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향당<鄕黨>
향당<鄕黨>
1.
孔子於鄕黨, 恂恂如也, 似不能言者. 其在宗廟朝廷, 便便言, 唯謹爾.
공자어향당, 순순여야, 사불능언자. 기재종묘조정, 편편언. 유근이.
공자가 평소 마을에서 거처할 때에는 너무 공손해서 마치 말을 잘 못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종묘 제사나 조정 회의에 참석할 때에는 신중하지만 분명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향당(鄕黨):
2.
朝, 與下大夫言, 侃侃如也, 與上大夫言, 誾誾如也. 君在, 踧踖如也, 與與如也.
조, 여하대부언, 간간여야, 여상대부언, 은은여야. 군재, 축적여야, 여여여야.
조정에서 하대부들과 이야기할 때에는 부드럽지만 당당하고, 상대부들과 이야기할 때에는 화기애애하면서도 진지하고, 임금 앞에서는 언행을 경건히 삼가하며 자연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3.
君召使擯, 色勃如也, 足躩如也. 揖所與立, 左右手, 衣前後, 襜如也. 趨進, 翼如也. 賓退, 必復命曰, "賓不顧矣."
군소사빈, 색발여야, 족확여야. 읍소여립, 좌우수, 의전후, 첨여야. 추진, 익여야. 빈퇴, 필복명왈, "빈불고의."
임금이 공자에게 귀한 손님을 맞이하는 소임을 맡기면, 안색은 진중하게, 발걸음은 빠르게 움직였다. 손님이 도착하면 서서 손을 좌우로 움직여 절하고, 손님을 안내하기 위해 걸을 때에는 옷소매를 펄럭이는 모습이 마치 새가 날개를 편 듯이 우아했다. 손님이 출발하면 반드시 임금에게 "잘 돌아갔습니다"라고 보고했다.
4.
入公門, 鞠躬如也, 如不容. 立不中門, 行不履閾. 過位, 色勃如也, 足躩如也, 其言似不足者. 攝齊升堂, 鞠躬如也, 屛氣似不息者. 出, 降一等, 逞顔色, 怡怡如也. 沒階, 趨進, 翼如也. 復其位, 踧踖如也.
입공문, 국궁여야, 여불용. 입불중문, 행불리역. 과위, 색발여야, 족확여야, 기언사부족자. 섭제승당, 국궁여야, 병기사불식자. 출, 강일등, 정안색, 이이여야. 몰계, 추진, 익여야. 목기위, 축적여야.
공자가 입궐할 때에는 몸가짐을 공손히 하며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문 가운데 서거나 문지방을 밟지도 않았다. 임금의 자리를 지나칠 때에는 긴장한 듯 발걸음은 빨리하고 말은 삼가했다. 계단을 지나 당에 오를 때에는 옷자락을 잡고 몸가짐을 공손히 하며, 마치 숨도 쉬지 않는 것처럼 조심했다. 당에서 나와 계단을 하나 내려오면 긴장을 풀고 온화한 표정을 지었다. 계단을 다 내려와 빨리 걸으면 옷소매가 펄럭이는 모습이 마치 새가 날개를 편 듯이 우아했다. 본래 자리로 돌아오면 언행을 삼가하며 자연스러운 태도를 유지했다.
5.
執圭, 鞠躬如也, 如不勝. 上如揖, 下如授. 勃如戰色, 足蹜蹜如有循. 享禮, 有容色. 私覿, 愉愉如也.
집규, 국궁여야, 여불승. 상여읍, 하여수. 발여전색, 족축축여유순. 향례, 유용색. 사적, 유유여야.
공자가 다른 나라에 사신으로 갈 때에는 몸가짐을 공손하게 하여 마치 규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무거운 것처럼 보였다. 규를 바칠 때에는 마치 절을 하듯이 바치고, 규를 돌려받을 때의 자세는 마치 예물을 받을 때처럼 돌려 받는데, 긴장한 안색으로 종종걸음을 하는 모습이 법도에 맞았다. 예물을 바칠 때에는 표정을 부드럽게 하고, 개인적으로 알현할 때에는 기쁜 표정을 지었다.
* 규(圭): 상대국의 제후에게 보여주는 신표이며, 옥으로 만든다.
6.
君子不以紺緅飾, 紅紫不以爲褻服. 當暑, 袗絺綌, 必表而出之. 緇衣, 羔裘, 素衣, 麑裘, 黃衣狐裘. 褻裘長, 短右袂. 必有寢衣, 長一身有半. 狐貉之厚以居. 去喪, 無所不佩. 非帷裳, 必殺之. 羔裘玄冠不以弔. 吉月, 必朝服而朝.
군자불이감추식, 홍자불이위설복. 당서, 진치격, 필표이출지. 치의, 고구, 소의, 예구, 황의호구. 설구장, 단우몌. 필유침의, 장일신유반. 호학지후이거. 거상, 무소불패. 비유상, 필살지. 고구현관불이조. 길월, 필조보이조.
공자는 짙은 보라색이나 주홍색으로는 옷장식을 하지 않고, 붉은 색과 자주색으로는 평상복을 짓지 않았다. 여름이면 홑것으로 된 갈포옷을 입고, 외출할 때에는 반드시 겉옷을 입었다. 겨울에 검은 솜누비 상의를 입으면 검은털 염소가죽 바지를 입고, 노란 솜누비 상의를 입을 때에는 노란 여우가죽 바지를 맞춰 입었다. 평상 시에 입는 가죽옷은 단을 길게 내리고, 오른쪽 소매는 짧게 했다. 잠옷은 따로 입었는데, 길이는 키의 1.5배가 되도록 했다. 집에서는 여우와 담비의 두꺼운 털가죽을 사용했다. 상중이 아니면 반드시 허리에 패옥을 차곤 했다. 예복이 아니면 통을 좁게 만들어 입었다. 문상을 갈 때에는 염소 가죽옷을 입거나 검은 관을 쓰지 않았다. 음력 2월에는 꼭 조복을 입고 조회에 참석했다.
7.
齊必有明衣, 布. 齊必變食, 居必遷坐.
제필유명의, 포. 제필변식, 거필천좌.
제사를 지내기 전에는 반드시 베로 짠 깨끗한 옷을 차려입고, 반드시 평소와 다른 반찬으로 식사를 하고, 잘 때에도 방을 옮겨 근신했다.
8.
食不厭精, 膾不厭細. 食饐而餲, 魚餒而肉敗, 不食. 色惡, 不食. 臭惡, 不食. 失飪, 不食. 不時, 不食. 割不正, 不食. 不得其醬, 不食. 肉雖多, 不使勝食氣. 唯酒無量, 不及亂. 沽酒市脯不食. 不撤薑食, 不多食. 祭於公, 不宿肉. 祭肉, 不出三日. 出三日, 不食之矣. 食不語, 寢不言. 雖疏食菜羹, 必祭, 必齊如也.
사불염정, 회불염세. 사의이예, 어뇌이육패, 불식. 색악, 불식. 취악, 불식. 실임, 불식, 불시, 불식. 할부정, 불식. 부득기장, 불식. 육수다, 불사승식기. 유주무량, 불급란. 고주시포불식. 불철강식, 불다식. 제어공, 불숙육. 제육, 불출삼일. 출삼일, 불식지의. 식불어, 침불언. 수소식채갱, 필제, 필제여야.
잘 찧은 쌀로 지은 밥과 가늘게 썬 육회를 좋아했다. 밥이 상해 쉰 것과 생선이 상하거나 고기가 부패하면 먹지 않았다. 변색되거나 악취가 나면 먹지 않았다. 알맞게 익힌 요리가 아니거나 제철이 아니면 먹지 않았다. 반듯하게 썰지 않거나 간이 맞지 않으면 먹지 않았다. 고기를 많이 먹더라도 밥보다는 적게 먹었다. 술은 양을 정해 놓지는 않지만 정신이 흐려질 때까지 마시지는 않았다. 생강을 물리치지는 않았지만 많이 먹지 않았다. 나라의 제사에 쓴 고기는 당일 중으로 먹고 집안 제사에 쓴 고기는 사흘을 넘기지 않았는데, 혹시 사흘이 넘으면 먹지 않았다. 식사 중이나 잠자리에서는 말을 하지 않았다. 비록 거친 밥에 채소국을 먹더라도 꼭 고수레를 하는데, 마치 제사 전에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듯이 했다.
9.
席不正, 不坐.
석부정, 부좌.
자리가 바르게 되어 있지 않으면 앉지 않았다.
10.
鄕人飮酒, 杖者出, 斯出矣. 鄕人儺, 朝服而立於阼階.
향인음주, 장자출, 사출의. 향인난, 조복이립어조계.
공자는 마을 사람들과 술을 마실 때에는 연장자가 먼저 나간 다음에 일어났고, 마을 사람들이 나례를 치를 때에는 관복을 입고 계단 동쪽에서 손님을 맞이했다.
* 나(儺): 고대 중국에서 사람들이 잡귀를 물리치기 위해 행하던 의식이다.
11.
問人於他邦, 再拜而送之. 康子饋藥, 拜而受之. 曰, "丘未達, 不敢嘗."
문인어타방, 재방이송지. 강자궤약, 배이수지. 왈, "구미달, 불감당."
나른 나라에 사람을 보내 문안을 할 때에는 그에게 절을 두 번 하고 배웅했다. 계강자가 약을 보내오자 절하고 받으면서 말했다. "내가 약에 대해 모르니 감히 시험삼아 먹어볼 수 없습니다."
* 강자(康子): 계강자(季康子)를 말한다. 노(魯)나라의 권세있는 대부이다.
12.
廏焚. 子退朝曰, "傷人乎?" 不問馬.
구분. 자퇴조왈, "상인호?" 불문마.
마굿간이 불에 타자 공자가 조정에서 돌아와 말했다. "다친 사람은 없는냐?" 그러나 말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다.
13.
君賜食, 必正席先嘗之. 君賜腥, 必熟而薦之. 君賜生, 必畜之. 侍食於君, 君祭, 先飯. 疾, 君視之, 東首, 加朝服, 拖紳. 君命召, 不俟駕行矣. 入太廟, 每事問.
군사식, 필정석선상지. 군사성, 필숙이천지. 군사생, 필축지. 시식어군, 군제, 선반. 질, 군시지, 동수, 가조복, 타신. 군명소, 불사가행의. 입태조, 매사문.
임금이 음식을 하사하면 반드시 자리를 바로 고쳐 앉아 먼저 맛을 보았다. 임금이 살아있는 가축을 하사하면 반드시 집에서 길렀다. 임금과 같이 식사할 때에는 임금이 고수레를 하는 동안 공자가 먼저 음식을 맛보았다. 공자가 병석에 있을 때에 임금이 문병을 오면 머리를 동쪽으로 한 채 관복을 덮고 그 위에 띠를 놓아 마치 관복을 입은 듯이 했다. 임금이 부르면 수레가 준비되기를 기다리지 않고 먼저 떠났다. 종묘에서 제사를 지낼 때에는 모든 일을 주위에 물었다.
14.
朋友死, 無所歸, 曰, "於我殯."
붕우사, 무소귀, 왈, "어아빈."
친한 친구가 죽었는데 상을 치를 곳이 없자 공자가 말했다. "우리 집에서 해라."
15.
朋友之饋, 雖車馬, 非祭肉, 不拜.
붕우지궤, 수거마, 비제육, 불배.
친구에게서 선물을 받을 때에는 수레나 말과 같은 값진 것이라도 제사에 올릴 고기가 아니면 절을 하지는 않았다.
16.
寢不尸, 居不容.
침불시, 거불용.
잠들 때에는 시체같은 모습으로는 눕지 않고, 집에 머물 때에는 표정이 엄숙하지 않았다.
17.
見齊衰者, 雖狎, 必變. 見冕者與瞽者, 雖褻, 必以貌. 凶服者式之. 式負版者. 有盛饌, 必變色而作. 迅雷風烈必變.
견자최자, 수악, 필변. 견면자여고자, 수설, 필이모. 흉복자식지. 식부판자. 유성찬, 필변색이작. 신뢰풍열필변.
상복입은 사람을 보면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표정을 달리 하고, 관복입은 사람과 맹인을 보면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예의를 갖추었다. 수레를 타고 가다가도 상복을 입은 사람을 보면 허리를 굽혀 조의를 표하고, 망자의 물건을 지고 가는 사람에게도 예의를 표했다.
18.
升車, 必正立, 執綏. 車中, 不內顧, 不疾言, 不親指.
승거, 필정립, 집수. 거중, 불내고, 부질언, 불친지.
수레를 탈 때에는 반드시 똑바로 서서 손잡이를 잡았다. 수레 안에서는 두리번거리지 않고, 큰소리를 지르거나 직접 손가락질을 하지도 않았다.
19.
色斯擧矣, 翔而後集. 曰, "山梁雌雉, 時哉時哉!" 子路共之, 三嗅而作.
색사거의, 상이후집. 왈, "산량자치, 시재시재!" 자로공지, 삼취이작.
꿩이 인기척을 느껴 날아 오르더니 선회한 후 다시 내려 앉았다. 공자가 말했다. "산등성이에서 노니는 꿩이 때를 만났구나!" 자로가 꿩을 잡아 요리하자 공자가 냄새만 세 번 맡아 보고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