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향기/맹자

4. 공손추 하(公孫丑·下) 10-14

어산(於山) 2018. 10. 24. 19:12


10.

孟子致爲臣而歸. 王就見孟子, 曰, "前日願見而不可得, 得侍同朝, 甚喜, 今又棄寡人而歸, 不識可以繼此而得見乎?" 對曰, "不敢請耳, 固所願也." 他日, 王謂時子曰, "我欲中國而授孟子室, 養弟子以萬鍾, 使諸大夫國人皆有所矜式. 子盍爲我言之!" 時子因陳子而以告孟子, 陳子以時子之言告孟子. 孟子曰, "然, 夫時子惡知其不可也? 如使予欲富, 辭十萬而受萬, 是爲欲富乎? 季孫曰, '異哉子叔疑! 使己爲政, 不用, 則亦已矣, 又使其子弟爲卿. 人亦孰不欲富貴? 而獨於富貴之中有私龍斷焉.' 古之爲市也, 以其所有易其所無者, 有司者治之耳. 有賤丈夫焉, 必求斷而登之, 以左右望, 而罔市利. 人皆以爲賤, 故從而征之. 征商自此賤丈夫始矣."

맹자치위신이귀. 왕취견맹자, 왈, "전일원견이불가득, 득시동조, 심희, 금우기과인이귀, 불식가이계차이득견호?" 대왈, "불감청이, 고소원야." 타일, 왕위시자왈, "아욕중국이수맹자실, 양제자이만종, 사저대부국인개유소긍식. 자합위아언지!" 시자인진자이고맹자, 진자이시시자지언고맹자. 맹자왈, "연, 부시자오지기불가야? 여사여욕부, 사십만이수만, 시위욕부호? 계손왈, '이재자숙의! 사기위정, 불용 즉역이의, 우사기자제위경. 인역숙불욕부귀? 이독어부귀지중유사룡단언.' 고지위시야, 이기소유역기소무자, 유사자치지이. 유천장부언, 필구농단이등지, 이좌우망, 이망시리. 인개이위천, 고종이정지. 정상자차천장부시의."

맹자가 제나라에서 벼슬을 그만두고 돌아가려고 하자 제나라 선왕이 말했다. "예전부터 만나려고 했는데 만나지 못하다가 겨우 모실 수있게 되어 온 조정이 매우 기뻐했는데, 다시 나를 버리고 간다니 앞으로 계속해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맹자가 대답했다. "감히 청하지 못했을 뿐이지 원하는 바였습니다." 뒤에 왕이 시자에게 말했다. "내가 맹자에게 나라 가운데에 집을 주고, 10,000 종의 녹봉을 줘서 제자를 가르치게 하여 여러 대부와 백성들에게 모두 자랑스러워 하고 또 모범이 되게 하겠다. 이 말을 전해라!"  시자가 진자를 통해 선왕이 한 말을 알리자 맹자가 말했다. "그렇구나, 어찌 시자가 안된다는 것을 알겠느냐? 내가 돈이 문제였다면, 지금 받는 100,000 종을 사양하고 10,000 종을 받겠느냐? 계손이 말했다. '자숙의는 이상하다! 정치를 하다가도 쓸모가 없어지면 그만둘 뿐이지, 자제들이 경의 벼슬을 이어받게 하는구나. 누군들 부귀를 원하지 않겠는가? 유독 부귀한 사람들 가운데 사사로이 농단하는 사람이 있다.'  옛날에 시장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이 자기가 가진 것과 남이 가진 것을 서로 바꾸었는데, 관리는 분쟁이 있으면 이를 조정하는 역할만 했다. 그런데 어떤 욕심많은 사람이 언제나 시장 한쪽의 언덕에 올라가 여기저기를 살펴보고 시장의 이익을 독차지했다. 사람들이 이를 천하게 여기고 세금을 부과하니 상인에게 세금을 부과한 것이 이 천한 사람에게서 시작되었다."  

* 시자(時子): 제나라의 현인이다.

** 진자(陳子): 본명은 진진(陳臻). 맹자의 제자이다.    


11.

孟子去齊, 宿於晝,  有欲爲王留行者, 坐而言. 不應, 隱几而臥. 客不悅曰, "弟子齊宿而後敢言, 夫子臥而不聽, 請勿復敢見矣." 曰, "坐! 我明語子. 昔者魯繆公無人乎子思之側, 則不能安子思, 泄柳申詳無人乎繆公之側, 則不能安其身. 子爲長者慮, 而不及子思, 子絶長者乎? 長者絶子乎?"

맹자거제, 숙어주. 유욕위왕류행자, 좌이언. 블응, 은궤이와. 객불열왈, "제자제숙이후감언, 부자와이불청, 청물부감견의." 왈, "좌! 아명어자. 석자노목공무인호자사지측, 즉불능안자사, 설류신상무인호목공지측, 즉불능안기신. 자위장자려, 이불급자사, 자절장자호? 장자절자호?"

맹자가 제나라를 떠나서 주 지역에서 머무는데, 제나라 선왕을 위해 맹자가 떠나는 것을 만류하려던 사람이 있었다. 그가 앉아서 말하자 맹자가 대답도 없이 안석에 기대어 누웠다. 그 사람이 불쾌해서 말했다. "제가 제계하고 하루를 묵고나서 감히 말씀드렸는데, 선생은 누워서 못 들은척 하시니 다시는 만나지 않겠습니다." 맹자가 말했다. "앉아서 잘 들으세요! 옛날에 노나라 목공은 자사의 옆에서 그가 떠나지 않도록 잡아줄 사람이 없으면 자사가 편하게 머물 수 없게 했다고 여기고, 설류와 신상은 목공의 옆에서 그들을 챙겨줄 사람들이 없으면 노나라에서 편하게 머물 수가 없었습니다. 당신이 나를 생각하는 것이 자사에 미치지 못하는데, 당신이 나를 무시하는 것입니까? 아니면 내가 당신을 무시하는 것입니까?"  

* 자사(子思): 공자의 제자이다.

** 설류(泄柳), 신상( 申詳): 노나라의 현인들이며, 신상은 공자의 제자 자장(子張)의 아들이다. 


12.

孟子去齊. 尹士語人曰, "不識王之不可以爲湯武, 則是不明也, 識其不可, 然且至, 則是干澤也. 千里而見王, 不遇故去, 三宿而後出晝, 是何濡滯也? 士則玆不悅." 高子以告. 曰, "夫尹士惡知予哉? 千里而見王, 是予所欲也, 不遇故去, 豈予所欲哉? 予不得已也. 予三宿而出晝, 於予心猶以爲速, 王庶幾改之! 王如改諸, 則必反予. 夫出晝, 而王不予追也, 予然後浩然有歸志. 予雖然, 豈舍王哉! 王猶足用爲善, 王如用予, 則豈徒齊民安, 天下之民擧安. 王庶幾改之! 予日望之! 予豈若是小丈夫然哉? 諫於其君而不受, 則怒, 悻悻然見於其面, 去則窮日之力而後宿哉?" 尹士聞之, 曰, "士誠小人也."

맹자거제. 윤사어인왈, "불식왕지불가이위탕무, 즉시불명야, 식기불가, 연차지, 즉시간택야. 천리이견왕, 불유고거, 삼숙이후출주, 시하유체야? 시즉자불열." 고자이고. 왈, "부윤사오지여재? 천리이견왕, 시여소욕야, 불유고거, 기여소욕재? 여부득이야. 여삼숙이출주, 어여심유이위속, 왕서기개지! 왕여개저, 즉필반여. 부출주, 이왕불여추야, 여연후호연유귀지. 여수연, 기사왕재! 왕유족용위선, 왕여용여, 즉기도제민안, 천하지민거안. 왕서기개지! 여왈망지! 여기약시소장부연재? 간어기군이불수, 즉노, 행행연견어기면, 거즉궁일지력이후숙재?" 윤사문지, 왈, "사성소인야."

맹자가 제나라를 떠나자 제나라 사람 윤사가 사람들에게 말했다. "제나라 선왕이 은나라 탕왕이나 주나라 무왕처럼 성군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몰랐다면 이는 맹자가 현명하지 못한 것이고, 성군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도 왕을 만나러 왔다면 이는 맹자가 부를 바라고 온 것이다. 천리길을 와서 왕을 만나고 뜻이 맞지 않아 가면서도 바로 가지 않고 사흘 밤을 더 자고서야 주 지역을 떠나는구나. 왜 이렇게 지체하는가? 불쾌하구나." 고자가 이 말을 전하자 맹자가 말했다. "윤사가 나를 어찌 알겠느냐? 천리를 와서 왕을 만난 것은 내가 원했기 때문이다. 뜻이 맞지 않아 가는 것이 어찌 내가 원했던 것이겠느냐?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주에서 사흘 밤을 더 잤지만 마음속으로는 오히려 너무 빨리 떠났다고 생각한다. 그 동안 왕이 생각을 바꾸기를 바랐는데, 바꾸게 되면 반드시 나를 부를 것이었다. 주를 떠나는데도 왕이 나를 뒤쫒지 않아서 이제 돌아갈 마음이 확실해졌다. 비록 그렇다고 해도 내가 어찌 왕을 버리겠느냐! 왕은 선을 행하기에 충분한 사람이다. 그런데 왕이 나를 기용하면 어찌 제나라 백성만 평안하겠느냐, 세상의 모든 백성들이 모두 평안해질 것이다. 왕이 마음을 바꾸면 좋겠다! 매일처럼 그랬으면 하고 바란다! 내가 어찌 졸장부처럼 굴겠느냐? 왕에게 간하고 받아 들여지지 않는다고 화를 내며, 성난 얼굴로 길을 떠나 하루종일 걸어가고, 이내 녹초가 되어서야 숙소에 들어야 하겠는가?" 윤사가 이 말을 듣고 말했다. "내가 진짜 소인이다."                 


13.

孟子去齊, 充虞路問曰, "夫子若有不豫色然. 前日虞聞諸夫子曰, '君子不怨天, 不尤人.'" 曰, "彼一時, 此一時也. 五百年必有王者興, 其間必有名世者. 由周而來, 七百有餘世矣. 以其數, 則過矣, 以其時考之, 則可矣. 夫天未欲平治天下也, 如欲平治天下, 當今之世, 舍我其誰也? 吾何爲不豫哉?"

맹자거제, 충우로문왈, "부자약유불예색연. 전일우문저부자왈, '군자불원천, 불우인.'" 왈, "피일시, 차일시야. 오백년필유왕자흥, 기문필유명세자. 유주이래, 칠백유여세의. 이기수, 즉과의, 이기시고지, 즉가의. 부천미욕평치천하야, 여욕평치천하, 당금지세, 사아기수야? 오하위불예재?"

맹자가 제나라를 떠나는 길에 충우가 물었다. "스승님께서는 기뻐하는 기색이 없습니다. 전에 제가 스승님께 듣기로는 '군자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탓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맹자가 대답했다. "그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다. 500년마다 새 왕조가 일어나고, 그 사이에 세상에 이름을 날리는 사람도 있다. 주나라 이래 700년도 더 지났다. 시기로는 벌써 지났다. 이제 새 왕조가 탄생할 수 있다. 하늘이 천하가 평화롭게 다스려지기를 바란다면, 이 세상에서 나를 버리고 누구를 택하겠느냐? 그런데 내가 어찌 불쾌하겠느냐?" 

* 충우(充虞): 맹자의 제자이다.


14.

孟子去齊居休. 公孫丑問曰, "仕而不受祿, 古之道乎?" 曰, "非也, 於崇, 吾得見王, 退而有去志, 不欲變, 故不受也. 繼而有師命, 不可以請. 久於齊, 非我志也."

맹자거제거휴. 공손추문왈, "사이불수록, 고지도호?" 왈, "비야, 어숭, 오득견왕, 퇴이유거지, 불욕변, 고불수야. 계이유사명, 불가이청. 구어제, 비아지야."

맹자가 제나라를 떠나 휴 땅에 머물 때에 공손추가 물었다. "벼슬하면서 녹봉을 받지 않는 것이 옛날의 도리입니까?" 맹자의 말이다. "아니다. 숭 땅에서 내가 왕을 만나보고 나서 제나라를 떠날 마음이 있었고, 그 마음을 바꾸고 싶지 않아서 녹봉을 받지 않은 것이다. 그 후 군대 동원령이 내려 청하지 못했을 뿐이지, 제나라에 오래 머문 것은 내 뜻이 아니었다."

* 휴(休): 송(宋)나라의 지명이다.

** 숭(崇): 제(齊)나라의 지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