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향기/맹자

3. 공손추 상(公孫丑·上) 2-3

어산(於山) 2018. 10. 20. 12:30

 

"何謂知言?" 曰, "詖辭知其所蔽, 淫辭知其所陷, 邪辭知其所離, 遁辭知其所窮. 生於其心, 害於其政, 發於其政, 害於其事. 聖人復起, 必從吾言矣." "宰我子貢, 善爲說辭, 冉牛, 閔子, 顔淵, 善言德行. 孔子兼之, 曰, '我於辭命, 則不能也.' 然則夫子旣聖矣乎?" 曰, "惡! 是何言也! 昔者子貢問於孔子曰, '夫子聖矣乎?' 孔子曰, '聖則吾不能, 我學不厭而敎不倦也.' 子貢曰, '學不厭, 智也, 敎不倦, 仁也. 仁且智, 夫子旣聖矣.' 夫聖, 孔子不居, 是何言也?"

"하위지언?" 왈, "피사지기소폐, 음사지기소함, 사사지기소리, 둔사지기소궁. 생어기심, 해어기정, 발어기정, 해어기사. 성인부기, 필종오언의." "재아자공, 선위설사, 염우, 민자, 안연, 선언덕행. 공자겸지, 왈, '아어사명, 즉불능야.' 연즉부자기성의호?" 왈, "오! 시하언야! 석자자공문어공자왈, '부자성의호?' 공자왈, '성즉오불능, 아학불염이교불권야.' 자공왈, '학불염, 지야, 교불권, 인야. 인차지, 부자기성의.' 부성, 공자부거, 시하언야?"

공손추가 물었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잘 이해한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맹자의 대답이다. "한 쪽으로 치우친 말을 들으면 그 사람 마음 속에 숨긴 것을 알고, 음란한 말을 들으면 그가 어딘가에 빠져 있음을 알고, 간사한 말을 들으면 그의 말이 도리에서 벗어나 있을 알고, 교묘하게 피하는 말을 들으면 그가 궁한 것을 안다. 그런 마음에서 나온 말은 정치에 해로움을 끼치고, 정치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면 집행하는 일에 해롭다. 성인이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내 말이 맞다고 할 것이다." 이에 공손추가 말했다. "재아와 자공은 언변이 뛰어났고, 염우, 민자, 안연은 덕행을 잘했습니다. 공자는 이 두가지를 다 갖추고도 '나는 말은 능하지 못하다.'고 했거늘, 그렇다면 스승님은 남의 말을 잘 이해하니 이미 성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맹자가 말했다. "아! 무슨 말이냐! 예전에 자공도 공자에게 말한 적이 있다. '스승님은 성인이지요?' 공자가 이에 대답했다. '나는 성인이 될 수 없다. 나는 배우기를 싫어하지 않고, 가르치기를 태만히 하지 않을 뿐이다.' 그러지 자공이 말했다 '배우기를 싫어하지 않음은 지혜로운 것이고, 가르치기를 태만히 하지 않음은 어진 것입니다. 어질고 지혜로우니 이미 성인입니다.' 공자도 이처럼 자신을 성인이라고 하지 않았는데, 이 무슨 말이냐?" 

* 위에 언급된 인물들은 이 블로그의 '온고이지신 > 제자백가 > 공자의 제자' 참조. 


"昔者竊聞之, 子夏, 子游, 子張, 皆有聖人之一體, 冉牛, 閔子, 顔淵, 則具體而微, 敢問所安.” 曰, "姑舍是." 曰, "伯夷伊尹何如?” 曰, "不同道. 非其君不事, 非其民不使, 治則進, 亂則退, 伯夷也. 何事非君, 何使非民, 治亦進, 亂亦進, 伊尹也. 可以仕則仕, 可以止則止, 可以久則久, 可以速則速, 孔子也. 皆古聖人也, 吾未能有行焉, 乃所願, 則學孔子也." "伯夷, 伊尹於孔子, 若是班乎?" 曰, "否, 自有生民而來, 未有孔子也." 曰, "然則有同與?"

"석자절문지, 자하, 자유, 자장, 개유성인지일체, 염유, 민자, 안연, 즉구체이미, 감문소안." 왈, "고사시." 왈, "백이이윤하여?" 왈, "부동도. 비기군불사, 비기민불사, 치즉진, 난즉퇴, 백이야. 하사비군, 하사비민, 치역진, 난역진, 이윤야. 가이사즉사, 가이지죽지, 가이구즉구, 가이속즉속, 공자야. 개고성인야, 오미능유행언, 내소원, 즉학공자야." "백이, 이윤어공자, 약시반호?" 왈, "부, 자우생민이래, 미유공자야." 왈, "연즉유동여?"

공손추가 대답했다. "옛날에 제가 얼핏 들은 바에 의하면 자하, 자유, 자장은 성인이 갖춰야 할 덕의 일부분을 지녔고, 염우, 민자, 안연은 모두 갖추기는 했지만 미약하다고 했습니다. 스승님은 어느 쪽에 해당됩니까?" 맹자가 말했다. "그 이야기는 이제 그만 하자." 그러자 공손추가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백이와 이윤은 어떻습니까?" 맹자의 대답이다. "생각하는 도가 서로 다르다. 자신이 존경하는 군주가 아니면 섬기지 않고, 좋아하는 백성이 아니면 부리지 않고, 자기가 다스릴 수 있으면 벼슬에 나아가고, 그게 되지 않는다고 판단이 되면 물러나는 사람이 백이다. 어떤 사람이든 섬기면 군주가 아니며, 어떤 사람이든 부리면 백성이 아니겠냐고 하며, 자기가 다스릴 수 있어도  벼슬에 나아가고, 그게 되지 않는다고 판단이 되어도 벼슬에 나아가는 사람이 이윤이다. 그런데 벼슬을 할 만할 때는 벼슬에 나아가고, 물러나야 할 때는 물러나고, 오래 할 만할 때는 오래 하고, 빨리 그만두어야 할 때는 그만두는 사람이 공자다. 이렇게 하는 것이 모두 예전 성인의 모습이다. 나는 아직까지 이렇게 못했으나 공자를 본받아 행하는 것이 내가 원하는 바이다." 공손추가 물었다. "백이와 이윤을 공자와 같은 반열에 올릴 수 있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그건 아니다. 이 땅에 사람이 태어난 이래 아직까지 공자만한 사람은 없었다." 공손추가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세 사람에게 공통점이 있습니까?"

* 백이(伯夷): 은(殷)나라 말 고죽국의 7대 군주의 큰아들로 동생에게 왕위를 물려준 다음, 주나라 무왕이 은나라를 정벌하자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만 캐먹고 살다가 굶주려 죽었다. 지조와 정절의 대명사로 칭송한다.

** 이윤(伊尹): 하(夏)나라 말부터 은나라 초기의 정치가로 탕(湯)왕을 도와 은나라의 개국과 발전에 큰 공을 세웠다.   

 

曰, "有. 得百里之地而君之, 皆能以朝諸侯, 有天下. 行一不義, 殺一不辜, 而得天下, 皆不爲也. 是則同." 曰, "敢問其所以異." 曰, "宰我, 子貢, 有若, 智足以知聖人, 汙不至阿其所好. 宰我曰, ‘以予觀於夫子, 賢於堯舜遠矣.' 子貢曰, '見其禮而知其政, 聞其樂而知其德, 由百世之後, 等百世之王, 莫之能違也. 自生民以來, 未有夫子也.' 有若曰, '豈惟民哉? 麒麟之於走獸, 鳳凰之於飛鳥, 太山之於邱垤, 河海之於行潦, 類也. 聖人之於民, 亦類也. 出於其類, 拔乎其萃, 自生民以來, 未有盛於孔子也.'"

왈, "유. 득백리지지이군지, 개능이조제후, 유천하. 행일불의, 살일불고, 이득천하, 개불위야. 시즉동." 왈, "감문이소이이." 왈, "재아, 자공, 유약, 지족이지성인, 오불지아기소호. 재아왈, '이여관어부자, 현어요순원의.' 자공왈, '견기예이지기정, 문기악이지기덕, 유백세지후, 등백세지왕, 막지능위야. 자생민이래, 미유부자야.' 유약왈, '기유민재? 기린지어주수, 봉황지어지비조, 태산지어구질, 하해지어행료, 유야. 성인지어민, 역류야. 출어기류, 발호기췌, 자생민이래, 미유성어공자야.'

맹자의 대답이다. "있다. 이윤은 은나라의 탕왕을 섬기며 백리의 작은 영토지만 군주가 되게 하여 제후들을 조회에 오게하니 천하를 가지게 되었고, 단 하나라도 의롭지 않은 일을 행하고, 단 한 사람이라도 잘못이 없는 사람을 처형해서 천하를 얻는다고 해도, 백이는 하지 않을 터이니 이것이 같은 면이다." 공손추의 이어지는 질문이다. "그렇다면 다른 면은 무엇입니까?" 공자의 대답이다. "재아, 자공, 유약은 지혜로워서 성인을 보는 눈이 있을 뿐만 아니라, 좋아한다고 해도 아첨하지는 않았다. 재아는 '제가 보니 스승님은 요임금이나 순임금보다 훨씬 낫다.'고 말하고, 자공은 '한 나라의 예를 보면 그 나라의 정치를 알 수 있고, 한나라의 음악을 들어보면 그 나라 군주의 덕을 알 수 있는데, 100명의 군주가 왕위를 계승한 뒤에 평가하여 100년에 한 번 나올만한 최고의 군주조차도 공자보다 나을 수 없다. 이 땅에 사람이 태어난 이래 아직까지 공자만한 사람이 없었다.'고 했다. 또 유약은 '어찌 사람 뿐이겠는가? 짐승 중에서는 기린이 빼어나고, 새 중에서는 봉황이 빼어나고, 산 중에서는 태산이 빼어나고, 흐르는 물길 중에서는 황하가 같은 무리지만 빼어난 것과 같다. 성인도 사람들과 같은 무리지만, 그 무리 중에서 튀어나와 출중하게 빼어난 것이다. 이 땅에 사람이 태어난 이래 아직까지 공자보다 훌륭한 사람은 없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