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향기/맹자

7. 이루 상(離婁·上) 22-28

어산(於山) 2018. 11. 17. 19:38

  


22.

孟子曰, "人之易其言也, 無責耳矣."

맹자왈, "인지이기언야, 무책이의."

맹자의 말이다. "사람이 말을 쉽게 하는 것은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이다."


23.

孟子曰, "人之患在好爲人師."

맹자왈, "인지환재호위인사."

맹자의 말이다. "사람들의 병폐는 다른 사람의 스승이 되기를 좋아하는 것이다."


24.

樂正子從於子敖之齊. 樂正子見孟子. 孟子曰, "子亦來見我乎?" 曰, "先生何爲出此言也?" 曰, "子來幾日矣?" 曰, "昔者." 曰, "昔者, 則我出此言也, 不亦宜乎?” 曰, "舍館未定." 曰, "子聞之也, 舍館定, 然後求見長者乎?" 曰, "克有罪."

악정자종어자오지제. 악정자견맹자. 맹자왈, "자역래견아호?" 왈, "선생하위출차언야?" 왈, "자래기일의?" 왈, "석자." 왈, "석자, 즉아출차언야, 불역의호?" 왈, "사관미정." 왈, "여문지야, 사관정, 연후구견장자호?" 왈, "극유죄."

약정자가 자오를 따라 제나라에 갔는데, 맹자를 찾아가 만났다. 맹자가 말했다. "네가 나를 만나러 왔다고?" 약정자가 말했다. "스승님께서는 어찌 그렇게 말씀을 하십니까?" 맹자가 물었다. "네가 여기 온지 며칠 되었느냐?" 약정자가 대답했다. "어제 왔습니다." 이에 맹자가 말했다. "어제라면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 약정자가 변명했다. "여관을 정하지 못해서 그랬습니다." 다시 맹자가 말했다. "너는 여관을 정하고 나서 어른을 찾아본다고 배웠느냐?" 그러자 약정자가 대답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 약정자(樂正子): 맹자의 제자로 이름은 극(克)이다.

** 자오(子敖): 제(齊)나라 왕의 신하인 왕환(王驩)의 자이다.


25.

孟子謂樂正子曰, "子之從於子敖來, 徒餔啜也. 我不意子學古之道而以餔啜也."

맹자위악정자왈, "자지종어자오래, 도포철야. 아불의자학고지도이이포철야."

맹자가 악정자에게 말했다. "네가 자오를 따라 제나라에 온 것은 단지 생계를 위해서이다. 나는 네가 옛날의 법도를 배워 고작 생계의 방편으로 할 줄은 몰랐다." 


26.

孟子曰, "不孝有三, 無後爲大. 舜不告而娶, 爲無後也, 君子以爲猶告也."

맹자왈, "불효유삼, 무후위대. 수불고이취, 위무후야, 군자이위유고야."

맹자의 말이다. "불효에는 세 가지가 있는데, 후손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불효이다. 순임금이 부모님께 알리지 않고 장가를 든 것은 후손이 없을까 우려한 탓이니 군자는 부모님께 알린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본다." 


27.

孟子曰, "仁之實, 事親是也, 義之實, 從兄是也, 智之實, 知斯二者弗去是也, 禮之實, 節文斯二者是也, 樂之實, 樂斯二者, 樂則生矣, 生則惡可已也, 惡可已, 則不知足之蹈之手之舞之."

맹자왈, "인지실, 사친시야, 의지실, 종형시야, 지지실, 지사이자불거시야, 예지실, 절문사이자시야, 악지실, 락사이자, 락즉생의, 생즉오가이야, 오가이, 즉부지족지도지수지무지."

맹자의 말이다. "인의 실제는 어버이를 섬기는 것이고, 의로움의 실제는 형에게 순종하는 것이다. 지혜로움의 실제는 이 두 가지를 알고 지키는 것이다. 예의 실제는 이 두 가지를 절도에 맞게 꾸미는 것이다. 음악의 실제는 이 두 가지를 즐거워하는 것으로, 즐기면 이 두가지의 마음이 생긴다. 두 가지의 마음이 생기면 어떻게 그만 둘 수 있겠는가? 그렇게 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발로 뛰고 손으로 춤을 추게 된다." 

 

28.

孟子曰, "天下大悅而將歸己, 視天下悅而歸己, 猶草芥也, 惟舜爲然. 不得乎親, 不可以爲人, 不順乎親, 不可以爲子. 舜盡事親之道而瞽瞍厎豫, 瞽瞍厎豫而天下化, 瞽瞍厎豫而天下之爲父子者定, 此之謂大孝."

맹자왈, "천러대열이장귀이, 시천하열이귀이, 유초개야, 유순위연. 부득호친, 불가이위인, 불순호친, 불가이위자. 순진사친지도이고수지예, 고수지예이천하화, 고수이예이천하지위부자자정, 차지위대효."

맹자의 말이다. "세상 사람들이 크게 기뻐하면서 자기에게 귀의하려고 하여도, 세상 사람들이 기뻐하면서 자기에게 오는 것을 풀이나 티끌처럼 여긴 사람은 오직 순임금뿐이었다. 어버이를 기쁘게 하지 못하면 사람 노릇을 할 수 없고, 어버이를 따르지 않으면 자식 노릇을 할 수 없다. 순임금이 어버이를 극진하게 섬기자 고수가 기뻐하기에 이르렀다. 고수가 기뻐하자 세상이 교회되고, 고수가 기뻐하자 세상의 아버지와 자식의 도리가 각각 정해졌다. 그러므로 이를 가르켜 '위대한 효도'라고 불렀다. 

*고수(瞽瞍): 순임금의 아버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