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의 우선순위에 있어서도 조삼모사(朝三暮四)를 활용한다.
대개의 글로벌 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한 자사의 현지법인 또는 지사에 파견하는 경영진을 정할 때 불문율처럼 지키는 원칙이 있다. 온정적이며 민주적인 CEO를 한 번 보냈다면 그 다음에는 추진력이 강하고 강압적인 성격의 권위적인 CEO를 파견한다. 그리고 다음에는 다시 민주적인 CEO를 보내는 식이다.
경영의 우선순위에 있어서도 조삼모사(朝三暮四)의 방법을 활용한다. 한 해는 고객기반 확대와 매출증대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인다. 기존 고객 만족도 제고와 신규고객 확보를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 및 매출액 증가를 위한 활동이라면 무엇이든지 가리지 않는다. 접대비 지출한도도 충분히 주어진다. 이러한 목표달성 여부에 따라 물적 보상과 승진이 달라진다.
다음 해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우선순위가 바뀐다. 이번에는 내부통제를 강화한다. 규정과 매뉴얼을 정비하고 전사적인 교육훈련을 실시하며 준수 여부를 철저하게 감독한다. 비용지출의 우선순위는 검사부와 품질관리부, 심사부나 공장이 된다. 아무리 영업상 중요한 고객이라고 주장해도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신용판매는 승인하지 않는다.
또 다음 해가 되면 이번에는 모든 역량을 업무효율화에 투입한다. 공장은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심사부는 건당 심사소요시간을 측정하고 처리하는 심사건수를 계산해서 잉여인력을 감축한다. 전사적 구조조정을 실시하기도 한다. 내부공모를 통해 제안이 채택되면 포상한다. TFT를 조직해서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결과에 따라 대책을 강구한다. 객관적이고 설득력 있는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내부직원 대신 외부 컨설턴트를 투입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