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향기/명심보감

7. 존심편(存心篇)

어산(於山) 2018. 9. 14. 11:43


존심편(存心篇)


  

景行錄云, "坐密室如通衢, 馭寸心如六馬, 可免過."

경행록왈, "좌밀실여통구, 어촌심여육마, 가면과."

경행록에 이른다. 밀실에 혼자 앉아 있더라도 거리에 나앉아 있는 듯이 조심하고, 작은 마음도 마치 여섯 필의 말을 부리듯이 잘 통제하면 허물을 면할 수 있다.

  

  

擊壤詩云, "富貴如將智力求, 仲尼年少合封侯, 世人不解天意, 空使身心半夜愁."

격양시운, "부귀여장지력구, 중니연소합봉후, 세인불해천의, 공편신심반야수."

격양시에 이른다. "만약 지혜로 부귀를 얻는다면, 공자는 어렸을 때 벌써 제후가 되었을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하늘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부질없이 한밤중에 심신을 괴롭게 한다."

  

  

范忠宣公, 戒子弟曰, "人雖至愚, 責人則明, 雖有聰明, 恕己則昏. 爾曹, 但當以責人之心責己, 恕己之心恕人, 不患不到聖賢地位也."

범산충공, 계자제왈, "인수지우, 책인즉명, 수유총명, 서기즉혼. 이조, 단당이책인지심책기, 서기지심서인, 불환불도성현지위야."

범충선 공이 자제들에게 훈계한 말이다. "사람들은 자신은 지극히 어리석으면서도 남을 꾸짖는 데는 밝고, 비록 총명하다고 해도 자신을 용서하는 데는 어둡다. 너희들은 남을 책망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꾸짖고, 자신을 용서하는 마음으로 남을 용서한다면 성현의 경지에 이르지 못할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 범충선(范忠宣): 북송(北宋)때의 재상이다.

 

 

子曰, "聰明思睿, 守之以愚, 功被天下, 守之以讓, 勇力振世, 守之以怯, 富有四海, 守之以謙."

자왈, "총명사예, 수지이우, 공피천하, 수지이양, 용력진세, 수지이겁, 부유사해, 수지이겸."

공자의 말이다. "총명하고 생각이 뛰어나도 어리석은 체하며 자기를 지켜야 하고, 공이 천하를 덮을 만하더라도 겸양으로 이를 지키며, 용맹이 세상에 떨칠지라도 두려운 마음으로 이를 지키고, 부유하기가 온 세상에 떨칠 정도라고 해도 겸손으로 이를 지켜야 한다."

   

 

素書云, "薄施厚望者不報, 貴而忘賤者不久." 

소서운, "박시후망자불보, 귀이망천자불구."

소서는 말한다. "박하게 베풀고 후하게 바라는 사람에게는 보답이 없고, 몸이 귀하게 되었다고 해서 천했던 과거를 잊은 사람은 오래 가지 못한다."

* 소서(素書): 진(秦)나라 말기 황석공이 장량(張良)에게 주었다는 병서이다.

  

  

施恩勿求報, 與人勿追悔.

시은물구보, 여인물추회.

은혜를 베풀었거든 보답을 바라지 말고, 이미 다른 사람에게 준것은 더 이상 후회하지 말라.

 

 

孫思邈曰, "膽欲大而心欲小, 知欲圓而行欲方."

손사막왈, "담욕대이심욕소, 지욕원이행욕방."

손사막의 말이다. "담력은 커도 마음은 작게 가지고 싶고, 지혜는 둥글어도 행동은 네모반듯하게 하고 싶다."

* 손사막(孫思邈): 중국 당대(618~907)의 의학자이다.

  

  

念念有如臨敵日, 心心常似過橋時. 

염염유여임적일, 심심상사과교시.

생각은 언제나 적을 만나는 날처럼 마음을 먹고, 마음은 언제나 다리를 건너는 것처럼 생각해라.

  

  

懼法朝朝樂, 欺公日日憂.

구법조조락, 기공일일우.

법을 두려워하면 언제나 즐겁지만, 국민을 속이면 날마다 근심한다.

   

 

朱文公曰, "守口如甁, 防意如城."

주문공왈, "수구여병, 방의여성."

주자의 말이다. 입을 지키기를 병과 같이 삼가하고, 의지를 지키기를 성과 같이 견고하게 해라.

* 주문공(朱文公): 문(文)은 주자(朱子)의 시호이다.

    

 

心不負人, 面無慙色.

심부부인, 면무참색.

마음으로 남에게 빚을 지지 않으면 얼굴에 부끄러운 빛이 없다.

    

 

人無百歲人, 枉作千年計.

인무백세인, 왕작천년계.

사람이 백년도 살지 못하면서 천년의 계획을 세운다.

    

 

寇萊公六悔銘云, "官行私曲失時悔, 富不儉用貧時悔, 藝不少學過時悔, 見事不學用時悔, 醉後狂言醒時悔, 安不將息病時悔."

구래공육회명운, "관행사곡실시회, 부불검용빈시회, 예불소학과시회, 견사불학용시회, 취후광언성시회, 안불장식병시회."

구래공의 육회명에 이른다. "공직에 있을 때 사사롭고 옳지 않은 일을 행하면 실직해서 후회하고, 부유할 때 검소하지 않으면 가난해져서 후회하고, 재주가 있어도 어려서 배우지 아니하면 때가 지나 후회하고, 일을 보고 배우지 아니하면 쓸 때 후회하고, 술에 취한 후 헛되게 말하면 깨어나 후회하고, 몸이 편안할 때 조심하지 않으면 병이 들어 후회한다."

* 구래공(寇萊公): 북송초의 명재상으로서 내국공(萊國公)의 벼슬을 지냈던 구준(寇準)을 말한다.

    

 

益智書云, "寧無事而家貧, 莫有事而家富. 寧無事而住茅屋, 莫有事而住金屋. 寧無病而食麤飯, 不有病而服良藥."

익지서운, "영무사이가빈, 막유사이가부. 영무사이주모옥, 막유사이주금옥. 영무병이식추반, 불유병이복양약.

익지서에 이른다. "아무 일 없이 집이 가난할지라도 일이 있으면서 집이 부유하게 하지는 말 것이며, 아무 일 없이 초가집집에 살더라도 일이 있으면서 금으로 지은 집에 살지 말 것이며, 병이 없으면서 거친 밥을 먹더라도 병이 있으면서 좋은 약을 먹지는 말라."

    

 

心安茅屋穩, 性定菜羹香.

심안모옥은, 성정채갱향.

마음이 편안하면 초가집도 편안하고, 성품이 안정되면 나물국마저 향기롭다.

    

 

景行錄云, "責人者不全交, 自恕者不改過."

경행록운, "책인자불전교, 자서자불개과."

경행록에 이른다. "남을 책망하는 사람은 사귐이 온전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용서하는 사람은 자신의 과오를 고치지 못한다."

    

 

夙興夜寐, 所思忠孝者, 人雖不知, 天必知之, 飽食煖衣, 怡然自衛者, 身雖安, 其如子孫何. 

숙흥야매, 소사충효자, 인수불지, 천필지지, 포삭완의, 이연자위자, 신수안, 기여자손하.

아침 일찍 일어나 밤에 잠에 들 때까지 충효를 생각하는 사람은 남이 비록 알아주지 않더라도 하늘이 반드시 알아주겠지만, 배불리 먹고 따뜻하게 입는 것을 좋아하며 자신만을 지키는 사람은 몸은 비록 편안하더라도 그의 자손은 어찌될 것인가?

    

 

以愛妻子之心, 事親則曲盡其孝. 以保富貴之心, 奉君則無往不忠. 以責人之心, 責己則寡過. 以恕己之心, 恕人則全交.

이애처자지심, 사친즉곡진기효. 이보부귀지심, 봉군즉무왕불충. 이책인지심, 책기즉영과. 이서기지심, 서인즉전교.

처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어버이를 섬기면 효도를 극진히 할 수 있고, 부귀를 지키는 마음으로 임금을 받들면 언제라도 불충하는 때가 없을 것이다. 남을 책망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책망하면 허물이 적고, 자신을 용서하는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용서하면 사귐이 온전해진다.

    

 

爾謀不臧, 悔之何及, 爾見不長, 敎之何益, 利心專則背道, 私意確則滅公.

이모부장, 회지하급, 이견부장, 교지하익, 이심전즉베도, 사의확즉멸공.

네 마음 씀씀이가 착하지 않으면 후회해도 소용없다. 네 식견이 충분하지 않으면 가르쳐도 무슨 이로움이 있겠는가? 자기를 이롭게 하는 마음만 있다면 도에 어긋나고, 사사로운 이익을 취하는 마음이 강하면 공적인 생각이 사라진다.

  

  

生事事生, 省事事省.

생사사생, 성사사생.

일을 만들면 일이 생기고, 일을 덜면 일이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