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향기/맹자

3. 공손추 상(公孫丑·上) 3-5

어산(於山) 2018. 10. 20. 16:58

 

3.

孟子曰, "以力假仁者覇, 覇必有大國, 以德行仁者王, 王不待大. 湯以七十里, 文王以百里. 以力服人者, 非心服也, 力不贍也, 以德服人者, 中心悅而誠服也, 如七十子之服孔子也. 詩云, '自西自東, 自南自北, 無思不服.’ 此之謂也."

맹자왈, "아력가인자패, 패필유대국, 이덕행인자왕, 왕부대대. 탕이칩십리, 문왕이백리. 이력복인자, 비심복야, 역불섬야, 이덕복인자, 중심열리성복야, 여칠십자지복공자야. 시운, '자서자동, 자남자북, 무사불복.' 차지위야."

맹자의 말이다. "인을 표방하며 무력을 행사하는 사람은 패자이며, 패자는 반드시 큰 나라를 가지려고 한다. 덕으로 인을 행하는 사람은 진정한 왕이며, 큰 나라가 되기를 기대하지 않는다. 탕임금은 불과 70리의 땅을, 문왕은 100리의 땅을 가졌다. 다른 사람을 힘으로 복종하게 하면, 마음으로는 복종하지 않는다. 그저 힘이 부족한 탓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을 덕으로 복종하게 하면, 마음속으로 기뻐하며 성심으로 복종하게 된다. 이는 70명의 제자들이 공자에게 복종한 것과 같다. <시경>에 '서쪽에서, 동쪽에서, 남쪽에서, 북쪽에서 주나라 무왕을 그리워하며 따르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것을 말한 것이다.  

* <시경> 대아편(大雅篇)에 나온다.  


4.

孟子曰, "仁則榮, 不仁則辱, 今惡辱而居不仁, 是猶惡濕而居下也. 如惡之, 莫如貴德而尊士, 賢者在位, 能者在職, 國家閒暇, 及是時, 明其政刑. 雖大國必畏之矣. 詩云, '迨天之未陰雨, 徹彼桑土, 綢繆牖戶. 今此下民, 或敢侮予?' 孔子曰, '爲此詩者, 其知道乎! 能治其國家, 誰敢侮之?' 今國家閒暇, 及是時, 般樂怠敖, 是自求禍也. 禍福無不自己求之者. 詩云, '永言配命, 自求多福.' 太甲曰, '天作孼, 猶可違, 自作孼, 不可活.' 此之謂也."

맹자왈, "인즉영, 불인즉욕, 금오욕이거불인, 시유오습이거하야. 여오지, 막여귀덕이존사, 현자재위, 능자재직, 국가한가, 급시시, 명기정형. 수대국필외지의. 시운, '태천지미음우, 철피상두, 주무유호. 금차하민, 혹감모여?' 공자왈, '위차시자, 기여도호! 능치기국가, 수감모지?' 금국가한가, 급시시, 반락태오, 시자구화야. 화복무불자기구지자. 시운, '영언배명, 자구다복.' 태갑왈, '천작얼, 유가위, 자작얼, 불가활.' 차지위야."

맹자의 말이다. "인을 행하면 영화를 누리고, 그렇지 않으면 치욕을 겪는다. 치욕을 싫어하면서도 인하지 않은 것은 축축한 것을 싫어하면서도 지대가 낮은 곳에 사는 것과 같다. 치욕을 겪기 싫으면, 덕을 소중히 하고 선비를 존중해야 한다. 어진 사람들이 벼슬하고, 유능한 사람들이 직책을 수행하면 나라가 평안하게 된다. 여기에 밝은 정치와 바른 형벌제도가 시행되면 큰 나라조차도 반드시 두려워하게 된다. <시경>에 이른다. '하늘이 흐려져 장마가 오기 전에, 저 뽕나무 뿌리를 캐서 껍질로 창문을 단단히 매 놓으면 이제 백성들이 나를 업신여기겠는가?' 또 공자의 말이다. '이 시를 지은 사람은 나라를 다스리는 법을 알고 있다! 나라를 잘 다스리면 누가 감히 그를 업신여기랴?' 이제 나라가 평안하게 되면 마음껏 즐기고 게으름을 피우게 되는데, 이는 스스로 화를 부르는 것이다. 모든 화와 복은 자신에게서 나온다. <시경>에 '하늘의 명을 따름은 스스로 많은 복을 구하는 것이다.'라고 하고, <서경> 태갑편에도 '하늘이 내리는 재앙은 그래도 피할 수 있지만, 스스로 만든 재앙은 살아나지 못한다.'고 하였으니 이것을 말한 것이다.     

* 순서대로 <시경> 빈풍치효편(豳風鴟鴞篇), 대아편(大雅篇)에 나온다.  

 

5.

孟子曰, "尊賢使能, 俊傑在位, 則天下之士, 皆悅而願立於其朝矣. 市廛而不征, 法而不廛, 則天下之商, 皆悅而願藏於其市矣. 關譏而不征, 則天下之旅皆悅, 而願出於其路矣. 耕者助而不稅, 則天下之農, 皆悅而願耕於其野矣. 廛無夫里之布, 則天下之民, 皆悅而願爲之氓矣. 信能行此五者, 則鄰國之民, 仰之若父母矣. 率其子弟, 攻其父母, 自生民以來未有能濟者也. 如此則無敵於天下. 無敵於天下者, 天吏也. 然而不王者未之有也."

맹자왈, "존현사능, 준걸재위, 즉천하지사, 개열이원입어기조의. 시전이부정, 법이부전, 즉천하지상, 개열이원장어기시의. 관기이불정, 즉천하지려개열, 이원출어기로의. 경자조이불세, 즉천하지농, 개열이원경어기야의. 전무부리지포, 즉천하지민, 개열이원위지맹의. 신능행차오자, 즉린국지민, 앙지약부모의. 솔기자제, 공기부모, 자생민이래미유능제자야. 여차즉무적어천하. 무적어천하자, 천리야. 연이불왕자미지유야."

맹자의 말이다. "(1) 어진 사람을 존중하고 유능한 사람을 등용하면, 세상의 선비가 모두 기뻐하고 그 나라 조정에서 일하고 싶어할 것이다. (2) 시장에서는 가게에 대한 세금은 징수하되 물건에 대한 세금은 받지 않고, 법에 따라 시장의 질서를 관리하되 가게에 대한 세금도 받지 아니하면 세상의 모든 상인들이 기뻐하고 그 나라 시장에서 장사하고 싶어할 것이다. (3) 세관에서는 순찰만하고 세금을 받지 아니하면 세상의 모든 여행하는 사람들이 기뻐하고 그 나라 길로 다니고 싶어할 것이다. (4) 밭가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세금을 받지 아니하면 세상의 모든 농부들이 기뻐하고 그 나라 땅에서 농사 짓고 싶어할 것이다. (5) 가정에는 부역과 토지세를 옷감으로 받지 아니하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기뻐하고 그 나라 백성이 되고 싶어할 것이다. 이 다섯 가지를 잘 실천하면, 이웃 나라 사람들이 자기의 부모님처럼 우러러볼 것이다. 그들의 아들과 형제들을 군사로 하여 그 부모를 공격한다면, 이 땅에 사람들이 살게 된 이래 아무도 성공한 사람이 없다. 이렇게만 하면 천하무적이 될 것이다. 천하무적인 사람은 하늘이 임명한 관리이니 왕도정치를 실현하지 못한 사람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