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클립/시와 수필

자진육자배기

어산(於山) 2018. 9. 4. 15:38


자진육자배기


나는 그대를 생각을 하기를 하루도 열두번이나 생각허는디 

그대는 날 생각허는 줄 알 수 없구나 헤.


밤 적적 삼경인데 궂은 비 오동에 흩날렸네.

적막한 빈 방안에 앉으나 누우나 두루 생각하다가 생각이 겨워 수심이로구나.

수심이 진하여 심중에 붙는 불은 올 같은 억수장마라도 막무가내로구나 헤.


세상사를 다 믿어도 못 믿을 건 님이로다.

이내 정을 옮겨다가 다른 님께 고이느냐.

아마도 생각하는 것이 내가 오해로구나 헤.


꽃과 같이 고운 님을 열매 같이 맺어 두고

가지 같이 많은 정에 뿌리 같이 깊었건만

언제나 그립고 못 보는게 무슨 사정이로구나 헤.








[참고] 육자배기는 6박 진양조장단에 맞기 때문에 육자박, 육자박이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전라도의 대표적인 민요중 하나이다. 육자배기의 형식은 가사의 길이에 따라 8장단형, 12장단형, 그리고 12장단형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육자배기는 여러 사람이 윤창 형식으로 부르는데, 맨 처음 악곡을 시작할 때 ‘구나-헤’ 부분을 같이 부르며, 먼저 노래를 메기던 사람과 다음에 메길 사람이 “구나-헤”라는 1장단의 가사를 함께 부름으로써 자연스럽게 곡을 연결한다. 잡가 육자배기는 시조 형태의 가사를 주로 노래하며, 가사의 내용은 사랑에 관한 내용이 많다.


자진육자배기는 육자배기라는 제목을 달고 있지만 실제 육자배기와의 음악적 연관성은 많지 않으며, 오히려 경기도의 앞산타령의 영향이 크다. (발효인문학 읽나바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