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향기/명심보감

5. 정기편(正己篇)

어산(於山) 2018. 9. 14. 11:26


정기편(正己篇)

 

 

性理書云, "見人之善而尋己之善, 見人之惡而尋己之惡, 如此方是有益."

성리서운. "견인지선이수기지선, 견인지악이수기지악, 여차방시유익."

성리서에 이른다. "남의 선을 보면 내 안의 선을 찾고, 남의 악을 보면 내 안의 악을 찾아야 한다. 이렇게 해야 유익하다."

* 성리서(性理書): 성리학에 관한 도서를 말한다.

 

 

景行錄云, "大丈夫, 當容人, 無爲人所容."

경행록운, "대장부, 당용인, 무위인소용."

경행록에서 말한다. "대장부라면 남을 용서할지언정 다른 사람의 용서를 받는 사람이 되지 말라."

    

 

康節邵先生曰, "聞人之謗未嘗怒, 聞人之譽未嘗喜, 聞人言人之惡未嘗和, 聞人言人之善, 則就而和之, 又從而喜之. 故其詩曰, 樂見善人, 樂聞善事, 樂道善言, 樂行善意, 聞人之惡如負芒刺, 聞人之善如佩蘭蕙."

강절소선생왈, "문인지방미상노, 문인지예미상희, 문인언인지악미상화, 문인언인지선, 즉취이화지, 우종이희지. 고기시왈, 낙견선인, 낙문선사, 낙도선언, 낙행선의, 문인지악여부망자, 문인지선여풍란혜."

소강절 선생의 말이다. "남이 비난하는 말을 들어도 쉽게 성내지 말고, 남이 칭찬하는 말을 들어도 쉽게 기뻐하지 말라. 남이 다른 사람의 악한 점을 말하는 것을 들어도 쉽게 부화뇌동하지 말며, 남이 다른 사람의 선한 점을 말하는 것을 들으면 적극 동의하고 함께 즐거워해라. 그가 시에 "착한 사람 보기를 즐겨하며, 착한 일을 듣기를 즐겨하며, 착한 말 이르기를 즐겨하며, 착한 뜻 행하기를 즐겨해라"고 썼다. 남의 악한 점을 듣거든 가시덤불을 등에 진 것같이 여기며, 남의 선한 점을 듣거든 몸에 향기로운 초를 지닌 것같이 여겨라."

 

 

道吾惡者是吾師, 道吾好者是吾賊.

도오악자시오사, 도오호자시오적.

내가 악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나의 스승이고, 내가 좋다고 말하는 사람은 도둑이다.

 

 

勤爲無價之寶, 愼是護身之符.

근위무가지보, 신시호신지부.

근면은 값을 정할 수 없는 귀한 보배이며, 근신은 몸을 지키는 부적이다.

 

景行錄曰, "保生者寡慾, 保身者避名, 無慾易, 無名難."

경행록왈, "보생자과욕, 보신자피명, 무욕이, 무명난."

경행록에 이른다. "삶을 안전하게 지키려는 사람은 욕심을 적게하고, 몸을 안전하게 지키려는 사람은 세상에 이름을 내려하지 말라. 그런데 욕심을 없애기는 쉬우나 이름을 내려하지 않기는 어렵다."

    

 

子曰, "君子有三戒, 少之時, 血氣未定, 戒之在色. 及其壯也, 血氣方剛, 戒之在鬪. 及其老也, 血氣旣衰, 戒之在得."

자왈, "군자유삼계, 소지시, 혈기미정, 계지재색. 급기장야, 혈기방강, 계지재투. 급기노야, 혈기기쇠, 계지재득."

공자의 말이다. "군자는 세가지 경계할 것이 있으니, 어릴 때는 혈기가 정해 있지 않으므로 여색을 경계하고, 장성하면 혈기가 강하므로 싸우기를 경계하고, 늙으면 혈기가 쇠하므로 물욕을 경계해야 한다."

 

 

孫眞人養生銘云, "怒甚偏傷氣, 思多太損神, 神疲心易役, 氣弱病相因, 勿使悲歡極, 當令飮食均, 再三防夜醉, 第一戒晨嗔."

손진인양생명운, "노심편상기, 사다태손신, 신피심이역, 기약병상인, 물사비환극, 당령음식균, 재삼방야취, 제일계시진."

손진인의 양생명에 이른다. "심하게 노하면 기를 해치고, 생각이 많으면 정신이 많이 손상된다. 정신이 피로하면 마음이 쉽게 고달프고, 기가 약하면 병으로 이어진다. 슬픔과 기쁨이 극단적으로 치우치지 않아야 하며, 음식은 적당히 먹도록 해라. 재삼 밤에 술 취하지 않도록 하고, 새벽에 성내지 않도록 경계하는 것이 가장 조심할 일이다."

* 진인(眞人): 도가에서 도(道)를 터득한 사람을 말한다.

    

 

景行錄曰, "食淡精神爽, 觀淸夢寐安."

경행록왈, "식담정신상, 관청몽매안."

경행록에 이른다. "담백하게 먹으면 정신이 상쾌하고, 맑은 것을 보면 잠자리가 편안하다.

    

 

定心應物, 雖不讀書, 可以爲有德君子.

정심응물, 수불독서, 가이위유덕군자.

마음을 정하고 모든 일에 응하면 비록 글을 읽지 않아도 덕이 있는 군자라고 부를 수 있다.

    

 

近思錄云, 懲忿如救火, 窒慾如防水.

근사록운, 징분여구화, 실욕여방수.

근사록에서 이른다. 분노를 참는 것을 불을 끄듯이 하고, 욕심을 자제하기를 홍수를 막듯이 해라.

* 근사록(近思錄): 1176년에 주희(朱熹)가 지은 책이다.

    

 

夷堅志云, "避色如避讐, 避風如避箭, 莫喫空心茶, 少食中夜飯."

이견지운, "피색여피수, 피풍여피전, 막끽공심차, 소식중야반."

이견지에서 이른다. "여색 피하기를 원수를 피하듯이 하고, 바람 피하기를 화살을 피하듯이 해라. 빈 속에 차를 마시지 말고, 밤중에는 소식해라."

* 이견지(夷堅志): 송나라 때 홍매(洪邁)가 엮은 설화집.



荀子曰, "無用之辯, 不急之察, 棄而勿治."

순자왈, "무용지변, 불급지찰, 기이물치."

순자의 말이다. "쓸데없는 논쟁과 급하지 않은 일은 그만두고 하지 말라."

    

 

子曰, "衆惡之, 必察焉. 衆好之, 必察焉."

자왈, "중악지, 심찰언. 중호지, 심찰언."

공자의 말이다. "모든 사람이 미워해도 반드시 그에 대해 살펴보고, 모든 사람이 좋아해도 또한 그에 대해 살펴봐라."

    

 

酒中不語, 眞君子, 財上分明, 大丈夫。

취중불어, 진군자, 재상분명, 대장부.

술에 취한 가운데도 말이 없어야 참다운 군자이며, 재물에 대해 분명히 해야 대장부다.

    

 

萬事從寬, 其福自厚.

만사종관, 기복자후.

만사에 너그러움을 쫓으면 그 복이 저절로 두터워진다.

    

 

太公曰, "欲量他人, 先須自量, 傷人之語, 還是自傷, 含血噴人, 先汚其口."

태공왈, "욕량타인, 선수자중, 상인지어, 환시자상, 함혈분인, 선오기구."

태공의 말이다. "다른 사람에 대해 판단하려면 먼저 자신에 대해 판단해야 한다. 다른 사람을 해치는 말은 도리어 자신을 해치게 되며, 피를 머금어 다른 사람에게 뿜으면 자신의 입이 더러워진다."

    

 

凡喜無益, 惟勤有功。

범희무익, 유근유공.

무릇 희롱하는 것은 이롭지 않고, 오직 부지런한 것이 공이 있다.

    

 

太公曰, "瓜田勿躡履, 李下不整冠."

태공왈, "외전물섭리, 이하불정관."

태공의 말이다. "오이밭에서 신을 고쳐 신지 말며, 자두나무 아래에서 모자를 고쳐 쓰지 말라."

    

 

景行錄曰, "心可逸, 形不可不勞. 道可樂, 身不可不憂. 形不勞, 則怠惰易弊. 身不憂, 則荒淫不定. 故, 逸生於勞而常休, 樂生於憂而無厭, 逸樂者憂勞其可忘乎."

경행록왈, "심가일, 형불가불로. 도가락, 심불가불우. 형불로, 즉태타이폐. 심불우, 즉황음부정. 고, 일생어로이상휴, 낙생어우이무염, 일락자우로기가망호."

경행록에 이른다. "마음은 편할지라도 몸은 수고롭지 않을 수 없다. 도를 즐길지라도 마음은 근심하지 않을 수 없다. 몸이 수고롭지 않으면 게을러져 망가지고, 마음이 근심하지 않으면 주색에 빠져 방황하게 된다. 따라서 편안함은 수고하는 가운데 생겨서 휴식이 있으며, 즐거움은 근심하는 가운데 생겨서 싫증을 느끼지 않게되므로, 편안하고 즐기려는 사람이 어찌 근심과 수고로움을 잊겠는가?"

    

 

耳不聞人之非, 目不視人之短, 口不言人之過, 庶幾君子.

이불문인지비, 목불시인지단, 구불언인지과, 서기군자.

귀로는 남의 그릇됨을 듣지 않고, 눈으로는 남의 단점을 보지 않고, 입으로는 남의 허물을 말하지 않아야 군자에 가깝다.

    

 

蔡伯喈曰, 喜怒在心, 言出於口, 不可不愼也.

채백개왈, 희로재심, 언출어구, 불가불신야.

채백개의 말이다. 기쁨과 분노가 마음 속에 있고 말은 입에서 나오는 것이니, 삼가지 않을 수 없다.

* 채백개(蔡伯喈): 동한 말기의 학자 채옹(蔡邕)을 말한다.

    

 

宰予晝寢, 子曰, "朽木不可雕也, 糞土之墻, 不可圬也."

재여주침, 자왈, "후목불가조야, 분토지장, 불가오야."

낮잠 자는 재여를 보고, 공자가 한 말이다. 썩은 나무에는 새길 수가 없으며, 썩은 흙으로 쌓은 담장은 흙손질을 할 수도 없다.

* 재여(宰予): 공문십철(孔門十哲)의 한 명으로 언변에 능했다.

    

 

紫虛元君誠諭心文曰, "福生於淸儉, 德生於卑退, 道生於安靜, 命生於和暢, 患生於多慾, 禍生於多貪, 過生於輕慢, 罪生於不仁. 戒眼莫看他非, 戒口莫談他短, 戒心莫自貪嗔, 戒身莫隨惡伴. 無益之言莫妄爲, 不干己事莫妄爲. 尊君王孝父母, 敬尊長奉有德, 別賢愚恕無識. 物順來而勿拒, 物旣去而勿追, 身未遇而勿望, 事已過而勿思. 聰明多暗昧, 算計失便宜, 損人終自失, 依勢禍相隨, 戒之在心, 守之在氣。爲不節而亡家, 因不廉而失位. 勸君自警於平生, 可歎可驚而可畏. 上臨之以天鑑, 下察之以地祇, 明有王法相繼, 暗有鬼神相隨, 惟正可守, 心不可欺, 戒之戒之。

자허원군성유심문왈, "복생어청검, 더생어비퇴, 도생어안정, 명생어화창, 환생어다욕, 화생어다탐, 과생어경만, 죄생어불인. 계안박간타비, 계구막담타단, 계심막자탐진, 계신막수악반. 무익지언막망위, 부간기사막망위. 존군왕효부모, 경존장봉유덕, 별현우서무식. 물순래이물거, 물기거이물추, 신미우이물망, 사이과이물사. 청명다암매, 계산실편의, 소인종자실, 의세화상수, 계지재심, 수지재기.  위부절이망가, 인부렴이실위. 권군자경이평생, 가탄가경이가외. 상임지이천감, 하찰지이지지, 명유왕법상계, 암유귀신상수, 유정가수, 심부가기, 계지계지."

자허원군의 성유심문에 이른다. "복은 청렴과 검소함에서 생기고, 덕은 자신을 낮추고 물러서는 데서 생기며, 도는 안정에서 생기고, 생명은 화창함에서 생긴다. 근심은 욕심이 많아서 생기고, 재앙은 탐욕이 많아서 생기며, 과실은 경솔하고 교만해서 생기고, 죄악은 어질지 못해서 생긴다. 눈을 경계하여 다른 사람의 그릇된 것을 보지 말고, 입을 경계하여 다른 사람의 단점을 말하지 말고, 마음을 경계하여 스스로 탐내거나 화내지 말고, 몸을 경계하여 나쁜 친구를 따르지 말라. 유익하지 않은 말은 함부로 하지 말고, 자신에게 관련 없는 일은 함부로 하지 말라. 임금을 받들고 부모에게 효도하고, 어르신을 공경하고 덕이 있는 사람을 받들며, 어진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을 구별하고 무식한 사람을 용서해라. 일이 순리로 오거든 물리치지 말고, 일이 이미 지나갔거든 뒤쫓지 말며, 몸이 아직 때를 만나지 않았어도 원망하지 말고, 일이 이미 지나갔거든 생각하지 말라. 총명한 사람도 어둡고 우매한 때가 많고, 미리 계획해 놓은 경우라도 편치 못할 수가 있다. 남에게 해를 입히면 결국 자신도 손해를 입게 되고, 권세에 의존하면 화를 입게 된다. 경계할 것은 마음에 있고, 지킬 것은 기운에 있다. 절약하지 않으면 집안을 망치고 청렴하지 않으면 지위를 잃게 된다. 그대에게 평생을 두고 스스로 경계할 것을 권고하니, 감탄할 만하고 놀랄 만하고 두려워할 만하다. 위에서는 하늘의 거울이 그대를 굽어보고, 아래로는 땅의 신령이 그대를 살피고 있다. 밝은 곳에는 왕법이 서로 이어지고, 어두운 곳에는 귀신이 서로 따른다. 오직 바른 것을 지키고 마음을 속여서는 안된다. 경계하고 경계해라."

* 자허원군(紫虛元君): 진(晉)나라 여자로 원군(신선)이 된 사람이며 위부인(魏夫人)이라고도 부른다.

** 성유심문(誠諭心文): 정성으로 마음을 깨우치게 하는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