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향기/논어

3. 팔일<八佾>

어산(於山) 2018. 9. 14. 16:37


팔일<八佾>

 

  

1.  

孔子謂季氏, "八佾舞於庭, 是可忍也, 孰不可忍也?"

공자위계씨, "팔일무어정, 시가인야, 숙불가인야?"

공자가 계씨에 대해 말했다. "천자에게만 가능한 팔일무를 자기 집안에서 추다니, 이것을 참고 봐준다면 무슨 일인들 참고 봐주지 못하겠는가?"

* 계씨(季氏): 노나라 소공(昭公) 때의 대부 계손씨(季孫氏)를 말한다.

** 팔일무(八佾舞): 천자의 제사에 추던 춤의 형태로 64명의 무희가 8열로 서서 추던 춤을 말한다. 당시 제도에서는 제후는 6열, 대부는 4열, 사(仕)는 2열로 그 규모를 제한하고 있었다.

    

2. 

三家者以雍撤. 子曰, "'相維辟公, 天子穆穆', 奚取於三家之堂?"

삼가자이옹철. 자왈, "'상유벽공, 천저목목', 해취어삼가지당?"

노나라 세 대부 집안에서 <시경>의 옹시를 노래하면서 제사상을 물렸다. 공자의 말이다. "'제후들이 돕는 제사, 천자 모습 장엄하네.'라는 시를 어찌 세 대부 집안에서 쓴다는 말인가?”

    

3. 

子曰, "人而不仁, 如禮何? 人而不仁, 如樂何?"

자왈, "인이불인, 여례하? 인이불인, 여악하?

공자의 말이다. "사람으로서 인하지 않다면 예를 지킨들 무엇하겠는가? 또 인하지 않다면 음악을 즐겨서 무엇 하겠는가?"

    

4. 

林放問禮之本. 子曰, "大哉問! 禮, 與其奢也寧儉, 喪, 與其易也寧戚."

임방문예지본. 자왈, "대재문! 예, 여기사야영검, 상, 여기이야영척."

임방이 예의 근본에 대해 물었다. 공자의 말이다. "좋은 질문이로다! 예는 사치한 것보다는 차라리 검소한 편이 낫고, 상은 형식에 잘 맞추는 것보다는 차라리 슬퍼하는 편이 낫다."

* 임방(林放): 공자의 수제자 72명을 가리키는 공문칠십이현() 중 한 명이다.    

 

5.

子曰, "夷狄之有君, 不如諸夏之亡也."

자왈, "이적지유군, 불여제하지무야."

공자의 말이다. "오랑캐의 나라에 왕이 있어서 질서가 유지되는 것이 지금 중국에 왕이 없는 듯이 혼란한 것보다는 낫다."

    

 6.

季氏旅於泰山. 子謂冉有曰, "汝弗能救與?" 對曰, "不能." 子曰, "嗚呼! 曾謂泰山不如林放乎?"

계씨여어태산. 자위염유왈, "여불능구여?" 대왈, "불능." 자왈, "오호! 증위태산불여임방호?"

계씨가 태산에서 제후의 제사인 여제를 지냈다. 공자의 말이다. “네가 그걸 말리지 않았단 말이냐?” 염유가 대답했다. "못했습니다." 공자의 말이다. "아! 태산이 예의 근본에 대해 물었던 임방만도 못하다고 생각하느냐?"

    

7. 

子曰, "君子無所爭. 必也射乎! 揖讓而升, 下而飮. 其爭也君子."

자왈, "군자무소쟁. 필야사호! 읍양이승, 하이음. 기쟁야군자."

공자의 말이다. "군자는 경쟁하는 일이 없지만 반드시 활쏘기에선 경쟁한다. 활터에 오를 때에는 동반자에게 절하고 사양하며 오르고, 활을 쏘고 나면 내려왔다가, 패자는 다시 활터에 올라 벌주를 마시니, 그 경쟁하는 모습이 군자답다."

    

8. 

子夏問曰, "'巧笑倩兮, 美目盼兮, 素以爲絢兮.' 何謂也?" 子曰, "繪事後素." 曰, "禮後乎?" 子曰, "起予者商也! 始可與言詩已矣."

자하문왈, "'교소천혜, 미목변혜, 소이위현혜.' 하위야?" 자왈, "회사후소." 왈, 예후호?" 자왈, "기여자상야! 시가여언시이의."

자하가 물었다. "<시경>에 '예쁜 웃음에 보조개 귀엽고, 아름다운 눈에 눈동자가 뚜렷하네. 흰 바탕에 무늬를 넣었네.'라고 했는데, 이 시는 무슨 뜻입니까?" 공자의 말이다. "색칠할 흰 바탕이 마련된 뒤에야 그림을 그린다는 뜻이다." 그러자 자하가 말했다. "형식적인 예는 나중에 갖추어도 된다는 말이군요!" 공자의 말이다. "상이 나를 깨우치는구나. 이제 비로소 너와 함께 시를 말할 수 있겠다."

* 자하(子夏): 본명은 복상(). 공자보다 44년 아래의 제자이다.

    

9. 

子曰, "夏禮吾能言之, 杞不足徵也, 殷禮吾能言之, 宋不足徵也. 文獻不足故也. 足則吾能徵之矣."

자왈, "하례오능언지, 기불족징야, 은례오능언지, 송불족징야. 문헌불족고야. 족즉오능징지의."

공자의 말이다. "하나라의 예에 대해 내가 말할 수는 있지만 그 뒤를 이은 기나라에서 그것을 증명하기에는 불충분하고, 은나라의 예에 대해 내가 말할 수는 있지만 그 뒤를 이은 송 나라에서는 그것을 증명하기에 불충분하니, 이는 문헌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문헌이 충분하다면 내가 말한 것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10. 

子曰, "禘自旣灌而往者, 吾不欲觀之矣."

자왈, "체자기관이왕자, 오불욕관지의."

공자의 말이다. "체 제사에서 땅에 술을 부으며 신이 내려오기를 청하는 차례 뒤부터는 나는 보고 싶지 않다."

* 체(禘): 중국 고대에 임금이 지내는 큰 제사를 말한다.

   

11. 

或問禘之說. 子曰, "不知也, 知其說者之於天下也, 其如示諸斯乎!" 指其掌.

혹무체지설. 자왈, "부지야, 지기설자지어천하야, 기여시저사호!" 지기장.

어떤 사람이 체 제사의 의의에 대해 질문했다. 공자의 말이다. "저는 모릅니다. 체 제사의 의의를 아는 자가 천하를 다스린다면 아마 이것을 들여다 보듯이 쉬울 것입니다." 하면서 손바닥을 가리켰다.

    

12. 

祭如在, 祭神如神在. 子曰, "吾不與祭, 如不祭."

제여재, 제신여신재. 자왈, "오불여제, 여불제."

공자는 조상에게 제사 지낼 때에는 그 신령이 와 있는 듯이 하고, 신에게 제사 지낼 때에는 그 신이 와 있는 듯이 했다. 공자의 말이다. "자신이 제사에 참여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마치 제사를 지내지 않은 것과 같다."

    

13. 

王孫賈問曰, "與其媚於奧, 寧媚於竈, 何謂也?" 子曰, "不然, 獲罪於天, 無所禱也."

왕손가문왈, "여기미어오, 영미어조, 하위야?" 자왈, "불연, 회죄어천, 무소도야."

왕손가가 물었다. "'아랫목 신(임금)에게 잘 보이기보다는 차라리 부뚜막 신(권신)에게 잘 보이는 것이 낫다.'고 하는데, 무슨 뜻입니까?" 공자의 말이다. "그렇지 않다. 하늘에 죄를 지으면 그 누구에게 빌어도 소용없다."

왕손가(王孫賈): 위(衛)나라 영공(靈公)을 보좌한 실권자이다.

14.

子曰, "周監於二代, 郁郁乎文哉! 吾從周."

자왈, "주감어이대, 욱욱호문재! 오종주."

공자의 말이다. "주나라는 하와 은 두 나라의 제도를 보고 보완했으므로 문화가 찬란하다! 나는 주 나라를 따르겠다."

 

15. 

子入太廟, 每事問. 或曰, "孰謂鄹人之子知禮乎? 入太廟, 每事問. "子聞之曰, "是禮也."

자입태묘, 매시문. 혹왈, "숙위추인지자지례호? 입태묘, 매사문, "자문지왈, "시예야."

공자께서 노나라 태묘에 들어가 일일이 물어보며 예를 행하자, 어떤 사람이 말했다. "누가 추나라 땅의 아들이 예를 안다고 했는가? 태묘에 들어와 일일이 물어서 행하는구나." 공자가 이 말을 듣고 말했다. "그것이 바로 예다."

    

16. 

子曰, "射不主皮, 爲力不同科, 古之道也."

자왈, "사불주피, 위력불동과, 고지도야."

공자의 말이다. "활쏘기에서 과녁의 가운데 가죽을 뚫는 것을 위주로 하지 않는 것은 모든 사람의 힘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옛날의 활 쏘는 도였다."

    

17. 

子貢欲去告朔之餼羊. 子曰, "賜也! 爾愛其羊, 我愛其禮."

자공욕거곡삭지희양. 자왈, "사야! 이애기양, 아애기례."

자공이, 매월 초하루에 지내는 제사에 희생양을 쓰는 제도를 없애려고 하자, 공자가 말했다. "사야, 너는 그 양이 아깝냐? 나는 그 예를 아낀다."

* 자공(子貢): 성은 단목(端木)이고 이름은 사(賜)며, 자가 자공이다. 공자의 가장 뛰어난 제자 10명을 말하는 공문십철(孔門十哲)의 한 사람이다.   

    

18.

子曰, "事君盡禮, 人以爲諂也."

자왈, "사군진례, 인이위첨야."

공자의 말이다. "임금을 섬기는데 예를 다하니 사람들은 아첨한다고 하는구나."

    

19. 

定公問, "君使臣, 臣事君, 如之何?" 孔子對曰, "君使臣以禮, 臣事君以忠."

정공문. "군사신, 신사군, 여지하?" 공자대왈, "군사신이례, 신사군이충."

정공이 물었다. "임금이 신하를 부리고 신하가 임금을 섬기는 일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공자의 말이다. "임금은 예로 신하를 부리고, 신하는 충성을 다해 임금을 섬겨야 합니다."

*정공(定公): 노(魯)나라의 왕. 양공의 아들이며 소공의 동생이다.   

 

20.

子曰, "關雎, 樂而不淫, 哀而不傷."

자왈, "관저, 낙이불음, 애이불상."

공자의 말이다. "<시경> 관저 편의 시는 즐거우면서도 지나치지 않고 슬프지만 마음을 상하게 하지는 않는다."

    

21.

哀公問社於宰我. 宰我對曰, "夏后氏以松, 殷人以栢, 周人以栗, 曰, 使民戰栗." 子聞之曰, "成事不說, 遂事不諫, 旣往不咎."

애공문사어재아. 재아대왈, "하후씨이송, 은인이백, 주인이율, 왈, 사민전율." 자문지왈, "성사불설, 수사불간, 기왕불구."

애공이 재아에게 사목에 대해 묻자 재아가 대답했다. "하나라는 소나무로 사목을 하고, 은나라는 잣나무로 사목을 하고, 주나라는 밤나무로 사목을 했습니다. 그런데 주 나라가 밤나무(栗)를 택한 것은 백성들로 하여금 전율(戰栗)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공자가 이를 듣고 말했다. "이미 이루어진 일이라 말할 수도 없고, 이미 다 끝난 일이라 말릴 수도 없고, 이미 지난 일이라 탓할 수도 없구나."

* 애공(哀公): 노(魯)나라의 왕. 정공(定公)의 아들로 세력이 강한 삼환(三桓)씨를 제거하려다 오히려 자신이 왕위에서 쫓겨났다.

** 사(): 사목(木). 토지신의 신주를 말한다.

   

22. 

子曰, "管仲之器小哉!" 或曰, "管仲儉乎?" 曰, "管氏有三歸, 官事不攝, 焉得儉?" "然則管仲知禮乎?" 曰, "邦君樹塞門, 管氏亦樹塞門. 邦君爲兩君之好, 有反坫, 管氏亦有反坫. 管氏而知禮, 孰不知禮?"

자왈, "관중지기소재!" 혹왈, "관중검호?" 왈, "관씨유삼귀, 관사불섭, 언득검?" "연즉관중지례호?" 왈, "방군수색문, 관씨역수색문. 방군위양군지호, 유반점,  관씨역유반점. 관씨이지례, 숙불지례?"

공자의 말이다. "관중의 그릇이 작구나." 어떤 사람이 말했다. "관중이 검소했다는 것입니까?" 공자의 말이다. "관중은 집이 세 채나 되고, 가신이 많아서 하는 일이 모두 달랐다. 어찌 검소하다 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관중이 예를 알았습니까?" 공자의 말이다. "임금만 병풍으로 문을 가릴 수 있는데, 관중도 병풍으로 문을 가렸다. 임금만 두 나라의 친선을 위한 만남에 반점을 둘 수 있는데, 관중도 그런 자리를 두었다. 관중이 예를 안다면 누군들 예를 모른다고 하겠는가?"

* 관중(管仲): 관포지교(管鮑之交)라는 고사성어의 주인공으로 포숙아(鮑叔牙)의 친구 관중을 말한다. ()나라 환공(桓公) 때 재상이 되어, 부국강병 정책을 펴서 제나라가 당시 여러 나라 가운데 패권을 차지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 반점(反坫): 술잔 놓는 자리. 

 

23.

子語魯太師樂, 曰, "樂其可知也, 始作, 翕如也, 從之, 純如也, 皦如也, 繹如也, 以成."

자어노태사악, 왈, "악기가지야, 시작, 흡여야, 종지, 순여야, 교여야, 역여야, 이성."

공자가 노나라 태사에게 음악에 대해 말했다. "음악은 알 수 있습니다. 시작할 때에는 여러 음이 합해지고, 울려 퍼질 때에는 서로 화음을 이루면서도 각각의 음이 분명히 드러나고, 곡조가 끊임없이 이어져 한 곡이 완성됩니다."

* 태사(太師): 음악 담당 관리  


24. 

儀封人請見, 曰, "君子之至於斯也, 吾未嘗不得見也." 從者見之. 出曰, "二三子何患於喪乎? 天下之無道也久矣. 天將以夫子爲木鐸."

의봉인청현, 왈, "군자지지어사야, 오미상불득견야." 종자견지. 출왈, "이삼자하환어상호? 천하지무도야구의. 천장이부자위목탁."

의 지역의 관문을 지키는 한 관리가 뵙기를 청하며 말했다. "군자들이 이곳에 오시면 내가 일찍이 뵙지 못한 적이 없습니다." 제자들이 뵙게 해주니, 그가 공자를 뵙고 나와 말했다. "여러분은 어찌 선생님이 관직을 잃었다고 걱정합니까? 세상에 도가 사라진지 오래되었습니다. 하늘이 장차 선생님이 세상을 깨우치고 이끌게 할 것입니다."

* 목탁(木鐸): 세상 사람 깨우쳐 인도할 만한 사람이나 기관 비유적으로 이르는  

    

25. 

子謂韶, "盡美矣, 又盡善也." 謂武, "盡美矣, 未盡善也."

자위소, "진미의, 우진선야." 위무, "진미의, 미진선야."

공자가 순임금의 음악인 소를 평가하며 말했다. "소리가 지극히 아름다우면서도 내용도 지극히 선하다." 또 무왕의 음악인 무를 평가하며 말했다. "소리가 지극히 아름답기는 하지만 내용이 지극히 선하지는 못하다."

    

26. 

子曰, "居上不寬, 爲禮不敬, 臨喪不哀, 吾何以觀之哉?"

자왈, "거상불관, 위례불경, 임상불애, 오하이관지재?"

공자의 말이다. "윗자리에 있으면서 너그럽지 못하고, 예를 실천하는데 공경하지 않으며, 상을 당해 슬퍼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무엇을 볼 필요가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