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향기/논어

15. 위영공<衛靈公>

어산(於山) 2018. 9. 28. 07:55


위영공<衛靈公>

    

 

1.

衛靈公問陳於孔子. 孔子對曰, "俎豆之事, 則嘗聞之矣, 軍旅之事, 未之學也.” 明日遂行, 在陳絶糧, 從者病, 莫能興. 子路慍見曰, "君子亦有窮乎?" 子曰, "君子固窮, 小人窮斯濫矣."

위영공문진어공자. 공자대왈, "조두지사, 즉상문지의, 군려지사, 미지학야." 명일수행, 재진절량, 종자병, 막능흥. 자로온견왈, "군자역유궁호?" 자왈, "군자고궁, 소인궁사람의."

위나라 영공이 공자에게 진법에 대하여 묻자, 공자가 대답했다. "제사에 관한 일은 일찍이 들었지만, 병법은 배우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위나라를 떠났다. 진나라에 있을 때 식량이 떨어지고, 따르던 사람들은 병이 들어 일어설 수도 없게 되었다. 그러자 자로가 성난 얼굴로 공자에게 말했다. "군자도 궁할 때가 있습니까?" 공자의 말이다. "군자는 곤궁함을 잘 견디지만, 소인은 곤궁하면 함부로 행동한다."

 

2.

子曰, "賜也, 汝以予爲多學而識之者與?" 對曰, "然, 非與?" 曰, "非也, 予一以貫之."

자왈, "사야, 여이여위다학이식지자여?" 대왈, "연, 비여?" 왈, "비야, 여일이관지."  

공자의 말이다. "사야, 너는 내가 많은 것을 배워서 모두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 자공이 대답했다. "예. 그렇지 않습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아니다. 나는 하나의 이치로 모든 것을 꿰뚫고 있다."

* 사(賜): 단목사(端木賜)를 이름. 자는 자공(子貢). 공자의 제자이다.   

  

3.

子曰, "由! 知德者鮮矣."

자왈, "유! 자덕자선의."

공자의 말이다. "유야! 덕을 아는 사람이 드물구나."

* 유(由): 본명은 중유(仲由). 자는 자로(子路). 공자의 제자이다. 


4.

子曰, "無爲而治者其舜也與. 夫何爲哉? 恭己正南面而已矣."

자왈, "무위이치자기순야여. 부하위재? 공기정남면이이의."

공자의 말이다. "순임금은 아무일도 하지 않고도 나라를 잘 다스렸다. 무엇을 했겠는가? 몸가짐을 공손히 하고 임금의 자리를 바르게 지키고 있었을 뿐이다."

 

5.

子張問行. 子曰, "言忠信, 行篤敬, 雖蠻貊之邦, 行矣. 言不忠信, 行不篤敬, 雖州里, 行乎哉! 立則見其參於前也, 在輿則見其倚於衡也, 夫然後行." 子張書諸紳.

자장문행. 자왈, "언충신, 행독경, 수만맥지방, 행의. 언불충신, 행부독경, 수주리, 행호재! 입즉견기참어전야, 재여즉견기의어형야, 부연부행." 자장서저신.

자장이 처세에 대해 물었다. 공자의 대답이다. "말이 진실되고 미더우며 행동이 돈독하고 공경할 수 있으면, 오랑캐의 나라에서도 뜻을 펼칠 수 있다. 그러나 말이 진실되고 미덥지 않으며 행실이 돈독하고 공경할 수 없으면, 자기 마을이라도 뜻을 펼칠 수 있겠는가! 서 있을 때는 그러한 덕목이 눈앞에 보이는 듯하고, 수레에 타고 있을 때는 손잡이 위에 보이는 듯해야 세상에서 통할 것이다.” 자장이 이 말을 옷의 띠에 적어 놓았다.

* 자장(子張): 본명은 전손사(顓孫師). 공자의 제자이다.


6.

子曰, "直哉史魚! 邦有道, 如矢, 邦無道, 如矢. 君子哉蘧伯玉! 邦有道, 則仕, 邦無道, 則可卷而懷之."

자왈, "직재사어! 방유도, 여시, 방무도, 여시. 군자재거백옥! 방유도, 즉사, 방무도, 즉가권이회지."

공자의 말이다. "사어는 정직하다! 나라에 도가 지켜질 때도 화살처럼 곧으며, 나라에 도가 지켜지지 않을 때도 화살처럼 곧았다. 거백옥은 군자다! 나라에 도가 지켜질 때는 벼슬을 하고, 나라에 도가 지켜지지 않을 때는 능력을 거두어 속에 감추어 두었다."


7.

子曰, "可與言而不與言, 失人, 不可與言而與之言, 失言. 智者不失人, 亦不失言."

자왈, "가여언이불여언, 실인, 불가여언이여지언, 실언. 지자불실인, 역불실언."   

공자의 말이다. "더불어 말을 해야 할 때 더불어 말을 하지 않으면 사람을 잃고, 더불어 말하지 않아야 할 때 더불어 말을 하면 말을 잃는다. 지혜로운 사람은 사람을 잃지도 않고 또한 말을 잃지도 않는다."

   

8.

子曰, "志士仁人, 無求生以害仁, 有殺身以成仁."

자왈, "지사인인, 무구생이해인, 유살신이성인."

공자의 말이다. "뜻 있는 선비와 인한 사람은 살기 위해 인을 해치지 않고, 자신의 목숨을 바쳐 인을 이룬다."


9.

子貢問爲仁. 子曰, "工欲善其事, 必先利其器. 居是邦也, 事其大夫之賢者, 友其士之仁者."

자공문위인. 자왈, "공욕선기사, 밀선이기기. 거시방야, 사기대부지현자, 우시사지인자."

자공이 인에 대해 물었다. 공자의 대답이다. "뛰어난 기술자는 일을 잘하기 위해서 먼저 자신이 쓸 도구를 손질한다. 마찬가지로 어떤 나라에 살든지, 그 나라의 대부들 중 현명한 사람을 섬기고, 그 나라의 선비들 중 인한 사람과 사귀어야 한다."  

       

10.

顔淵問爲邦. 子曰, "行夏之時, 乘殷之輅, 服周之冕, 樂則韶舞. 放鄭聲, 遠佞人. 鄭聲淫, 佞人殆."

안연문위방. 자왈, "행하지시, 승은지락, 복주지면, 악즉소무. 방정성, 원녕인. 정성음, 영인태."

안연이 나라를 다스리는 데 대해 물었다. 공자의 대답이다. "하나라의 역법을 쓰고, 은나라의 수레를 타며, 주나라의 면류관을 쓰고, 음악은 순임금의 것을 따르며, 정나라의 음악을 몰아내고, 말을 잘하는 사람을 멀리 해야 한다. 정나라의 음악은 음탕하고, 말을 잘하는 사람은 위태롭기 때문이다.”  

  

11.

子曰, "人無遠慮, 必有近憂."

자왈, "인무원려, 필유근우."

공자의 말이다. "사람이 멀리 내다보며 생각하지 않으면, 반드시 근심이 가까이 있다."

 

12.

子曰, "已矣乎! 吾未見好德如好色者也."

자왈, "이의호! 오미견호덕여호색자야."

공자의 말이다. "이미 끝났다! 나는 여색을 좋아하듯이 덕을 좋아하는 사람을 아직 보지 못했다."

 

13.

子曰, "臧文仲其竊位者與! 知柳下惠之賢而不與立也."

자왈, "장문중기절위자여! 지유하혜지현이불여립야."

공자의 말이다. "장문중은 그 자리를 도둑질한 자다. 유하혜의 현명함을 알면서도 그를 천거하여 함께 조정에서 일하지 않았다."

* 장문중(臧文仲): 노(魯)나라 사람. 자가 문중(文仲)이고, 장손달(臧孫達)의 손자다. 정경(正卿)을 지냈다.

** 유하혜(柳下惠): 본명은 전획(展獲). 노(魯)나라 대부. 유하(柳下)는 식읍지이며, 시호는 혜(惠)이다.

 

14.

子曰, "躬自厚而薄責於人, 則遠怨矣."

자왈, "궁자후이박책어인, 즉원원의."

공자의 말이다. "자신에 대해서는 책임을 무겁게 추궁하고,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가볍게 추궁하면, 원망을 멀리 할 수 있다." 

 

15.

子曰, "不曰如之何, 如之何者, 吾未如之何也已矣."

자왈, "불왈여지하, 여지하자, 오미여지하야이의."

공자의 말이다. "어찌할까, 어찌할까 하면서 깊이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나도 어찌할 수가 없다."

 

16.

子曰, "羣居終日, 言不及義, 好行小慧, 難矣哉!"

자왈, "군거종일, 언불급의, 호행소혜, 난의재!"

공자의 말이다. "여럿이 하루종일 같이 지내면서도, 하는 말이 의로움에서 벗어나 있고 하찮은 꾀나 내려 한다면, 곤란하다!"

 

17.

子曰, "君子義以爲質, 禮以行之, 遜以出之, 信以成之. 君子哉!"

자왈, "군자의이위질, 예이행지, 손이출지, 신이성지. 군자재!"

공자의 말이다. "군자는 의의 바탕에서 예를 준수하며, 공손한 몸가짐으로 표현하고, 신의로써 완성한다. 이것이 군자이다."

 

18.

子曰, "君子病無能焉, 不病人之不己知也."

자왈, "군자병무능언, 불병인지불기지야."

공자의 말이다. "군자는 자신의 무능을 걱정하지, 남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하지 않는다."

 

19.

子曰, "君子疾沒世而名不稱焉."

자왈, "군자질몰세이명불칭언."

공자의 말이다. "군자는 죽은 뒤에 이름이 불려지지 않을까를 걱정한다."

 

20.

子曰, "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

자왈, "군자구저기, 소인구저인."

공자의 말이다. "군자는 문제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고, 소인은 다른 사람에게서 찾는다."

 

21.

子曰, "君子矜而不爭, 羣而不黨."

자왈, "군자긍이부쟁, 군이부당."

공자의 말이다.  "군자는 스스로 삼가고 다투지 않으며, 여럿이 어울리지만 편당을 가르지는 않는다." 

 

22.

子曰, "君子不以言擧人, 不以人廢言."

자왈, "군자불이언거인, 불이인폐언."

공자의 말이다. "군자는 말을 잘한다고 해서 사람을 쓰지 않으며, 말을 못한다고 해서 그 사람의 말을 묵살하지는 않는다."

 

23.

子貢問曰, "有一言而可以終身行之者乎?” 子曰, "其恕乎! 己所不欲, 勿施於人."

자공문왈, "유일언이가이종신행지자호?" 자왈, "기서호! 기소불욕, 물시어인."

자공이 물었다. "한 마디 말로 평생토록 실천할 만한 것이 있습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그것은 서다!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시키지 않는 것이다."

* 서(恕):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포용하는 인의 마음이다. 


24.

子曰, "吾之於人也, 誰毁誰譽? 如有所譽者, 其有所試矣. 斯民也, 三代之所以直道而行也."

자왈, "오지어인야, 수훼수예? 여유소예자, 기유소시의. 사민야, 삼대지소이직도이행야."

공자의 말이다. "내가 다른 사람을 비방하거나 칭찬했겠느냐? 만약 칭찬했다면, 그것은 시험을 해 본 것 뿐이다. 이 백성들은 하, 은, 주, 세 왕조에 걸쳐 바른 도로 실천해 왔기 때문이다."

 

25.

子曰, "吾猶及史之闕文也, 有馬者借人乘之, 今亡矣夫!"

자왈, "오유급사지궐문야, 유마자차인승지, 금무의부!"

공자의 말이다. "나는 사관이 의심스러운 일은 적지 않고 남겨두거나, 거친 말을 가진 사람이 말을 잘 다루는 사람에게 타게 해서 길들이는 것을 보았는데, 지금은 그런 신중함이 없어졌구나!"


 

26.

子曰, "巧言亂德. 小不忍, 則亂大謀."

자왈, "교언난덕. 소불인, 즉란대모."

공자의 말이다. "교묘한 말은 덕을 어지럽히고, 작은 일을 참지 못하면 큰 일을 그르친다."

 

27.

子曰, "衆惡之, 必察焉, 衆好之, 必察焉."

자왈, "중오지, 필찰언, 중호지, 필찰언."

공자의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싫어한다고 해도 반드시 잘 살펴 보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해도 반드시 잘 살펴보아야 한다."

 

28.

子曰, "人能弘道, 非道弘人."

자왈, "인능홍도, 비도홍인."

공자의 말이다. "사람이 도를 넓힐 수 있는 것이지, 도가 사람을 넓히는 것이 아니다." 

 

29.

子曰, "過而不改, 是謂過矣."

자왈, "과이불개, 시위과의."

공자의 말이다. "잘못이 있어도 고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잘못이다."

 

30.

子曰, "吾嘗終日不食, 終夜不寢, 以思無益, 不如學也."

자왈, "오상종일불식, 종야불침, 이사무익, 불여학야."

공자의 말이다. "나는 일찍이 하루종일 먹지도 않고 자지도 않으면서 사색을 해 보았지만, 도움이 되지 않았다. 역시 공부하는 것만 같지 않았다."

 

31.

子曰, "君子謀道不謀食. 耕也, 餒在其中矣, 學也, 祿在其中矣. 君子憂道不憂貧."

자왈, "군자모도불모식. 경야, 뇌재기중의, 학야, 녹재기중의. 군자우도불우빈."

공자의 말이다.  "군자는 도를 추구하지 밥을 추구하지 않는다. 농사를 지어도 굶주림에 대한 걱정이 떠나지 않지만, 공부를 하면 녹봉을 받게 된다. 따라서 군자는 도를 걱정하되 가난을 걱정하지는 않는다."

 

32.

子曰, "智及之, 仁不能守之, 雖得之, 必失之. 智及之, 仁能守之, 不莊以涖之, 則民不敬. 智及之, 仁能守之, 莊以莅之, 動之不以禮, 未善也."

자왈, "지급지, 인불능수지, 수득지, 필실지. 지급지, 인능수지, 불장이리지, 즉민불경. 지급지, 인능수지, 장이리지, 동지불이례, 미선야."

공자의 말이다. "지혜가 충분하더라도 인으로 그것을 지킬 수 없으면, 비록 지위를 얻게 되어도 반드시 잃는다. 지혜가 충분하고 인으로 지킬 수 있더라도, 엄숙한 자세로 임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공경하지 않는다. 지혜가 충분하고 인으로 지킬 수 있고 또 엄숙한 자세로 임하더라도, 사람들을 동원할 때 예를 지키지 않으면 잘 되지 않을 것이다."

 

33.

子曰, "君子不可小知而可大受也, 小人不可大受而可小知也."

자왈, "군자불가소지이가대수야, 소인불가대수이가소지야."

공자의 말이다. "군자는 작은 일은 잘 몰라도 큰일은 맡아 할 수 있고, 소인은 큰일은 맡지 못해도 작은 일은 잘 알 수 있다."

 

34.

子曰, "民之於仁也, 甚於水火. 水火, 吾見蹈而死者矣, 未見蹈仁而死者也."

자왈, "민지어인야, 심어수화. 수화, 오견도이사자의, 미견도인이사자야."

공자의 말이다. "사람들에게 인은 물이나 불보다 훨씬 절실하다. 나는 물이나 불 속에서 죽은 사람을 보았지만, 인에 빠져 죽었다는 사람은 아직 보지 못했다."

 

35.

子曰, "當仁, 不讓於師."

자왈, "당인, 불양어사."

공자의 말이다. "인을 행할 때에는 스승에게도 양보하지 않는다."

 

36.

子曰, "君子貞而不諒."

자왈, "군자정이불량."

공자의 말이다. "군자는 바른 길을 따를 뿐이지, 작은 신의에 얽매이지 않는다."

 

37.

子曰, "事君, 敬其事而後其食."

자왈, "사군, 경기사이후기식."

공자의 말이다. "임금을 섬길 때는 먼저 맡은 일을 경건하게 수행하고, 보상은 뒤로 미뤄라."

 

38.

子曰, "有敎無類."

자왈, "유교무류."

공자의 말이다.  "가르침에 있어서는 차별을 두지 않는다."

 

39.

子曰, "道不同, 不相爲謀."

자왈, "도부동, 불상위모."

공자의 말이다.  "추구하는 도가 같지 않으면 일을 함께 도모하지 않는다."

 

40.

子曰, "辭達而已矣."

자왈, "사달이이의."

공자의 말이다. "말은 그 뜻을 정확히 전달하면 그만이다."

 

41.

師冕見, 及階, 子曰, "階也." 及席, 子曰, "席也." 皆坐, 子告之曰, "某在斯, 某在斯." 師冕出. 子張問曰, "與師言之道與?" 子曰, "然, 固相師之道也."

사면견, 급계, 자왈, "계야." 급석, 자왈, "석야." 개좌, 자고지왈, "모재사, 모재사." 사면출. 자장문왈, "여사언지도여?" 자왈, "연, 고상사지도야."

눈이 먼 악사 면이 찾아왔다. 그가 계단에 이르자, 공자는 "계단입니다."라고 말했다. 자리에 다다르자, 공자는 "자리입니다."라고 말했다. 모두 자리에 앉자, 공자는 "누구는 여기에, 누구는 여기에 앉아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면이 나가자 자장이 물었다."그렇게 하는 것이 눈이 먼 악사와 말할 때의 도리입니까?" 공자의 대답이다. "그렇다. 그것이 본래 악사를 도와주는 도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