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향기/맹자

1. 양혜왕 상(梁惠王·上) 4-6

어산(於山) 2018. 10. 7. 20:00


4.

梁惠王曰, "寡人願安承敎." 孟子對曰, "殺人以梃與刃, 有以異乎?" 曰, "無以異也." "以刃與政, 有以異乎?" 曰, "無以異也." 曰, "庖有肥肉, 廐有肥馬, 民有飢色, 野有餓莩, 此率獸而食人也. 獸相食, 且人惡之, 爲民父母, 行政, 不免於率獸而食人, 惡在其爲民父母也? 仲尼曰, '始作俑者, 其無後乎!' 爲其象人而用之也. 如之何其使斯民飢而死也?"

양혜왕왈, "광인원안승교." 맹자대왈, "살인이정여인, 유이이호?" 왈, "무이이야." "이인여정, 유이이호?" 왈, "무이이야."왈, "포유비육, 구유비마, 민유기색, 야유아표, 차솔수이식인야.수상식, 차인오지, 위민부모, 행정, 불면어솔수이식인, 오재기위민부모야? 중니왈, '시작용자, 기무후호!' 위기상인이용지야. 여지하기사사민기이사야?"

양혜왕이 "즐거운 마음으로 가르침을 청하겠다."고 하자 맹자가 말했다. "살인하는데 몽둥이로 때리는 것과 칼로 베는 것에 차이가 있습니까?" 왕이 대답했다. "차이가 없습니다." 맹자가 다시 물었다. "칼과 정치로 하는 것에 차이가 있습니까?" 왕이 다시 대답했다. "차이가 없습니다." 맹자가 이어 말했다. "왕의 주방에 맛있는 고기가 있고, 마구간에 살찐 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백성들의 얼굴에 굶주린 기색이 보이고, 들판에 굶주려 죽은 시체가 있다면, 이는 짐승이 인육을 먹게 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짐승들이 서로 잡아먹는 것도 끔직한데, 백성의 부모 된 마음으로 정치를 하면서 짐승이 인육을 먹게 한다면 백성의 부모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공자가 말했습니다. '처음으로 장례에 쓰는 인형을 만든 사람은 그 후손이 이어지지 않을 것이다.' 사람과 똑같은 형체로 만들어 장례에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어찌 이러한 백성들을 굶주려 죽게 한다는 말입니까?"

* 용(俑): 고대 중국에서 순장을 대신 하기 위해 나무를 깍아 인형을 만들어 부장했다. 공자는 이러한 순장의 풍습을 비난했다.


5.

梁惠王曰, "晉國, 天下莫强焉, 叟之所知也. 及寡人之身, 東敗於齊, 長子死焉, 西喪地於秦七百里, 南辱於楚. 寡人恥之, 願比死者一洒之, 如之何則可?" 孟子對曰, "地方百里而可以王. 王如施仁政於民, 省刑罰, 薄稅斂, 深耕易耨, 壯者以暇日修其孝悌忠信, 入以事其父兄, 出以事其長上, 可使制梃以撻秦楚之堅甲利兵矣. 彼奪其民時, 使不得耕耨以養其父母. 父母凍餓, 兄弟妻子離散. 彼陷溺其民, 王往而征之, 夫誰與王敵? 故曰, '仁者無敵.' 王請勿疑!"

양혜왕왈, "진국, 천하막강언, 수지소지야. 급과인지신, 동패어제, 장자사언, 서상지어진칠백리, 남욕어초. 과인치지, 원비사자일세지, 여지하칙가?" 맹자대왈, "지방백리이가이왕. 왕여시인정어민, 생형벌, 박세렴, 심경이누, 장자이가일수기효제충신, 입이사기부형, 출이사기장상, 가사제정이달진초지견갑리병의. 피탈기민시, 사불득경누이양기부모. 부모동아, 형제처자이산. 피함익기민, 왕왕이정지, 부수여왕적? 고왈, '인자무적.' 왕청물의!"

양혜왕이 말했다. "진나라보다 더 강한 나라가 없다는 것은 잘 아시겠지요. 그런데 과인에 이르러 동으로는 제나라에 져서 큰 아들이 죽고, 서로는 진나라에게 700리나 되는 땅을 빼앗기고, 남으로는 초나라에 굴욕을 당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죽은 사람들을 위해서 치욕을 씻어보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맹자의 대답이다. "땅이라면 사방 100리만 돼도 왕이 될 수 있습니다. 왕께서 백성들에게 어진 정치를 베풀어 형벌과 세금을 줄여주면, 백성들은 열심히 농사를 짓고, 젊은 사람들은 여유로운 날에 효도와 우애, 성실과 신의를 배워 집에서는 부형을 섬기고, 나가서는 어른들을 섬길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몽둥이로도 진나라와 초나라의 단단한 갑옷과 날카로운 무기를 부술 수 있게 됩니다. 그들은 자기네 백성들의 농사짓는 시기를 빼앗기 때문에 밭을 갈고 김을 매어 농사를 지어도 부모를 공양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부모들은 추위에 얼고 굶주리며, 형제들과 처자들은 떠나가고 흩어집니다. 이렇게 그 나라의 백성들이 심한 곤경에 빠져있을 때 왕께서 그들을 정벌하면, 대체 그 누가 왕께 대적할 수가 있겠습니까? 옛말에도 '어진 사람에게는 대적할 자가 없다'고 했습니다. 왕께서는 이를 의심하지 마십시오."


6.

孟子見梁襄王, 出, 語人曰, "望之不似人君, 就之而不見所畏焉." 卒然問曰, "天下惡乎定?" 吾對曰, "定於一." "孰能一之?" 對曰, "不嗜殺人者能一之." "孰能與之?" 對曰, "天下莫不與也. 王知夫苗乎? 七八月之間旱, 則苗槁矣. 天油然作雲, 沛然下雨, 則苗浡然興之矣. 其如是, 孰能禦之? 今夫天下之人牧, 未有不嗜殺人者也. 如有不嗜殺人者, 則天下之民皆引領而望之矣. 誠如是也, 民歸之, 猶水之就下, 沛然孰能禦之?"

맹자견양양왕, 출, 어인왈, "망지불사인군, 취지이불견소외언." 졸연문왈, "천하오호정?" 오대왈, "정우일." "숙능일지?" 대왈, "불기살인자능일지." "숙능여지?" 대왈, "천하막불여야. 왕지부묘호? 칠팔월지간한, 칙묘고의. 천유연작운, 패연하우, 칙묘발연흥지의. 기여시. 숙능어지? 금부천하지인목, 미유불기살인자야. 여유불기살인자, 칙천하지민개인령이망지의. 성여시야, 민귀지, 유수지취하, 패연수능어지?"

맹자가 양양왕을 만나고 나와 사람들에게 말했다. "그를 보니 임금 같지 않고, 가까이 가서 봐도 두렵지가 않았습니다." 왕이 갑자기 "천하가 어지러운데 어떻게 정리될 것 같습니까?"라고 질문하기에 내가 "하나로 정리될 것입니다?"라고 대답했더니 "누가 할 수 있는지요?"라고 다시 질문했습니다. 내가 다시 "사람을 죽이는 것에 대해 마음속으로부터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어야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더니, 왕은 ''누가 그런 사람과 더불어 할 수 있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나는 다시 "천하 사람들이 그와 더불어 하지 않는 자가 없을 것입니다. 왕께서는 저 곡식의 싹을 아십니까? 7,8월에 가뭄이 들면 싹이 말라 버립니다. 그런데 하늘이 구름을 일으켜서 비를 내려주면, 싹은 다시 자라게 됩니다. 이와 같은 이치를 누가 막을 수 있겠습니까? 오늘날 천하의 군주들은 누구나 사람 죽이기를 즐기고 있습니다. 누구든지 사람 죽이기를 즐기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천하의 백성은 모두 목을 빼고 그를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만 되면 마치 물이 아래로 흘러가듯이 백성들이 그를 따르게 될 것인데, 누가 이를 막을 수가 있겠습니까?'라고 대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