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산(於山) 2018. 8. 30. 14:25

지위가 높아질수록 짊어져야 하는 기대는 다양해진다. 로마황제도 그만큼 힘든 자리였다. 일반적으로 민중은 조용하고 온화한 군주를 바라는 반면, 군대는 호전적이고 잔혹하고 탐욕적인 군주를 바란다. 그러므로 민중과 군대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것은 극히 어렵다.


군주가 싸움에서 이기는 두 가지 수단은 법을 이용하는 것과 힘을 이용하는 것이다. 전자는 인간의 방식이고 후자는 짐승의 방식이지만 지위를 지키려면 인간의 방식과 짐승의 방식을 두루 사용해야 한다. 사자처럼 행동하는 것만으로도 능히 보위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면 어리석다.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여우가 되어야 하고, 늑대를 물리치려면 사자가 돼야 한다.



군주론


[책] 군주론(Il principe), 마키아벨리 지음, 강정인·김경희 옮김, 군주론, 까치글방, 2008.


[작가] 마키아벨리(Niccolò Machiavelli): 니콜로 마키아벨리는 29세의 나이로 제2서기관직에 올라 정치에 입문했고, 이후 정치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불태웠다. 그는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는 원칙으로부터 역사순환론을 이끌어냈다. 또 인간에 대한 인식을 정치학의 토대로 정립한 최초의 인물이기도 했다. 역저 <군주론>은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비윤리적 견유주의(犬儒主義)를 표방했다고 하지만, 반면에 정치와 종교의 분리에 대한 주장과 더불어 권력현실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이 행해졌다는 점에서는 근대 정치학의 초석이 되었다고 인정한다.