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향기/노자 도덕경

도덕경(道德經) 제61-63장

어산(於山) 2019. 3. 18. 18:38


제61장


大國者下流, 天下之交, 天下之牝. 牝常以靜勝牡, 以靜爲下, 故大國以下小國, 則取小國, 小國以下大國, 則取大國, 故或下以取, 或下而取. 大國不過欲兼畜人, 小國不過欲入事人, 夫兩者各得其所欲, 大者宜爲下.

대국자하류, 천하지교, 천하지빈. 빈상이정승모, 이정위하, 고대국이하소국, 즉취소국, 소국이하대국, 즉취대국, 고혹하이취, 혹하이취. 대국불과욕겸축인, 소국불과욕입사인, 부량자각득기소욕, 대자의위하.

큰 나라는 강의 하류와 같아서 천하가 모이는 곳이자 천하의 암컷이라고 할 것이다. 암컷은 언제나 고요함으로 숫컷을 이기는데, 고요함으로 아래에 머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큰 나라가 자신을 낮추면 작은 나라를 얻고, 작은 나라가 자신을 낮추면 큰 나라를 얻을 수 있다. 이처럼 자신을 낮춤으로써 얻기도 하고, 이미 낮기 때문에 얻기도 한다. 큰 나라는 작은 나라의 백성도 같이 먹이려고 함에 불과하고, 작은 나라는 큰 나라를 받아들여 백성을 섬기려고 함에 불과하니 두 나라가 모두 원하는 바를 얻으려고 한다면, 큰 나라가 마땅히 자신을 낮춰야 한다.      



제62장


道者, 萬物之奧, 善人之寶, 不善人之所保. 美言可以市尊, 行可以加人, 人之不善, 何棄之有? 故立天下, 置三公, 雖有拱璧以先駟馬, 不如坐進此道. 古之所以貴此道者何? 不曰以求得, 有罪以免邪, 故爲天下貴.

도자, 만물지오, 선인지보, 불선인지소보. 미언가이시존, 미행가이가인, 인지불선, 하기지유? 고립천하, 치삼공, 수유공벽이선사마, 불여좌진차도. 고지소이귀차도자하? 불왈이구득, 유죄이면사, 고위천하귀.

도는 만물의 근본이니 선한 사람에게는 보배이되, 선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지켜야 한다. 아름다운 말은 사람들이 좋아할만 하고 아름다운 행동은 사람들에게 보탬이 되는데, 선하지 않다고 어떻게 버리겠는가? 그러므로 천하를 세우고, 삼공을 거느리고, 사두마차를 앞세워 보화를 진상 받는 것보다 가만히 앉아서 이 도를 닦는 것이 낫다. 예로부터 이 도를 귀하게 여긴 까닭이 무엇이겠는가? 죄를 짓고도 도를 구해 얻으면 면해진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도가 세상에서 귀한 것이 된다.   



제63장


爲無爲, 事無事, 味無味. 大小多少, 報怨以德. 圖難於其易, 爲大於其細. 天下難事, 必作於易, 天下大事, 必作於細. 是以聖人, 終不爲大, 故能成其大. 夫輕諾必寡信, 多易必多難. 是以聖人猶難之. 故終無難矣.  

위무위, 사무사, 미무미. 대소다소, 보원이덕. 도난어기이, 위대어기세. 천하난사, 필작어이, 천하대사, 필작어세. 시이성인, 종불위대, 고능성기대. 부경락필과신, 다이필다난. 시이성인유난지. 고종무난의.

무위를 하고, 일 없음을 일 삼고, 없는 맛을 본다. 작은 것을 크게 여기고, 원한을 덕으로 갚는다. 어려운 일은 쉬운 것부터 꾀하고, 큰 일은 아주 작은 것부터 한다. 세상의 모든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것으로부터 생기고, 세상의 큰 일은 반드시 아주 작은 것으로부터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성인은 결코 큰 일을 하지 않기에 큰 일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무릇 쉽게 승락한다는 것은 반드시 믿음이 부족하고, 너무 쉬운 일에는 반드시 어려움이 닥치게 된다. 성인은 모든 일을 어렵게 여기기 때문에 언제까지나 어려운 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