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만장 상(萬章·上) 5-6
5.
萬章曰, "堯以天下與舜, 有諸?" 孟子曰, "否, 天子不能以天下與人." "然則舜有天下也, 孰與之?” 曰, "天與之." "天與之者, 諄諄然命之乎?" 曰, "否, 天不言, 以行與事示之而已矣." 曰, "以行與事示之者, 如之何?" 曰, "天子能薦人於天, 不能使天與之天下, 諸侯能薦人於天子, 不能使天子與之諸侯, 大夫能薦人於諸侯, 不能使諸侯與之大夫.
만장왈, "요이천하여순, 유저?" 맹자왈, "부. 천자불능이천하여인." "연즉순유천하야, 숙여지?" 왈, "천여지." "천여지자, 순순연명지호?" 왈, "부, 천불언, 이행여사시지이이의." 왈, "이행려사시지자, 여지하?" 왈, "천자능천인어천, 불능사천여지천하, 제후능천인어천자, 불능사천자여지제후, 대부능천인어제후, 불능사제후여지대부.
만장이 말했다. "요임금이 천하를 순에게 주었다는데 그렇습니까?" 맹자의 말이다. "아니다. 임금이 천하를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없다." 만장이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순임금이 천하를 가진 것은 누가 주었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하늘이 내린 것이다." 만장이 또 물었다. "하늘이 내렸다는 것은 말로 명령을 내렸다는 것입니까?" 맹자가 다시 대답했다. "아니다. 하늘은 말로 하지 않고, 행동과 하는 일로 보여준다." 만장의 물음이 이어졌다. "행동과 하는 일로 보여준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맹자가 또 대답했다. "임금이 하늘에 다른 사람을 추천할 수는 있지만 하늘이 그 사람에게 천하를 주도록 할 수는 없다. 제후가 임금에게 다른 사람을 추천할 수는 있지만 임금이 그 사람을 제후로 봉하도록 할 수는 없다. 대부가 제후에게 다른 사람을 추천할 수는 있지만 제후가 그 사람을 대부로 임명하도록 할 수는 없다.
昔者, 堯薦舜於天而天受之, 暴之於民而民受之, 故曰, 天不言, 以行與事示之而已矣." 曰, "敢問薦之於天, 而天受之, 暴之於民, 而民受之, 如何?" 曰, "使之主祭而百神享之, 是天受之, 使之主事而事治, 百姓安之, 是民受之也. 天與之, 人與之, 故曰, 天子不能以天下與人. 舜相堯二十有八載, 非人之所能爲也, 天也.
석자, 요천순어천이천수지, 폭지어민이민수지, 고왈, 천하언, 이행여사시지이이의." 왈, "감문천지어천, 이천수지, 폭지어민, 이민수지, 여하?" 왈, "사지주제이백신향지, 시천수지, 사지주사이사치, 백성안지, 시민수지야. 천여지, 인여지, 고왈, 천자불능이천하여인. 순상요이십유팔재, 비인지소능위야, 천야.
옛날에 요금이 순을 하늘에 추천하자 하늘이 받아들였고, 백성들에게 알리자 백성들이 받아들였다. 그러므로 하늘은 말로 하지 않고, 행동과 하는 일로 보여준다." 만장의 질문이 이어졌다. "하늘에 추천하자 하늘이 받아들였고, 백성들에게 알리자 백성들이 받아들였다는 것은 어떻게 했다는 것입니까?" 맹자가 마지막으로 대답했다. "순에게 제사를 주관하도록 하자 모든 신들이 흠향했으니 하늘이 받아들인 것이고, 순에게 일을 담당하게 하자 일이 잘 되고 백성들이 편안했으니 하늘이 받아들인 것이다. 하늘이 주고 다른 사람들이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임금이 천하를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없다고 했다. 순이 28년 동안 요임금을 도왔으니 이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하늘이 한 일이다.
堯崩, 三年之喪畢, 舜避堯之子於南河之南, 天下諸侯朝覲者, 不之堯之子而之舜. 訟獄者, 不之堯之子而之舜. 謳歌者, 不謳歌堯之子而謳歌舜, 故曰, 天也. 夫然後之中國, 踐天子位焉. 而居堯之宮, 逼堯之子, 是簒也, 非天與也. 太誓曰, '天視自我民視, 天聽自我民聽.' 此之謂也.'"
요붕, 삼년지상필, 순피요지자어남하지남, 천하제후조근자, 불지요지자이지순. 송옥자, 불지요지자이지순. 구가자, 불구가요지자이구가순, 고왈, 천야. 부연후지중국, 천천자위언. 이거요지궁, 핍요지자, 시찬야. 비천여야. 태서왈, '천시자아민시, 천청자아민청.' 차지위야."
요임금이 세상을 뜨자 3년상을 마치고 순이 요임금의 아들을 피해서 남하의 남쪽으로 갔는데, 조회에 참석하는 모든 제후들이 요임금의 아들에게 가지 않고 순에게 갔다. 송사하는 사람들도 요임금의 아들에게 가지 않고 순에게 갔다. 덕을 칭송하는 사람들도 요금금의 아들을 노래하지 않고 순을 노래했다. 그래서 하늘이 한 것이다. 그 후 순이 중원으로 돌아와 제위에 올랐다. 요임금의 궁전에 살면서 요임금의 아들을 핍박했다면 이는 찬탈한 것이지 하늘이 내린 것이 아닐 것이다. <서경> 태서편에서는 '하늘이 보는 것은 백성들이 보는 것을 통하고, 하늘이 듣는 것은 백성들이 듣는 것을 통한다.'고 했는데, 바로 이를 두고 한 말이다."
6.
萬章問曰, "人有言, '至於禹而德衰, 不傳於賢, 而傳於子.' 有諸?" 孟子曰, "否, 不然也, 天與賢, 則與賢, 天與子, 則與子. 昔者, 舜薦禹於天, 十有七年, 舜崩, 三年之喪畢, 禹避舜之子於陽城, 天下之民從之, 若堯崩之後不從堯之子而從舜也. 禹薦益於天, 七年, 禹崩, 三年之喪畢, 益避禹之子於箕山之陰. 朝覲訟獄者不之益而之啓, 曰, '吾君之子也.'
만장문왈, "인유언, '지어우이덕쇠, 불전어현, 이전어자.' 유저?" 맹자왈, "부, 불연야, 천여현, 즉여현, 천여자, 즉여자. 석자, 순천우어천, 십유칠년, 순붕, 삼년지상필, 우피순지자어양성, 천하지민종지, 약요붕지후불종요지자이종순야. 우천익어천, 칠년, 우붕, 삼년지상필, 익피우지자어기산지음. 조근송옥자불지익이지계, 왈, '오군지자야.'
만장이 물었다. "사람들이 말하기를, '우임금에 이르러 덕이 쇠하니 제위를 어진 사람에게 전하지 않고 자식에게 전했다.'고 합니다. 그렇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아니다. 그렇지 않다. 하늘이 어진 사람에게 주고자 하면 어진 사람에게 주고, 하늘이 아들에게 주고자 하면 아들에게 주는 것이다. 옛날에 순임금이 우를 하늘에 추천한지 17년만에 세상을 뜨자, 우가 3년상을 마치고 순임금의 아들을 피해 양성으로 갔다. 이 때 세상 사람들이 우를 따르기를 마치 요임금 사후에 요임금을 따르지 않고 순을 따르듯 했다. 우임금이 익을 하늘에 추천한지 7년만에 우임금이 세상을 뜨자 익이 3년상을 마치고 우임금의 아들을 피해 기산의 북쪽으로 갔는데, 조회하는 신하와 소송하는 사람들이 익에게 가지 않고계에게 가서 '우리 임금님의 아들이다.'라고 말했다.
謳歌者不謳歌益而謳歌啓, 曰, '吾君之子也.' 丹朱之不肖, 舜之子亦不肖. 舜之相堯, 禹之相舜也, 歷年多, 施澤於民久. 啓賢, 能敬承繼禹之道. 益之相禹也, 歷年少, 施澤於民未久. 舜禹, 益相去久遠, 其子之賢不肖, 皆天也, 非人之所能爲也. 莫之爲而爲者, 天也, 莫之致而至者, 命也. 匹夫而有天下者, 德必若舜禹, 而又有天子薦之者, 故仲尼不有天下.
구가자불구가익이구가계, 왈, '오군지자야.' 단주지불초, 순지자역불초. 순지상요, 우지상순야, 역년다, 어택어민구. 계현, 능경승계우지도. 익지상우야, 역년소, 시택어민미구. 순우, 익상거구원, 기자지현불초, 계천야, 비인지소능위야. 막지위이위자, 천야, 막지치이지자, 명야. 필부이유천하자, 덕필약순우, 이우유천자천지자, 고중니불유천하.
또, 덕을 칭송하며 노래하는 사람들이 익을 칭송하지 않고 계를 칭송하며 '우리 임금님의 아들이다.'라고 노래했다. 요임금의 아들 단주가 어리석었고 순임금의 아들도 역시 어리석었다. 순이 요임금을 보좌하고, 우가 순임금을 보좌한 것은 햇수가 길다보니, 그 만큼 백성들에게 많은 은혜를 베풀었다. 계는 현명해서 우임금의 도를 공경하고 계승할 수 있었다. 반면에 익이 우임금을 보좌한 것은 햇수가 짧아 백성들에게 많은 은혜를 베풀지 못했다. 순과 우와 익이 임금을 보좌한 햇수의 길고 짧음과 그 아들들의 현명하고 어리석음은 모두가 하늘이 하는 일이지 인간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하려고 한 것이 아닌데도 그렇게 되는 것이 하늘의 뜻이고, 부르지 않았지만 저절로 오는 것이 하늘의 명령이다. 그저 보통 사람으로서 천하를 가지려면 반드시 순임금이나 요임금 같은 높은 덕이 있과 함께 임금의 추천이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공자조차도 천하를 얻지 못한 것이다.
繼世以有天下, 天之所廢, 必若桀紂者也, 故益伊尹周公不有天下. 伊尹相湯以王於天下, 湯崩, 太丁未立, 外丙二年, 仲壬四年, 太甲顚覆湯之典刑, 伊尹放之於桐, 三年, 太甲悔過, 自怨自艾, 於桐處仁遷義, 三年, 以聽伊尹之訓己也, 復歸于亳. 周公之不有天下, 猶益之於夏, 伊尹之於殷也. 孔子曰, ‘唐虞禪, 夏后殷周繼, 其義一也.'"
계세이유천하, 천지소폐, 필약걸주자야, 고익이윤주공불유천하. 이윤상탕이왕어천하, 탕붕, 태정미립, 외병이년, 중임사년, 태갑전복탕지전형, 이윤방지어동, 삼년, 태갑회과, 자원자예, 어동처인천의, 삼년, 이청이윤지훈기야, 부귀우박. 주공지불유천하, 유익지어하, 이윤지어은야. 공자왈, '당우선, 하후은주계, 기의일야.'"
대를 이어 천하를 가졌음에도 하늘이 임금을 폐위하는 것은 반드시 걸왕이나 주왕 같은 폭군의 경우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익과 이윤과 주공이 천하를 소유하지 못한 것이다. 이윤이 탕이 왕이 되도록 도왔는데, 탕왕 사후에 태정은 즉위하지 못한채 죽고, 외병은 왕위에 올랐지만 2년만에, 중임은 4년만에 죽었다. 태정의 아들 태갑이 왕위를 이어 받아 탕임금의 통치규범을 뒤집어 버리자 이윤이 그를 '동' 지역으로 3년간 추방했다. 그러자 태갑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스스로를 원망하며 마음을 다스렸다. 인에 머물고 의로움을 받아들이면서 3년간 동에서 거주하며 이윤의 교훈을 귀에 새겨들어 마침내 서울인 '박'으로 돌아왔다. 주공이 천하를 소유하지 못함은 마치 하나라의 익이나 은나라의 이윤과 같았다. 공자의 말이다. '요임금과 순임금은 왕위를 선양했고, 하은주는 아들이 승계했지만 그 뜻은 모두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