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등문공 하(滕文公·下) 8-9
8.
戴盈之曰, "什一, 去關市之征, 今玆未能, 請輕之, 以待來年, 然後已, 何如?" 孟子曰, "今有人日攘其鄰之雞者, 或告之曰, '是非君子之道.' 曰, '請損之, 月攘一雞, 以待來年, 然後已.' 如知其非義, 斯速已矣, 何待來年?"
대영지왈, "십일, 거관시지정, 금자미능, 청경지, 이대래년, 연후이, 하여?" 맹자왈, "금유인일양기린지계자, 혹고지왈, '시비군자지도.' 왈, '청손지, 월양일계, 이대래년, 연후이.' 여지기비의, 사속이의, 하대래년?"
대영지가 말했다. 성 안에서 받는 10%의 세금과 관문에서 열리는 시장에서 징수하는 세금을 지금 당장 철폐할 수는 없습니다. 일단은 경감조치를 한 다음 내년을 기다려 그 후에 철폐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맹자가 예를 들어 말했다. "어떤 사람이 이웃의 닭을 매일 훔쳤습니다. 다른 사람이 '이는 군자의 도가 아니오.'라고 말했더니, '그렇다면 줄여서 한 달에 한 마리만 훔치고 내년을 기다려 그 후에 그만 두는 것이 어떻겠습니까?'라고 했습니다. 의롭지 않음을 알았으면 빨리 그만 두어야지 왜 내년까지 기다립니까?"
* 대영지(戴盈之): 송(宋)나라의 대부이다.
9.
公都子曰, "外人皆稱夫子好辯, 敢問何也?" 孟子曰, "予豈好辯哉? 予不得已也. 天下之生久矣, 一治一亂. 當堯之時, 水逆行, 氾濫於中國, 蛇龍居之, 民無所定, 下者爲巢, 上者爲營窟. 書曰, ‘洚水警余.’ 洚水者, 洪水也. 使禹治之. 禹掘地而注之海, 驅蛇龍而放之菹, 水由地中行, 江淮河漢是也. 險阻旣遠, 鳥獸之害人者消, 然後人得平土而居之. 堯舜旣沒, 聖人之道衰, 暴君代作, 壞宮室以爲汙池, 民無所安息, 棄田以爲園囿, 使民不得衣食.
공도자왈, "외인개칭부자호변, 감문하야?" 맹자왈, "여기호변재? 여부득이야. 천하지생구의, 일치일란. 당요지시, 수역행, 범람어중국, 사룡거지, 민무소정, 하자위소, 상자위영굴. 서왈, '강수경여.' 강수자, 홍수야. 사우치지. 우굴지이주지해, 구사룡이방지저, 수유지중행, 강회하한시야. 험조기원, 조수지해인자소, 연후인득평토이거지. 요순기몰, 성인지도쇠, 폭군대작, 괴궁실이위오지, 민무소안식, 기전이위원유, 사민부득의식.
공도자가 말했다. "다른 사람들이 평하기를 스승님이 논쟁하기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왜 그렇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내가 어찌 논쟁하기를 좋아하겠느냐?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천하가 생긴지가 오래 되니 잘 다스려지던 시기도 있었지만 혼란스럽던 시기도 있었다. 요임금 시절에는 물이 역류해서 나라 안에 범람하니 뱀과 용이 많아 사람들이 살 곳이 없었다. 낮은 지역에서는 새처럼 나무 위에 집을 지어서 살고, 높은 지역에서는 굴을 파고 살았다. <서경>에 '큰 비가 내려 내게 경고를 하는구나.'라는 구절이 있는데, 큰 비는 홍수라는 뜻이다. 순임금이 우에게 치수를 맡겼는데, 우는 땅을 파서 물이 바다로 흘러가게 하고 뱀과 용을 늪으로 쫓아냈다. 그 동안 고여 있던 물이 양쪽 기슭 가운데로 흐르게 되니 양자강과 회수와 황하와 한수가 그것이다. 험하고 막혔던 것이 사라지고, 새와 짐승들이 사람들을 해치지 않게 되니 그 다음부터 사람들이 평지를 차지하고 살았다. 그러나 요임금과 순임금이 세상을 떠나자 성인의 도리가 쇠퇴하여 폭군들이 번갈아 나타났다. 집과 거처를 부수고 그 땅을 연못으로 만드니 백성들이 편하게 쉴 곳이 없어졌다. 밭을 망가뜨려 그들의 사냥터로 만드니 백성들은 옷과 식량을 구할 수 없게 되었다.
* 공도자(公都子): 맹자의 제자이다.
** <서경> 우서 대우모편(虞書 大禹謨篇)에 나온다.
邪說暴行又作, 園囿汙池沛澤多而禽獸至. 及紂之身, 天下又大亂. 周公相武王誅紂, 伐奄三年討其君, 驅飛廉於海隅而戮之, 滅國者五十, 驅虎豹犀象而遠之, 天下大悅. 書曰, '丕顯哉, 文王謨! 丕承者, 武王烈! 佑啓我後人, 咸以正無缺.' 世衰道微, 邪說暴行又作, 臣弑其君者有之, 子弑其父者有之. 孔子懼, 作春秋. 春秋, 天子之事也, 是故孔子曰, '知我者其惟春秋乎! 罪我者其惟春秋乎!'"
사설폭행우작, 원유오지패택다이금수지. 급주지신, 천하우대란. 주공상무왕주주, 벌엄삼년토기군, 구비렴어해우이륙지, 멸국자오십, 구호표서상이원지, 천하대열. 서왈, '비현재, 문왕모! 비승자, 무왕렬! 우계아후인, 함이정무결.' 세쇠도미, 사설폭행유작, 신시기군자유지, 자시기부자유지. 공자구, 작춘추. 춘추, 천자지사야, 시고공자왈, '지아자기유춘추호! 죄아자기유춘추호!
또 요사스런 말과 포악한 행위가 일어나면서 사냥터와 더러운 못과 늪이 많아지니 새와 짐승들이 다시 많아졌다. 은나라의 주왕 시절에 이르러 세상이 크게 어지러워졌다. 주공이 무왕을 도와 주왕을 주살하고 또 엄나라를 친지 3년만에 그 군주를 죽이고 비렴을 바닷가로 쫓아 처단했는데, 이 때 멸망시킨 나라가 모두 50개나 되었다. 또 호랑이와 표범, 무소와 코끼리를 멀리 쫓으니 세상 사람들이 크게 기뻐했다. <서경>에 이르기를, '문왕의 계획은 밝게 빛나고, 무왕은 그 밝은 빛을 계승했다! 그 뒤를 이은 임금들을 위해 길을 열어주니 모두 바르고 이그러짐이 없었다.'고 했다. 주나라가 수도를 낙양으로 옮긴 후에는 세상이 쇠하고 도가 미약해져 요사스러운 말과 포악한 행위가 다시 일어나 신하가 임금을 시해하고, 자식이 아버지를 죽이는 일이 있었다. 공자가 이를 두려워하여 <춘추>를 썼는데, 그 내용은 천자가 해야 할 일을 기록했다. 공자는 '나를 알아주는 것도 오직 이 책 때문이고, 나를 비난하는 것도 오직 이 책 때문이다.'고 말했다.
* 비렴(飛廉): 은(殷)나라 주왕의 신하로 폭정을 주도했다.
** <서경> 주서 군아지편(周書 君牙之篇)에 나온다.
*** 춘추(春秋): 공자가 노(魯)나라 은공(隱公) 원년부터 애공(哀公) 14년까지 242년간의 노나라 역사를 기록한 책이다. 공자는 이 책에서 제후들을 질책하거니 칭찬했으므로 천자가 할 일을 기록했다고 한 것이다.
聖王不作, 諸侯放恣, 處士橫議, 楊朱墨翟之言盈天下. 天下之言不歸楊, 則歸墨. 楊氏爲我, 是無君也, 墨氏兼愛, 是無父也. 無父無君, 是禽獸也. 公明儀曰, ‘庖有肥肉, 廏有肥馬, 民有飢色, 野有餓莩, 此率獸而食人也.’ 楊墨之道不息, 孔子之道不著, 是邪說誣民, 充塞仁義也. 仁義充塞, 則率獸食人, 人將相食. 吾爲此懼, 閑先聖之道, 距楊墨, 放淫辭, 邪說者不得作.
성왕부작, 제후방자, 처사횡의, 양주묵적지언영천하. 천하지언불귀양, 즉귀묵. 양씨위아, 시무군야, 묵씨겸애, 시무부야. 무부무군, 시금수야. 공명의왈, '포유비육, 구유비마, 민유기색, 야유아포, 차솔수이식인야.' 양묵지도불식, 공자지도불저, 시사설무민, 충색인의야. 인의충색, 즉솔수식인, 인장상식. 오위차구, 하선성지도, 거양묵, 방음사, 사설자부득작.
성왕이 나오지 않으니 제후들이 방자해지고 벼슬하지 않은 처사들이 제멋대로 의견을 말해서 양주와 묵적의 주장이 세상에 횡횡했다. 그리하여 세상의 모든 주장이 양주의 주장이 아니면 묵적의 주장으로 서로 대립하게 되었다. 양주는 나 자신을 위하는 주장이니 이는 임금을 배제한 것이고, 묵적은 모두를 사랑하자는 주장이니 이는 아버지를 섬기지 않는 것이다. 아버지가 안중에 없거나 임금을 무시하는 주장은 새나 짐승과 같다. 공명의는 '임금의 주방에는 살찐 고기가 있고 마굿간에도 살찐 말이 있는데, 백성들에게는 굶주린 기색이 보이고 들에는 기아로 죽은 시체가 널려 있다면 이는 결과적으로 짐승들을 몰아 인육을 먹게하는 짓이다.'라고 했다. 양주와 묵적의 주장이 그치지 않으면 공자의 가르침이 드러나지 않아 이는 결국 요사한 주장으로 사람들을 속이고, 인과 의를 실천할 수 없게 한다. 인과 의를 실천하지 않으면 짐승을 몰아 인육을 먹게 하고, 언젠가는 사람들이 서로 잡아먹게 할 것이다. 나는 이렇게 될까 두려워서 앞선 성인의 도를 지켜 양주와 묵적의 주장을 차단하고, 바르지 못한 논설을 추방함으로써 요사한 주장이 일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다.
* 양주(楊朱): 위(魏)나라 사람으로 도가류의 전국시대 사상가이다. 자신이 자연의 중심이며, 개인의 자유를 중시했다.
** 묵적(墨翟): 흔히 묵자(墨子)라고 부르는 전국시대 사상가로 전쟁을 반대하고 겸애를 주장하며 이타적인 생활을 했다.
*** 공명의(公明儀): 노(魯)나라의 현인이다.
作於其心, 害於其事, 作於其事, 害於其政. 聖人復起, 不易吾言矣. 昔者禹抑洪水而天下平, 周公兼夷狄, 驅猛獸而百姓寧, 孔子成春秋而亂臣賊子懼. 詩云, ‘戎狄是膺, 荊舒是懲, 則莫我敢承.’ 無父無君, 是周公所膺也. 我亦欲正人心, 息邪說, 距詖行, 放淫辭, 以承三聖者, 豈好辯哉? 予不得已也. 能言距楊墨者, 聖人之徒也.”
작어기심, 해어기사, 작어기사, 해어기정. 성인부기, 불역오언의. 석자우억홍수이천하평, 주공겸이적, 구맹수이백성녕, 공자성춘추이난신적자구. 시운, '융적시응, 형서시징, 즉막아감승.' 무부무군, 시주공소응야. 아역욕정인심, 식사설, 거피행, 방음사, 이승삼성자, 기호변재? 여부득이야. 능언거양묵자, 성인지도야."
왜냐하면 이와 같이 요사한 주장이 사람들의 마음을 지배하면, 하고자 하는 일에 해를 끼치게 되고 당연히 정치에도 해가 미치게 된다. 성인이 다시 나와도 내 말을 지지할 것이다. 옛날에 우임금은 홍수를 다스려 세상을 평온하게 하고, 주공은 이적을 정벌하고 사나운 짐승들을 쫓아내 백성들을 편안하게 했다. 또 공자는 <춘추>를 지어 난신과 적자를 두려움에 떨게 했다. <시경>에 이르기를 '융적을 토벌하고 초나라와 서나라를 징계했다. 감히 우리를 당할 수 없다.'라고 했는데, 아버지와 임금을 무시하는 주장은 주공도 역시 응징하고자 했다. 나 또한 사람들의 마음을 바로 잡고, 요사한 주장들을 그만 두게 하고, 잘못된 행동을 막고, 바르지 못한 논설을 추방함으로써 앞에 예를 든 '3명의 성인'을 계승하려고 한다. 내 어찌 논쟁하기를 좋아하겠느냐?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양주와 묵적의 주장을 저지하는 것이야말로 성인들이 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