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상식/알쓸신잡
자금성과 윤집궐중
어산(於山)
2018. 8. 30. 15:21
중국 북경에 있는 자금성(紫禁城)은 명나라와 청나라 때의 궁전이다. 자금성의 ‘자’(紫)는 별자리인 자미원(紫微垣)에서 유래한 것인데 중국인들은 옥황상제가 자미원에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금’(禁)은 금지한다는 뜻이다. 당연하지만 허락 없이는 누구도 출입할 수 없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자금성에는 모두 7개의 문이 있는데, 정문의 이름은 오문(午門)이며, 흔히 아는 천안문(天安門)은 내성의 남문이다. 동서로는 약 753m, 남북으로는 961m, 총면적 72만m2에 이르고, 담장의 총연장이 약 4km에 달하는 이 세계 최대의 궁전을 짓기 위해 벽돌 1억만 개와 기와 2억만 개가 사용되었다. 800여 채의 건물에 모두 8,886개의 방이 있다. 10m의 높은 성벽을 깊이 6m, 너비 52m의 해자(垓子)로 둘러싸고 있는데, 1406년부터 1421년까지 15년 동안 20만 명의 인원이 동원되어 완성했다.
조카에게서 제위를 빼앗은 명나라의 영락제(永樂帝)는 몽골과 같은 대제국을 부활시킬 꿈을 꾸며 즉위한 지 4년 후부터 자금성을 건설하고 수도를 남경에서 북경으로 옮겼다. 자금성은 이후 5백년 이상 24명의 황제가 살던 중국 최고 권력의 중심이 되었다. 자금성 안에는 황제가 정전인 태화전(太和殿)으로 이동하는 중간에 잠시 쉬어가던 중화전(中和殿)이 있는데 옥좌 위에 황금색 바탕에 ‘윤집궐중’(允執厥中)이라고 쓴 편액이 걸려 있다. 황제로서 중심을 잃지 않아야 함을 상기하는 의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