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용(中庸) 14-19
14.1
君子素其位而行, 不願乎其外.
군자소기위이행, 불원호기외.
군자는 그 자신의 처지에 따라서 행할 뿐이요, 그 밖의 것을 바라지 않는다.
14.2
素富貴, 行乎富貴, 素貧賤, 行乎貧賤, 素夷狄, 行乎夷狄, 素患難, 行乎患難, 君子無入而不自得焉.
소부귀, 행호부귀, 소빈천, 행호빈천, 소이적, 행호이적, 소환난, 행호환난, 군자무입이불자득언.
부귀할 때에는 부귀한 대로 행하고, 빈천할 때에는 빈천한 대로 행하고, 처신하고, 오랑캐의 땅에서는 오랑캐의 법대로 행하고, 환난에 처해서는 환난한 대로 행하는 것이니, 군자는 어떤 상황에 처해도 스스로 얻지 못할 바가 없다.
14.3
在上位不陵下, 在下位不援上. 正己而不求於人則無怨, 上不怨天, 下不尤人.
재상위불릉하, 재하위불원상. 정기이불구어인즉무원, 상불원천, 하불우인.
윗자리에 있을 때에 아랫사람을 업신여기지 않고, 아랫자리에 있을 때에 윗사람을 끌어 내리지 않는다. 자기를 바르게 하고 다른 사람에게 구하지 않으면 원망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니, 위로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아래로는 사람을 탓하지 않는다.
14.4
故君子居易以俟命, 小人行險以徼幸.
고군자거이이사명, 소인행험이요행.
그러므로 군자는 마음을 편안하게 먹으면서 명을 기다리고, 소인은 위험한 짓을 행하면서 요행을 바란다.
14.5
子曰, "射有似乎君子, 失諸正鵠, 反求諸其身."
자왈, "사유사호군자, 실저정곡, 반구저기신."
공자가 말했다. "활쏘기와 군자의 삶은 비슷한 점이 있는데, 과녁을 벗어나면 돌이켜보아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는 것이다."
15.1
君子之道, 辟如行遠必自邇, 辟如登高必自卑.
군자지도, 비여행원필자이, 비여등고필자비.
군자의 도를 비유하면 멀리 갈려면 반드시 가까운 곳에서부터 출발하는 것과 같고, 높이 올라 가려면 반드시 낮은 곳으로부터 출발하는 것과 같다.
15.2
詩曰, "妻子好合, 如鼓瑟琴, 兄弟旣翕, 和樂且耽, 宜爾室家, 樂爾妻帑."
시왈, "처자호합, 여고슬금, 형제기흡, 화락차탐, 의이실가, 낙이처탕."
<시경>에 말하기를 "아내와 자식들의 화목함이 비파와 거문고를 타는 듯하고, 형과 동생이 화목하여 즐겁고도 즐겁다. 너의 집안을 화목하게 하여 너의 아내와 자손을 즐겁게 하는구나."라고 했는데,
* <시경> 소아(小雅) 상록(常棣)편에 나온다.
15.3
子曰, "父母其順矣乎"
자왈, "부모기순의호"
공자가 말했다. "이 시와 같은 집안이라면 부모는 참 편안할 것이다."라고 했다.
16.1
子曰, "鬼神之爲德, 其盛矣乎.
자왈, "귀신지위덕, 기성의호.
공자가 말했다. "귀신의 덕 됨은 성대하다.
16.2
視之而弗見, 聽之而弗聞, 體物而不可遺.
시지이불견, 청지이불문, 체물이불가유.
그것은 보려 해도 보이지 않고, 들으려 해도 들리지 않지만, 어떤 사물이든지 그 안에 체화되어 있다.
16.3
使天下之人齊明盛服, 以承祭祀, 洋洋乎如在其上, 如在其左右.
사천하지인제명성복, 이승제사, 양양호여재기상, 여재기좌우.
따라서 세상 사람으로 하여금 목욕재계하고 예복을 제대로 차려입고 제사를 지내게 한다. 귀신은 바다가 넘실대듯 그 위에 있는 것 같고, 또 그 옆에 있는 것 같기도 하다.
16.4
詩曰, "神之格思, 不可度思, 矧可射思.
시왈, "신지격사, 불가탁사, 신가역사.
<시경>에 이르기를 "신이 강림하는 것은 인간으로써 헤아릴 수도 없는 것이거든 하물며 꺼려할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16.5
夫微之顯, 誠之不可揜, 如此夫."
부미지현, 성지불가엄, 여차부."
대체로 미세한 것일수록 더 잘 드러나는 것이니, 그 성실성을 가릴 수 없는 것도 이와 같은 것이다."
17.1
子曰, "舜其大孝也與, 德爲聖人, 尊爲天子, 富有四海之內, 宗廟饗之, 子孫保之.
자왈, "순기대효야여, 덕위성인, 존위천자, 부유사해지내, 종묘향지, 자손보지.
공자가 말했다. "순임금이야말로 큰 효를 실천한 사람이었다. 덕으로는 성인이 되었고, 지위로는 천자가 되었고, 부로는 사해의 안을 모두 차지했다. 종묘에서 그를 제사 지내고, 자손들이 그의 덕을 지켜나갔다.
17.2
故大德必得其位, 必得其祿, 必得其名, 必得其壽.
고대덕필득기위, 필득기록, 필득기명, 필득기수.
그러므로 덕이 큰 사람은 반드시 지위를 얻고, 봉녹을 받고, 이름이 나고, 장수한다.
* 순임금은 110세까지 살았다고 한다.
17.3
故天之生物, 必因其材而篤焉. 故栽者培之, 傾者覆之.
고천지생물, 필인기재이독언. 고재자배지, 경자복지.
이와 같이 하늘이 만물을 낼 때에는 반드시 그 재질에 따라서 돈독하게 한다. 따라서 심은 것은 북돋아 주고, 기울어진 것은 엎어 버린다.
17.4
詩曰, '嘉樂君子, 憲憲令德, 宜民宜人, 受祿于天, 保佑命之, 自天申之.'
시왈, "가락군자 헌헌령덕 의민의인 수록우천 보우명지 자천신지
시경에 이르기를, '아름다운 군자여, 큰 덕이 드러나고 또 드러나네. 모든 사람과 백성들에게 다 좋네. 하늘이 녹을 내렸구나. 하늘이 보우하여 명하고 끊임없이 돌보네.'라고 했다.
* <시경> 대아(大雅) 가락지(假樂之)편에 나온다.
17.5
故大德者必受命."
고대덕자필수명."
그러므로 큰 덕을 펼치는 사람은 반드시 하늘의 명을 받게 된다."
18.1
子曰, "無憂者, 其惟文王乎! 以王季爲父, 以武王爲子, 父作之, 子述之.
자왈, "무우자, 기유문왕호! 이왕계위부, 이무왕위자, 부작지, 자술지.
공자가 말했다. "걱정 없는 사람은 바로 문왕이다! 왕계를 아버지로 하고 무왕을 아들로 두었는데, 아버지는 일으켰고 아들은 발전시켰다.
18.2
武王纘太王王季文王之緖, 壹戎衣而有天下, 身不失天下之顯名, 尊爲天子, 富有四海之內, 宗廟饗之, 子孫保之.
무왕찬대왕왕계문왕지서, 일융의이유천하, 신불실천하지현명, 존위천자, 부유사해지내, 종묘향지, 자손보지.
무왕은 대왕과 왕계와 문왕의 내력을 계승하여, 갑옷을 한번 입자 천하를 다스리게 되었고, 천하에 드러난 명성을 잃지 않아서 지위로는 천자가 되었고, 부로는 사해의 안을 모두 차지했다. 종묘에서 그를 제사 지내고, 자손들이 그의 덕을 지켜나갔다.
18.3
武王末受命, 周公成文武之德, 追王大王王季, 上祀先公以天子之禮. 斯禮也達乎諸候大夫及士庶人. 父爲大夫, 子爲士, 葬以大夫, 祭以士. 父爲士, 子爲大夫, 葬以士, 祭以大夫. 期之喪, 達乎大夫. 三年之喪, 達乎天子. 父母之喪, 無貴賤一也.
무왕말수명, 주공성문무지덕, 추왕대왕왕계, 상사선공이천자지례. 사례야달호제후대부급사서인. 부위대부, 자위사, 장이대부, 제이사. 부위사, 자위대부, 장이사, 제이대부. 기지상 달호대부 삼년지상 달호천자 부모지상 무귀천일야
무왕이 말년에 명을 받았다. 그 후 주공이 문왕과 무왕의 덕을 이루고, 대왕과 왕계를 왕으로 추존하고, 위로 선조들을 천자의 예로써 제사 지냈다. 이 예는 제후와 대부, 관리와 서인들에게 모두 적용된다. 아버지가 대부이고 아들이 관리라면 장례는 대부에 맞게 치르고, 제사는 관리에 맞게 지낸다. 반대로 아버지가 관리이고, 아들이 대부라면 장례는 관리에 맞게 치르고, 제사는 대부에 맞게 지낸다. 1년상은 대부까지 적용되지만, 3년상은 천자에게 적용된다. 그러나 부모의 상은 귀천을 가리지 않고 같다.
* 주(周)나라 무왕(武王) 86세에 은(殷)나라의 폭군 주(紂)왕을 물리치고 나라를 세웠다.
19.1
子曰, "武王周公, 其達孝矣乎!"
자왈, "무왕주공, 기달효의호!"
공자가 말했다. "무왕과 주공이야말로 효에 통달했다!"
19.2
夫孝者, 善繼人之志, 善述人之事者也.
부효자, 선계인지지, 선술인지사자야.
무릇 효라는 것은 선인의 뜻을 잘 계승해서 그들의 일을 잘 발전시키는 것이다.
19.3
春秋修其祖廟, 陳其宗器, 設其裳衣, 薦其時食.
춘추기조묘하, 진기종기, 설기상의, 천기시식.
봄, 가을로 조상의 묘를 정비하고, 제기를 진열하고, 조상의 옷을 펼쳐놓고, 제철 음식을 올려야 한다.
19.4
宗廟之禮, 所以序昭穆也, 序爵, 所以辨貴賤也, 序事, 所以辨賢也, 旅酬下爲上, 所以逮賤也, 燕毛, 所以序齒也.
종묘지례, 소이서소목야, 서작, 소이변귀천야, 서사, 소이변현야, 여수하위상, 소이체천야, 연모, 소이서치야.
종묘의 예에서는 소조와 목조에 순서를 지켜 위패를 안치하고, 관작의 서열에 따라 귀천을 구분하고, 일의 차례를 정해 현명하게 행하고,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위해 술잔을 권하는 것은 아랫사람도 제사에 참여하게 하고, 제사 후 잔치에서 머리 색을 따라 자리에 앉는 것은 나이에 따라 차례를 정하기 위함이다.
19.5
踐其位, 行其禮, 奏其樂, 敬其所尊, 愛其所親, 事死如事生, 事亡如事存, 孝之至也.
천기위, 행기례, 주기악, 경기소존, 애기소친, 사사여사생, 사망여사존, 효지지야.
그의 지위에 맞도록 예를 행하며 음악을 연주하고, 그가 평소 높이던 바를 공경하고, 그가 친했던 사람들을 사랑하고, 죽은 이 섬기기를 살아 있는 이를 섬기는 것처럼 하고, 이미 묻혀서 없어진 이 섬기기를 앞에 있는 이 섬기는 것 같이 하는 것이 효의 극치이다.
19.6
郊社之禮, 所以事上帝也, 宗廟之禮, 所以祀乎其先也. 明乎郊社之禮, 禘嘗之義, 治國其如示諸掌乎.
교사지례, 소이사상제야, 종묘지례, 소이사호기선야. 명호교사지례, 체상지의, 치국기여시저장호.
하늘에 지내는 제사와 땅에 지내는 제사는 하늘을 섬기는 것이고, 종묘의 예는 조상에게 지내는 것이다. 하늘에 지내는 제사와 땅에 지내는 제사뿐만 아니라 천자가 주관하는 제사와 계절마다 올리는 제사의 의의를 잘 알면,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손바닥을 보는 것처럼 잘 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