그를 처형하려고 했다. 이에 대해 공자는 '지조가 있는 선비는 죽어서 자신의 몸이 구덩이에 버려질 각오가 되어 있고, 용맹한 사람은 자신의 목숨을 버릴 각오가 되어 있다.'고 했는데, 공자라면 어떻게 했겠느냐? 부르는 방법이 맞지 않으므로 자지 않는 쪽을 택했을 것이다."
*우인(虞人): 사냥터를 관리하는 사람을 이른다.
** 정(旌): 정기는 다섯 가지 깃털로 장식한 깃발로 임금이 대부를 호출할 때 사자가 지참하는 신표이다.
曰, "敢問招虞人何以?" 曰, "以皮冠, 庶人以旃, 士以旂, 大夫以旌. 以大夫之招招虞人, 虞人死不敢往, 以士之招招庶人, 庶人豈敢往哉? 況乎以不賢人之招招賢人乎? 欲見賢人而不以其道, 猶欲其入而閉之門也. 夫義路也, 禮門也. 惟君子能由是路, 出入是門也. 詩云, '周道如底, 其直如矢, 君子所履, 小人所視.'" 萬章曰, "孔子, 君命召, 不俟駕而行, 然則孔子非與?" 曰, "孔子當仕有官職, 而以其官召之也."
왈, "감문초우인하이?" 왈, "이피관, 서인이전, 사이기, 대부이정. 이대부지초초우인, 우인사불감왕, 이사지초초서인, 서인기감왕재? 황호이불현인지초초현인호? 욕견현인이불이기도, 유욕기입이폐지문야. 부의로야, 예문야. 유군자능유시로, 출입시문야. 시운, '주도여지, 기직여실, 군자소리, 소인소시.'" 만장왈, "공자, 군명소, 불사가이행, 연즉공자비여?" 왈, "공자당사유관직, 이이기관소지야."
만장이 "우인을 부를 때는 무엇을 써야 합니까?"라고 묻자, 맹자가 대답했다. "가죽관을 사용한다. 서인은 전이라는 깃발을 쓰고, 선비는 기라는 깃발을 쓰고, 대부는 정이라는 깃발을 쓴다. 대부를 부를 때 쓰는 정으로 우인을 부르자 우인이 죽음을 무릎쓰고 가지 않았는데, 선비를 부르는 방법으로 서인을 부른다면 서인이 어찌 가겠느냐? 하믈며 현명하지 않은 사람을 부르는 방법으로 현명한 사람을 부르면 어떻겠느냐? 현인을 만나려고 하면서 맞는 방법을 쓰지 않는다면, 어떤 사람이 들어오기를 바라면서 문을 닫는 것과 같다. 무릇 의로움이란 사람이 걸어가야 할 길이고, 예는 문이라고 할 것이다. 오로지 군자만이 이 길을 다니고, 이 문으로 출입한다. <시경>에 이르기를, '주나라의 길은 숫돌처럼 평평하고 화살처럼 곧게 뻗어 있다. 군자가 가는 길이고, 소인이 바라보는 길이다.'라고 했다. 이에 만장이 "공자는 임금이 명하여 부르면 가마가 준비되기를 기다리지 않고 급히 갔는데, 그렇다면 공자가 잘못한 것입니까?"라고 묻자, 맹자가 대답했다. "그 때는 공자가 벼슬을 해서 관직이 있었는데, 그 관직으로 불렀기 때문이다."
* <시경> 대동(大東)에 나온다.
8.
孟子謂萬章曰, "一鄕之善士, 斯友一鄕之善士, 一國之善士, 斯友一國之善士, 天下之善士, 斯友天下之善士. 以友天下之善士爲未足, 又尙論古之人. 頌其詩, 讀其書, 不知其人, 可乎? 是以論其世也. 是尙友也."
맹자위만장왈, "일향지선사, 사우일향지선사, 일국지선사, 사우일국지선사, 천하지선사, 사우천하지선사. 이우천하지선사위미족, 우상론고지인. 송기시, 독기서, 부지기인, 가호? 시이론기세야. 시상우야."
맹자가 만장에게 말했다. "한 고을의 뛰어난 선비라야 한 고을의 선비와 벗할 수있고, 한 나라의 뛰어난 선비라야 한 나라의 뛰어난 선비와 벗할 수 있고, 천하의 뛰어난 선비라야 천하의 뛰어난 선비와 벗할 수 있다. 천하의 뛰어난 선비와 벗해도 만족할 수 없어 또 위로 올라가 옛사람을 살펴보고, 그 시를 외우고, 그 글을 읽으면 그의 사람됨을 알 수 있지 않겠느냐? 이는 그들이 살던 때에 행한 일의 자취를 논하는 것으로 위로 올라가서 옛사람과 벗하는 것이다."
9.
齊宣王問卿. 孟子曰, "王何卿之問也?" 王曰, "卿不同乎?" 曰, "不同, 有貴戚之卿, 有異姓之卿." 王曰, "請問貴戚之卿." 曰, "君有大過則諫, 反覆之而不聽, 則易位." 王勃然變乎色. 曰, "王勿異也. 王問臣, 臣不敢不以正對." 王色定, 然後請問異姓之卿. 曰, "君有過則諫, 反覆之而不聽, 則去."
제선왕문경. 맹자왈, "왕하경지문야?" 왕왈, "경불동호?" 왈, "부동, 유귀척지경, 유이성지경." 왕왈, "청문위척지경." 왈, "군유대과즉간, 반복지이불청, 죽역위." 왕발연변호색. 왈, "왕물이야. 왕문신, 신불감불이정대." 왕색정, 연후청문이성지경. 왈, "군유과즉간, 반복지이불청, 즉거."
제나라 선왕이 경에 대해 묻자, 맹자가 반문했다. "어떤 경에 대해 묻습니까?" 선왕이 다시 물었다. "경이 다 같지 않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다 같지 않습니다. 임금과 성이 같은 귀척이 있고, 성이 다른 경이 있습니다." 선왕이 말했다. "성이 같은 귀척에 대해 묻겠습니다." 맹자의 대답이다. "임금에게 큰 잘못이 있으면 간하고, 반복해서 간해도 듣지 않으면 그 자리를 바꿉니다." 선왕이 깜작 놀라서 안색이 변하자 맹자가 말했다. "달리 생각하지는 마십시오. 물으시기에 감히 바른대로 대답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선왕이 정색을 하고 다시 성이 다른 경에 대해 묻자, 맹자가 대답했다. "임금에게 잘못이 있으면 간하고, 반복해서 간해도 듣지 않으면 스스로 떠나가 버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