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향기/노자 도덕경

도덕경(道德經) 제45-50장

어산(於山) 2019. 3. 17. 15:10


제45장


大成若缺, 其用不弊. 大盈若沖, 其用不窮. 大直若屈, 大巧若拙. 大辯若訥. 躁勝寒. 靜勝熱. 淸靜爲天下正.

대성약결, 기용불폐. 대영약충, 기용불궁. 대직약굴, 대교약졸. 대변약눌. 조승한. 정승열. 청정위천하정.

잘 만든 것은 흠이 있어 보여도 쓰는데 문제가 없고, 가득 채운 것은 비어 있는 듯 보여도 쓰는데 모자라지 않는다. 매우 바르면 휘어 보이고, 기교가 뛰어나면 서툴게 보인다. 말솜씨가 뛰어나면 어눌게 보이기도 한다. 바쁘게 움직이면 춥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덥지 않다. 맑고 고요함이 세상을 바르게 한다.



제46장


天下有道, 却走馬以糞, 天下無道, 戎馬生於郊, 禍莫大於不知足, 咎莫大於欲得, 故知足之足, 常足矣.

천하유도, 각주마이분, 천하무도, 융마생어교, 화막대어불지족, 구막대어욕득, 고지족지족, 상족의.

세상에 도가 있으면 전쟁터에서 말을 가져와 농사를 짓고, 세상에 도가 없으면 전쟁터에서 망아지가 태어난다. 만족을 모르는 것보다 더 큰 재앙이 없고, 뭔가를 얻고자 하는 것보다 큰 허물이 없다. 그러므로 만족을 아는데서 느끼는 만족이야말로 진정한 만족이다.  



제47장


不出戶, 知天下, 不窺牖, 見天道. 其出彌遠, 其知彌少. 是以聖人, 不行而知,  不見而名, 不爲而成.

불출호, 지천하, 불규유, 견천도. 기출미원, 기지미소. 시이성인, 불행이지, 불견이명, 불위이성.

문 밖에 나가지 않고도 세상을 알고, 창 밖을 보지 않고도 하늘의 이치가 보인다. 멀리 나갈수록 아는 것은 적어진다. 이와 같이 성인은 다니지 않아도 알며, 드러내지 않아도 이름을 드높이며, 행하지 않아도 이룬다.   



제48장


爲學日益, 爲道日損. 損之又損, 以至於無爲. 無爲而無不爲. 取天下, 常以無事. 及其有事, 不足以取天下.

위학일익, 위도일손. 손지우손, 이지어무위. 무위이무불위. 취천하, 상이무사. 급기유사, 부족이취천하.

학문은 할수록 더해진다. 도는 닦을수록 덜어진다. 덜고 또 덜어내면 마침내 무위에 이르게 된다. 무위하면 하지 못하는 것이 없다. 세상을 얻고자 하면 일거리가 없어야 한다. 일거리가 있으면 세상을 얻기에는 부족하다.   



제49장


聖人無常心, 以百姓心爲心. 善者吾善之, 不善者吾亦善之. 德善. 信者吾信之, 不信者吾亦信之. 德信. 聖人在天下, 歙歙焉, 爲天下渾其心. 百姓皆注其耳目, 聖人皆孩之.

성인무상심, 이백성심위심. 선자오선지, 불선자오역선지. 덕선. 신자오신지. 불신자오역신지. 덕신. 성인재천하, 흡흡언, 위천하혼기심. 백성개주기이목, 성인개해지.

성인은 따로 정한 마음이 없고 백성들의 마음을 자신의 마음으로 삼는다. 백성들이 선하다고 하면 나도 선하다고 하고, 선하지 않다고 하면 나도 선하지 않다고 한다. 이렇게 선함을 얻게 된다. 백성들이 믿는다고 하면 나도 믿는다고 하고, 믿지 않는다고 하면 나도 믿지 않는다고 한다. 이렇게 믿음을 얻게 된다. 성인은 세상에 맞추고, 백성들과 마음을 같이 한다. 백성들은 모두 그 귀와 눈을 주목하고, 성인은 백성들을 어린 아이처럼 여긴다. 



제50장


出生入死. 生之徒十有三, 死之徒十有三. 人之生, 動之死地, 亦十有三. 夫何故, 以其生生之厚. 蓋聞善攝生者, 陸行不遇兕虎, 入軍不被甲兵, 兕無所投其角, 虎無所措其爪, 兵無所用其刃. 夫何故, 以其無死地.

출생입사. 생지도십유삼, 사지도십유삼. 인지생, 동지사지, 역십유삼. 부하고, 이기생생지후. 개문선섭생자, 육행불우시호, 입군불피갑병, 시무소투기각, 호무소조기조, 병무소용기인. 부하고, 이기무사지.

이 세상에 나오면 태어나는 것이고, 저 세상에 들어가면 죽는 것이다. 장수하는 사람이 열에 셋이고, 요절하는 사람이 열에 셋이고, 잘 살다가도 죽는 사람이 또 열에 셋이다. 대체 그 이유가 무엇인가? 삶에 집착하며 살기 때문이다. 삶을 잘 보전한다고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들은 길을 가도 외뿔소나 호랑이를 만나지 않고, 전쟁터에 가도 갑옷과 무기를 지니지 않는다고 한다. 외뿔소는 그 뿔로 들이받을 데가 없고, 호랑이는 그 발톱으로 할퀼 데가 없고, 적군은 그 무기로 찌를 데가 없기 때문이다. 대체 그 이유가 무엇인가? 그에게는 죽을 데가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