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향기/손자병법

제10편 지형(地形)

어산(於山) 2019. 1. 4. 12:07


10. 지형(地形)


孫子曰, 地形, (1) 有通者, (2) 有掛者, (3) 有支者, (4) 有隘者, (5) 有險者, (6) 有遠者. 我可以往, 彼可以來, 曰通. 通形者, 先巨高陽, 利糧道, 以戰卽利. 可以往, 難以返, 曰掛. 掛形者, 敵無備, 出而勝之, 敵若有備, 出而不勝, 難以返不利.

손자왈, 지형, (1) 유통자, (2) 유괘자, (3) 유지자, (4) 유애자, (5) 유험자, (6) 유원자. 아가이왕, 피가이래, 왈통. 통형자, 선거고양, 이량도, 이전즉리. 가이왕, 난이반, 왈괘. 괘형자, 적무비, 출이승지, 적약유비, 출이불승, 난이반불리.

손자의 말이다. 지형에는  (1) 통, (2) 괘, (3) 지, (4) 애, (5) 험, (6) 원의 6가지가 있다. (1) 아군과 적이 모두 오고 갈 수 있는 사통팔달인 곳을 통지형이라고 한다. 통지형에서는 먼저 시야가 좋은 높고 양지바른 곳을 점거하고 군량미의 보급로를 확보하면 유리하게 싸울 수 있다. (2) 전진은 가능하지만 후퇴는 어려운 경사진 곳을 괘지형이라고 한다. 괘지형에서는 적이 대비를 하지 않으면 기습해서 승리할 수 있지만, 적이 대비를 하고 있다면 승리하지도 못하고 후퇴하기 어려워 진퇴양난의 처지에 빠질 수 있어 불리하다.    


我出而不利, 彼出而不利, 曰支. 支形者, 敵雖利我, 我無出也. 引而去之, 令敵半出, 而擊之利. 隘形者, 我先居之, 必盈之以待敵. 若敵先居之, 盈而勿從. 不盈而從之. 險形者, 我先居之, 必居高陽以敵待. 若敵先居之, 引而去之, 勿從也. 遠形者, 勢均, 難以挑戰, 戰而不利. 凡此六者, 地之道也, 將之至任, 不可不察也.

아출이불리, 피출이불리, 왈지. 지형자, 적수리아, 아무출야. 인이거지, 영적반출, 이격지리. 애형자, 아선거지, 필영지이대적. 약적선거지, 영이물종. 불영이종지. 험형자, 아선거지, 필거고양이적대. 약적선거지, 인이거지, 물종야. 원형자, 세균, 난이도전, 전이불리. 범차육자, 지지도야, 장지지임, 불가불찰야.  

(3) 아군이 공격해 나아가도 불리하고, 적이 공격해 와도 불리한 곳을 지지형이라고 한다. 지지형에서는 적이 미끼로 유인해도 나아가지 말고, 우선 병력을 끌고 후퇴한 다음 적이 추격해오면 반쯤 오도록 기다린 뒤 반격하면 유리하다. (4) 양쪽에 산이 있는 통로가 길고 좁은 애지형에서는 아군이 먼저 점거하고 적의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 만약 적이 먼저 점거하고 충실하게 방어하는 경우에는 공격하지 말고, 그렇지 않으면 공격한다. (5) 지형이 험준한 험지형에서는 아군이 먼저 점거했다면 높고 양지바른 곳을 차지하고 적의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 적이 선점한 경우에는 들어가지 말고 쫓지도 말아야 한다. (6) 본국에서 멀리 떨어진 원지형에서는 양쪽의 전력이 비슷할 때에는 먼저 도발하기 어렵고 어느 편이든지 싸우면 불리하다. 이와 같은 6가지가 지형을 이용하는 방법이며, 장수된 자의 막중한 임무이니 신중하게 살피지 않으면 안 된다.       


故兵, (1) 有走者, (2) 有弛者, (3) 有險者, (4) 有崩者, (5) 有亂者, (6) 有北者. 凡此六者. 非天之災, 將之過也. 夫勢均, 以一擊十曰, 走. 卒强吏弱曰, 弛. 吏强卒弱曰, 陷. 大吏怒而不服, 遇敵而自戰, 將不知其能曰, 崩. 將弱不嚴, 敎道不明, 吏卒無常, 陳兵縱橫曰, 亂. 將不能料敵, 以少合衆, 以弱擊强, 兵無選鋒曰, 北. 凡此六者, 敗之道也. 將之至任, 不可不察也.

고병, (1) 유주자, (2) 유이자, (3) 유험자, (4) 유붕자, (5) 유란자, (6) 유배자. 범차륙자. 비천지재, 장지과야. 부세균, 이일격십왈, 주. 졸강리약왈, 이. 이강졸약왈, 함. 대리노이불복, 우적대이자전, 장부지기능왈, 붕. 장약불엄, 교도불명, 이졸무상, 진병종횡왈, 란. 장불능료적, 이소합중, 이약격강, 병무선봉왈, 배. 범차륙자, 패지도야. 장지지임, 불가불찰야.

전쟁에서 패하는 군대는 (1) 주, (2) 이, (3) 함, (4) 붕, (5) 난, (6) 배의 6가지가 있다. 이 6가지 유형은 자연재해가 아니라 장수가 잘못 지휘한 결과이다. (1) 전력이 비슷한데도 1로써 10을 공격하면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달아나는 주병이다. (2) 병사들은 강하고 용감하지만 지휘관이 허약하면 군기가 허약해진다. 이렇게 풀어진 군대가 이병이다. (3) 지휘관은 강하고 용감하지만 병사들이 허약하여 무너진 군대를 함병이라고 한다. (4) 장교가 불만을 품고 장수의 명령을 따르지 않고, 적과 마주치면 제 마음대로 싸우는 허물어진 군대가 붕병이다. (5) 장수가 나약하고 위엄이 없어서 군대의 관리와 훈련이 되지 않고, 장교와 병사들이 이랬다 저랬다 하며 질서없이 어지럽게 진을 치는 경우를 난병이라고 한다. (6) 장수가 적의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탓에 아군이 약한데도 강한 적을 치거나, 선봉에 설 정예병사가 없는 배병이 그것이다. 이와 같은 6가지는 반드시 싸움에 질 수 밖에 없는 요인으로, 장수의 막중한 책임이니 신중하게 살펴야 한다.        


夫地形者, 兵之助也. 料戰制勝, 計險厄遠近, 上將之道也. 知此而用戰者, 必勝, 不知此而用戰者, 必敗. 故戰道必勝, 主曰無戰, 必戰可也. 戰道不勝, 主曰必戰, 無戰可也. 故進不求名, 退不避罪, 惟民是保, 而利合於主, 國之寶也.

부지형자, 병지조야. 요전제승, 계험액원근, 상장지도야. 지차이용전자, 필승, 부지차이용전자, 필패. 고전도필승, 주왈무전, 필전가야. 전도불승, 주왈필전, 무전가야. 고진불구명, 퇴불피죄, 유민시보, 이리합어주, 국지보야.

무릇 지형이란 전쟁의 보조수단이다. 적을 헤아리고 승리하기 위해서 지형이 험하고 막히고 멀고 가까운 것을 따져 전략을 세우는 것이야말로 훌륭한 장수가 되는 길이다. 이것을 알고 전쟁에 유리하게 활용하면 반드시 승리하고, 알지도 못하고 전쟁에 임하면 반드시 패배한다. 따라서 장수는 싸움터로 나아가는 길에서 필승의 확신이 서면, 임금이 싸우지 말라고 명령해도 반드시 싸워야 한다. 반대로 승리하지 못할 것 같으면 임금이 반드시 싸우라고 명령해도 싸우면 안 된다. 장수는 싸울 때 공명을 바라지 않으며, 후퇴가 필요하면 처벌을 피하지 말고 감행해야 한다. 오직 백성을 보호하고 나라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주된 목적으로 이런 장수는 나라의 보배이다.       


視卒如嬰兒.故可以與之赴深谿. 視卒如愛子. 故可與之俱死. 愛而不能令, 厚而不能使, 亂而不能治, 譬如驕子, 不可用也. 知吾卒之可以擊, 而不知敵之不可擊, 勝之半也. 知敵之可擊, 而不知吾卒之不可以擊, 勝之半也. 知敵之可擊, 知吾卒知可以擊, 而不知地形之不可以戰, 勝之半也. 故知兵者, 動而不迷, 擧而不窮. 故曰, 知己知彼, 勝乃不殆, 知地知天, 勝乃可全.

시졸여영아. 고가이여지부심계. 시졸여애자. 고가여지구사. 애이불능령, 후이불능사, 난이불능치, 비여교자, 불가용야. 지오졸지가이격, 이부지적지불가격, 승지반야. 지적지가격, 이부지오졸지불가이격, 승지반야. 지적지가격, 지오졸지가이격, 이부지지형지불가이전, 승지반야. 고지병자, 동이불미, 거이불궁. 고왈, 지기지피, 승내불태, 지지지천, 승내가전.

장수는 병사들을 어린 아이들처럼 아끼고, 그들과 함께 깊은 계곡에서 즐겁게 물놀이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장수는 병사들을 사랑하는 자식처럼 돌보고, 그들과 함께 생사를 같이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너무 사랑하면 명령을 내리지 못하고, 너무 후하게 대하면 부릴 수 없고, 군대에 질서가 없고 혼란스러우면 다스릴 수 없으니, 교만한 자식과 같아 쓸모가 없게 된다. 아군의 상황을 헤아려 공격능력이 있음을 알지만, 공격하면 안 되는 적의 대비상태를 모르면 승리할 확률이 반이다. 적이 공격할 수 있음을 알지만, 아군이 공격할 능력이 없음을 모르면 승리할 확률이 반이다. 적에게 공격할 수 있는 약점이 있음을 알고, 아군에게 공격능력이 있음을 알지만, 지형상 싸을 수 없다는 것을 모르면 승리할 확률이 반이다. 그러므로 병법을 아는 장수는 군대를 움직일 때에 흔들리지 않고, 전투를 할 때에 곤궁해지지 않는다. 나를 알고 적을 알면 승리하고 위태롭지 않다. 또 지형과 천기를 알면 완전한 승리를 거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