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향기/노자 도덕경

도덕경(道德經) 제32-37장

어산(於山) 2019. 2. 26. 10:09


제32장


道常無名, 樸雖小, 天下莫能臣也. 侯王若能守之, 萬物將自賓. 天地相合以降甘露, 民莫之令而自均. 始制有名, 名亦旣有, 夫亦將知止, 知止可以不殆. 譬道之在天下, 猶川谷之於江海.

도상무명, 박수소, 천하막능신야. 후왕약능수지, 만물장자빈. 천지상합이강감로, 민막지령이자균. 시제유명, 명역기유, 부역장지지, 지지가이불태. 비도지재천하, 유천곡지어강해.

도는 언제나 이름이 없으며 소박하고 비록 작을지라도 천하의 누구든지 감히 신하로 부릴 수 없다. 만약 군주된 자가 그것을 지킬 수 있다면 모든 백성들이 스스로 따를 것이다. 하늘과 땅이 서로 어울려 단 이슬이 내리듯이 백성들은 명령하지 않아도 스스로 고르게 된다. 처음에 어떤 제도든지 만들면 이름이 생기는데, 이미 그러한 제도와 이름이 존재한다면 마땅히 폐지할 줄 알아야 하고, 폐지할 줄 알면 위태롭지 않게 된다. 도가 천하에 있음을 비유하면 마치 시냇물과 계곡물이 강과 바다로 흘러가는 것과 같다.        



제33장


知人者智, 自知者明. 勝人者有力, 自勝者强. 知足者富, 强行者有志. 不失其所者久, 死而不亡者壽.

지인자지, 자지자명. 승인자유력, 자승자강. 지족자부, 강행자유지. 부실기소자구, 사이불망자수.

다른 사람에 대해 알면 지혜롭다고 하겠지만 자신을 아는 사람이야말로 밝다고 할 것이다. 다른 사람을 이기면 힘이 세다고 하겠지만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야말로 강하다고 할 것이다. 족함을 아는 사람은 부자이고, 힘써 행하는 사람은 의지가 있다.   



제34장


大道氾兮, 其可左右. 萬物恃之而生而不辭, 功成不名有. 衣養萬物而不爲主. 常無欲, 可名於小. 萬物歸焉而不爲主, 可名爲大. 以其終不自爲大, 故能成其大.

대도범혜, 기가좌우. 만물시지이생이불사, 공성불명유. 의양만물이불위주. 상무욕, 가명어소. 만물귀언이불위주, 가명위대. 이기종불자위대, 고능성기대.

큰 도는 물과 같아서 왼쪽으로 갈 수 도 있고 오른쪽으로 갈 수도 있다. 만물이 도에 의지하여 생겨나지만 드러내 말하지 않으며 공을 세우고도 생색을 내지 않는다. 만물을 입히고 먹이지만 주인 행세를 하지 않는다. 언제나 욕심을 부리지 않으니 작다고 이름붙일 수 있다. 한편 만물이 결국 도로 돌아가는데도 주인 행세를 하지 않으니 크다고 이름붙일 수 있다. 언제까지나 스스로 크다고 행세하지 않으니 능히 큰 것을 이룰 수 있다.   

 


제35장


執大象, 天下往, 往而不害, 安平太. 樂與餌, 過客止, 道之出口, 淡乎其無味. 視之不足見, 聽之不足聞, 用之不足旣.

집대상, 천하왕, 왕이불해, 안평태. 악여이, 과객지, 도지출구, 담호기무미. 시지부족견, 청지부족문, 용지부족기.

큰 도를 잡고 있으면 천하가 움직인다. 움직여도 해롭지 않고, 도리어 편안하고 평화롭다. 아름다운 음악과 맛있는 음식은 지나가는 사람을 멈추게 하여도 입에서 나오는 도는 그저 담담할 뿐 맛이 없다.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고, 써도 다함이 없다.    



제36장


將欲翕之, 必固張之. 將欲弱之, 必固强之. 將欲廢之, 必固興之. 是謂微明, 柔弱勝剛强. 魚不可脫於淵. 國之利器, 不可以示人.

장욕흡지, 필고장지. 장욕약지, 필고강지. 장욕폐지, 필고흥지. 시위미명, 유약승강강. 어불가탈어연. 국지리기, 불가이시인.

줄이고자 하면 먼저 늘려야 하고, 약하게 하고자 하면 먼저 강해져야 하고, 망하게 하고자 하면 먼저 흥하게 해야 하고, 빼앗으려 하면 먼저 주어야 한다. 이것을 두고 어두움과 밝음의 이치라고 말하는데, 부드럽고 약한 것이 단단하고 강한 것을 이기는 법이다.  물고기가 연못을 벗어나면 살 수 없는 것처럼, 나라를 이롭게 하는 것일지라도 사람들이 알게 해서는 안된다.     



제37장


道常無爲, 而無不爲. 若能守, 萬物將自化. 化而欲作, 吾將鎭之以無名之樸. 無名之樸, 亦將不欲, 不欲以靜, 天下將自定.

도상무위, 이무불위. 약능수, 만물장자화. 화이욕작, 오장진지이무명지박. 무명지박, 역장불욕, 불욕이정, 천하장자정.

도는 언제나 함이 없지만 또 하지 않음이 없다. 군주가 이를 잘 지킨다면 만물이 스스로 변할 것이다. 그렇지만 변하면서도 다시 욕심이 생겨날 것인즉, 나는 이름도 붙일 수 없는 소박함으로 억제할 것이다. 이름도 붙일 수 없는 소박함은 욕심을 내지 않으니, 욕심을 내지 않고 고요한 상태가 되면 천하가 스스로 질서를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